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나의 가난은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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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난은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 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서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 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
//천상병
………….
가난한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겨울에 춥지 않게
여름에 덥지도 지낼 수 있다
냉장고에 먹을 것이 쌓여 있고
저녁마다 막걸리 한병 부족한 날이 없다
아침햇살을 늘 챙길 수 있고
문 열고 나가면 된다.
바람 나무 흙과 물이 그리우면
수다 친구, 커피친구, 한잔 친구, 춤친구
궁리할 친구
다 전화하면 된다
양구, 춘천, 영동, 옥천, 괴산, 군산, 광주, 대구, 대전, 지리산, 계룡산, 제주도, 강화도, 진도, 거제도
하룻밤 청할 곳이 한 일년은 유랑해도 될썽싶다
이웃하고 다투지 않고
가끔 의지하고 지낸다
게으르게, 가끔은 부지런하게
잘난체도하고 겸손한 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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