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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뽕잎차 만들기

오늘은 어제보다 2014. 5. 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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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물찻집을 찾아가는 길목, 다리 난간에 나무간판이 놓여있다.

아주 맑고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1급수에 산다는 버들치(중투리)가 지천이다.

긴물찻집이라고 해서 근사한 찻집을 생각했는데....그냥 산골마을 민가다.

산에 올라가서 어린뽕나무 잎을 채취하셨다고 한다. 나물밥을 해먹어도 맛있고, 쌈싸먹어도 맛있을것같다.

가마에다 뽕잎을 넣고 휘저으며 덖고 있다.

목장갑을 끼고 비닐장갑을 끼고 그위에 또 목장갑을 끼고 작업하신다.

가마 아래에 놓여있는 뽕잎을 들쳐주지 않으면 타버리기에 자주 들어올리고 뒤집어주면서 공기를 쐬여주어야 한다.

1차로 덖은 뽕잎을 가마니위에 널어놓고 잠시 더운 열기를 식힌다.

한번 덖고 나서 가마니위에서 말려진 뽕잎을 이기는 작업을 하신다. 둥글게 돌아가는 기계위에 놓고 살살 풀어주고 눌러주고 하신다.

가운데가 편심진 둥근 기계가 삼각형모양의 원을 따라 궤적을 그린다.

1차로 덖고 말리고 이긴 뽕잎을 다시 2차 3차 4차례 과정을 거친다.

마치 말린 묵나물 같은 모양이지만, 이것에 더운물을 부으면 금방 뽕잎의 자태가 살아난다.

 

아내와 함께 긴물찻집에 갔다.

천천면 삼고리에서 산밑에 자리잡은 정동마을에 있다.

예전에는 여남은집이 있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두집뿐이다.

산과 접해있는 찻집에 들르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며 차를 덖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찻집 주인분은 산에 어울리는 옷차림과 편안하고 인정많은 얼굴이셨다.

예약도 없이 불쑥 찾아온것을 사과드리고 산촌에서 살게된 이야기를 들었다.

여관방에서 지도를 보아가며 산촌마을을 찾아다녔다는 이야기와 산골마을의 땅값, 귀농인들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다.

나는 찾아온김에 차를 사고 싶다고 했다.

무슨차가 좋냐기에 생강나무 작설차를 말씀드렸더니 그차와 함께 뽕잎차 어린쑥차 고욤차도 주셨다.

감사하기보다 이렇게 송구할때가 거의 없었다.

이야기를 마치시고 주인분은 차를 덖으신다고 했다.

함께 와서 구경하라고~

내외분과 도움주러온 지인들, 그리고 열심히 촬영하시는 분들이 이미 서로 잘 아는 관계인듯 호흡을 맞춘다.

나도 미숙하지만 허락을 받아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어린 뽕잎을 따다가 바로 덖고 말리고 이기고를 반복하신다.

그렇게 네번을 덖어서 뽕잎차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한약을 만들때 구증구포라는 말이 있는데, 마치 한약을 만들때와 같은 과정과 정성이 반복되는것이다.

나는 왜 차를 가마에 넣고 볶는것을 덖는다고 하는것에 대한 궁금함이 있었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데워가면서 말리기에 덖는표현인것 같았다.

만약, 무엇을 넣고 한다면 그건 볶는 과정일것이다.

이제 맛좋은 뽕잎차랑 생강나무 작설차, 어린쑥차를 대놓고 사마실곳이 생겼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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