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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개나무 차

오늘은 어제보다 2014. 2. 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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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물한잔을 마시며 뱃속의 상태를 점검했다. 속이 개운하고 깨끗했다. 어젯밤에 홍주와 위스키를 마신터라 아침에 속이 안좋은 것이 보편의 상태였다. 그러나 나에게는 숙취해소에 탁월한 비장의 무기 ,헛개나무 우린물이 있었다. 나는 어젯밤에 자기전 헛개나무 우린물을 한컵 마시고 잤던 것이다. 그래서인가? 오늘 상태는 매우 편안하고 좋다.

 

설 명절에 원주를 내려가 사촌형집에 들렀다. 나이 육십이 되셨지만 혼자 살고 계신 형이라서 늘 건강도 걱정되고 생활하시는것도 안스러운 형이다. 형은 갈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신다. 사촌들이 열명이 넘지만 나와 얘기가 잘 통하는 꽉막힌 형제들중의 한분이다.ㅎㅎㅎ 형은 술을 엄청 좋아하셔서 하루라도 안드시는 날이 없다. 술만 좋아하신다. 안주는 도대체 드시질않는다. 설날도 내가 찾았더니 깡술을 들고 계신다. 형께 인사하고 잠시 있다가 작은어머니께 세배가자고 해서 함께 일어났다. 몇키로미터 근처에 홀로 살고 계시는 작은 엄마를 찾아뵙고 그 곳에서 차려주시는 술한잔을 마시며 옛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사촌형이 아침부터 술을 드셔서 그런건지 몰라도 살짝 혀가 꼬이고 취한듯했다. 여전히 안주는 쳐다보지도 않고 깡술을 들고 계셨다. 작은 엄마도 얼릉 형 집에 데려다주고 늦기전에 부천을 올라가시라고 하신다. 나는 한잔 더 마시고 싶어하는 형을 설득해 차에 태우고 형네집에 왔다. 형은 내가 부천으로 올라가려고 하니 꽤 섭섭해 하시면서 무엇을 줄까하고 집안을 뒤지셨다. 그러더니 헛개나무 쪼개놓은것을 한바구니 가져오셨다. 거기에 마가목도 내주신다. 자기는 나무가지라면 우려먹을텐데, 두꺼운 줄기는 끓이는 가스비가 더 나온다고 하시며 싫단다. 내가 차에 타고 떠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냉장고에서 무슨 병 하나를 들고 나오신다.  보니 메뚜기 잡아 말린것이다. 지난 가을에 들판과 산기슭에서 메뚜기를 잡아 데쳐 말려놓았다가 술안주로 들고 계시는건데, 내게 주셨다. 이것저것 챙겨주는 형이 마치 친정어머니같다. 나는 헛개나무나 마가목의 효험에 대해 익히 알고 있던터라 덥썩 받아왔다.  한마디로 득템했다. 집에와서 짐을 정리하면서 가장먼저 헛개나무를 우리기 시작했다. 작은 나뭇가지를 서너개를 냄비에 넣고 물을 1.5리터쯤 붓고 끓였다.  강한불로 한번 끓은뒤에 약한불로 두시간쯤 우려내자 살짝 단맛이 드는 향이 풍겼다. 헛개나무 우린물의 색깔은 홍차나 오미자차같은 붉은 색을 띤다. 그러나 그 붉기는 훨씬 못 미치고 은은한 편이다. 맛을 보니 싱거운맛과 단맛이 난다. 물맛이 좋다. 이놈이 이제 내 간을 책임져주겠구나 생각하니 기특해진다. ㅋㅋㅋ이제 술먹고 다음날 해롱해롱 하는 일은 없겠구나~

 

헛개나무는 뿌리 줄기 열매를 모두 약으로 쓴다고 했다. 의방유취니 동의학 사전등의 옛문헌에도 숙취해소, 주독해소, 만성관절염, 근육완화, 항암 등에 있어 매우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했다. 특히나 간해독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탁월하다고 한다. 요즘에도 숙취음료로 유명한 모회사의 제품에도 헛개나무 추출물 함유라고 선전해대는것을 보면 그 효능이 인정받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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