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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2014년 11월9일 본문

여행·산행

네팔, 2014년 11월9일

오늘은 어제보다 2014. 11. 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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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어제 저녁에 도착해서 표와호수를 둘러보고 자유롭게 놀다가 한잔 마시고 잠들었다. 아침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먹고 바로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를 향해 출발했다. 첫날부터 그러하듯이 우리를 위한 전용 밴과 포터, 그리고 박터대장이 함께 했다. 포카라에서 한두시간쯤 달려 트레킹코스의 입구 나야풀에 다다랐다. 이제부터 편안하게 차에 앉아 감상하며 떠들던 시간과 이별이다. 각자 짐을 챙기고 신발끈을 고쳐 맸다.우리나라로 보면 국립공원 관리공단 사무소 같은 곳에서 출입증을 받고 산속으로 발길을 들여놓았다. 트레킹의 적기라서 그런지 우리뿐 아니라 세계각국의 사람들이 자신몸뚱이만 한 배낭을 메고 붐비고 있다. 우리 일행은 포터들에게 짐을 맡긴 사람이 꽤 있었는데, 유럽풍의 사람들은 가이드나 포터없이 자신들이직접 배낭을 메고 수속을 밟고 트레킹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영어가 가능해서 직접 트레킹도 가능할것 같았다.  여기 저기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온통 삐죽삐죽 솟은 산들뿐이다. 그 뾰족한 산 중턱,아니 산고개까지 간간이 집들이 지어져있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일땐....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면서 어떻게 저기서 살수있을까 의문이고 도대체 저기서 뭘 먹고 사는지 의문이다. 그냥 낭떠러지 같은 비탈에서 사람이 집을 지었다는것도 신기하다. 그러나 한발 한발 그곳에 다가가보면 거기에도 수십평이 넘는 평지가 있고 한평이라도 흙이 있으면 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인지 자연에 얹혀 사는 삶인지.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야크로 밭을 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한적한 물가 옆의 롯지에서 점심을 먹었다. 박터가 올라갈때 얘기했지만, 올라가면 갈수록 같은 음식이라도 밥값이 점점 비싸진다고 해서 유심히 살폈다. 정말 점심때 밥값보다 7-8키로미터 더 올라와서 먹는 저녁의 밥값이 더 비쌌다. 여긴 자동차가 출입하기 어려운 고지라 사람이 직접 메고 올라온 만큼 노동력에 대한 값어치가 더 들어있었다.

나야풀에서 푼힐 전망대가는 중간에 있는 울레리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저 아래에는 우리가 걸어온 길이 마치 새끼줄처럼 길게 그리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져있다. 점점 어둠이 몰려오면서 그 마저 보이지 않고, 이젠 달빛이 서서히 밤을 비춘다. 아무도 없는 컴컴한 계곡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본다. 문득, 적막을 깨면서 무림고수가 지붕을 타고 내려올것같은 분위기다. 어릴땐 나도 소림무술을 꿈꾸며 아호를 외치고 날렵하게 뛰어다닌적이 있었다. 그때 지붕을 타면서 경공술로 처마밑에 스며드는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이렇게 밤은 깊어가고 깊은 밤만큼 하늘엔 온통 별천지가 되어간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떠서 호텔 옥상으로 올라갔다. 해돋이를 보려고 했는데, 너무 늦게 일어났다. 호텔 옥상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어젯밤에 갔던 표와호수 방향의 풍경. 호수와 안나푸르나는 90도~120도 정도의 각도로 호텔과 삼각을 이루고 있다.

호텔에서의 아침식사. 어제 좀 과음을 했기에 부드러운것만 몇조각 먹어야지. 우유랑 달걀, 빵, 샐러드

포카라를 출발해 한두시간 가니 나야풀에 도착했다. 요즘 하늘은 맑고 푸르러서 설산 트레킹에 최적이라고 한다.

차량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다. 나야풀이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시발점이다. 상가를 지나면서 언뜻 보이는 설산에...가슴 설레이며.

작은 개울에 놓여있는 철다리를 건넌다. 이제 다시 되돌릴수없는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이게 뭘까? 얼핏보면 무슨 동물털묶어놓은듯 하지만, 이건 벌집이다.다닥다닥 둘러붙은 벌들.

11월의 중순이 다가오는데도 아직 벼가 익지않은곳도 있다. 한국보다 따뜻한 나라이고 한국보다 추운 나라이다.

야후후 하얀구름 파란하늘 누런벼~

동물들의 천국이라고 할수있는 네팔. 어딜가나 편안한 모습의 동물들이 눈에 띈다.

이 다리를 건너면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포터는 동행하는지 등도 심사대상이다.

다리 교각과 기둥, 난간에 수없이 걸려있는 그림들. 뭔말인지 몰라도 그냥 부처님께 잘 봐달라고 비는 내용 아닐까?

색깔이 다르면 그림도 좀 다른것같은데.....글의 내용도 다른가? 무슨 불경을 적어 놓은것인지....

 

멀리서 보면 그냥 만국기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면 불교경전을 알리는 내용과 그림이다.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가 허가증을 가지고 심사를 받고 있다. 나중에 무슨 증을 나눠준다는데.....

