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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보다 2013. 4.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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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릴때 우리집은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고조부, 고조모, 증조부, 증조무, 할아버니 할머니에 대한 제사를 큰집에서 지냈기에.....

제삿 날이 되면 큰집으로 갔고, 가서는 밤늦도록 기다려야 했다.

아버지나 작은아버지, 큰아버지 등 형제들은 무슨 얘기가 그리 많은지 졸리지도 않으신지....

밤 늦도록 이야기를 하시다가 12시가 되면 제사를 지내셨다.

나랑 사촌형제들은 놀다가 지치고 졸다가 지치고.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을 때에도 아버지는 엄마제사를 별도로 지내지 않았다.

실상 시골에서 음식을 만들고 제삿상을 차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쯤, 나는 그걸 깨달았고 엄마한테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나중에 내가 결혼하면 엄마제사를 꼭 지내드려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지...ㅋㅋ

엄마제사를 지내기 시작한것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세상을 알면서 부터다.

나는 처음 제사를 지낼때 시장에서 음식을 사다가 놓고(내가 먹고싶은 음식으로) 술도 내가 좋아하는 술로 지냈다.

제사를 지내고 친구를 불러서 같이 옛날을 이야기하고 술한잔하고.

 

그러다가 결혼을 하면서부터 아내와 함께 지내게 되었고, 음식은 아내가 챙겨준다.

나는 주로 밤을 까고 방청소를 하고, 닭을 삶는일~

간단하게 준비하는 음식이지만, 아내가 늘 고맙고 사랑스럽다^^.

 

요즘 사회에 제사의 의미는 뭘까?

이런 저런 생각이지만, 돌아가신분을 잊지않고 기리는 맘과 살아있는 가족들간의 만남.

그리고 돌아가신분과 살아있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 아닐까.

 

문득, 가족이 많고 형제가 많았으면....하는 바램이 든다.

제사라는 날을 통해서 서로가 얼굴보고 만나고 이야기하는 날~ 그런 날이 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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