나뭇잎이나 식물의 열매, 꽃 등을 엮어 새끼줄을 쳐놓았다. 푸르하늘에 새끼줄이 환영하는 의미로 다가온다.

 

네팔의 특성을 반영한 기념품들. 카우, 열쇠, 소원을 비는 장신구 등이 눈에 들어온다.

깊은 산골로 들어가는 느낌이 팍 온다.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계곡물은 흘러내려가 아까의 다리아래로 모여가겠지.

네팔은 석회암지역이라 그런지 아주 맑고 깨끗한 물빛은 드물다. 물이 조금일때는 깨끗하나 조금만 흘러 모여도 카키색을 띈다.

안나푸르나 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 한시간 걸어왔다. 여기서 쉬면서 바람도 쐬고 땀도 식힌다.

저멀리 보이는 산까지 가면 오늘 일정은 끝이나려나....난 처음이라 잘 모르겠고, 그냥 가이드만 따라갈 뿐.

정다운 시골길같다. 돌담이 쌓여있는 마을길을 걷는다.

네팔의 추수. 여성분은 탈곡을 하는지 벼를 내리치고 있는데 남성분 폼은 완전 감시하는 폼이다.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

평지가 귀하다 보니 산의 비탈을 개간해서 논을 만들었다. 우리말로 하며 다랭이논, 또는 따비논이랄까.

아~ 아주 화사하고 예쁜꽃이 피었다. 꽃인지 잎사귀인지 모르지만, 화려한색깔이 꽃으로 보인다.

소를 몰아서 논을 갈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서 추수한 논에 이모작을 할수있다.

지붕을 얇은 돌판으로 덮어놓았다. 강원도에서 볼수있는 나무껍질로 덮은 너와지붕이랄까.

포카라에서 나야풀까지. 나야풀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 점심시간!

네팔에도 흔하게 볼수있는 나무가 대나무이다. 집 둘레에 곳곳의 담벼락에. 또는 마을 어귀에.....

점심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어디까지 가는걸까? 분명 배꼽은 배고픔을 알려왔는데.

아하....여기서 쉬어간다는 가이드의 안내가 들린다. 꽃을 꿰어 놓은 새끼줄은 어디를 가나 쉽게 볼수있다. 손님을 맞는 의미일지 본인들의 행운을 비는 의미일지 모르지만, 기분은 좋다.

한국이나 네팔이나 비슷한 문화권임을 알수있다. 지붕을 초가로 엮어 덮어놓았다. 매년 벼를 수확해 이엉을 엮는 수고는 어찌할까.

아주 살이 올라 토실토실하다. 우리 나라 토종닭같이 생긴녀석들이 자유롭게 모이를 쪼아먹고 있다.

대나무가 많은 만큼 대나무의 쓰임새는 많다. 발을 엮어 지붕을 받치는 용도로도 쓰는구나. 우린 주로 바닥에 깔아 놓아 쓰는데.

점심을 먹는곳의 식사 메뉴판. 네팔의 식사비용은 산으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비싸진다고 했다.

다양한 메뉴가 소개되어 있다. 식사 전후로 주로 우유나 찌아차를 마셨다.

내가 갔을 때는 1달러가 100루피정도였다. 사진에 보이는 달밧 치킨네팔셋을 먹으려면 500루피이고 5달러수준. 이건 좀 비싼음식이다. 그래도 한국보다 싼 물가에 맛도 있다. 우리는 보통 350루피 수준의 음식을 많이 먹었다.

우린 나야풀에서 걷기 시작해서 울레리에 도착해 1박을 하기로 했다.

야채 달밧이었나. 암튼 나온대로 먹어보자.

집 주변에 자유롭게 피어난 꽃들을 모아 새끼줄에 꿰어 말려 걸어놓았다. 꽃과 향을 아는 사람들이 우릴 환영해주는 것 같다.ㅎㅎ

저기 보이는 대문과 파란지붕이 학교라고 한다. 네팔의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고 공부하는 곳.

어린이집 아이들이 바위위에 올라 무슨 놀이를 하는것같은데. 하이~ 애들이 쫑알쫑알 영어로 대답을 하는데 못알아듣겠다.ㅋㅋ

천진난만한 모습은 자연에서 왔을거라는......

산이 높아도 나무와 숲이 우거지지는 않았다. 고산지대라서 그런가 나무가 아주 굵고 우람하지 않고, 빽빽하지도 않다.

저 산 정상아래까지 올라가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자연에서 모든걸 얻어서 생활하지 않으면 안될텐데. 뭐라도 사거나 교환하기 위해선 몇십리를 걸어 마을까지 내려가야 할일도 걱정된다.

 

듬성 듬성 논밭 한가운데 놓여있는 집들. 땅은 국유지가 있고 사유지가 있다고 한다. 저 많은 비탈 땅을 어떻게 다 일구고 살아왔을까.

차마고도에서 보던 말들의 무리. 노방이라고 했던가. 여기서도 일반말보다는 좀 작은 조랑말같은 말들을 만났다. 나귀인가?

이 말들이 없다며 수십키로그램이나 나가는 저 쌀이나 곡식을 어찌 산위로 올릴수있을까. 아주 소중한 녀석들이다.

산이 높은 만큼 기온의 변화도 심한가보다. 푸르디 푸르고 맑던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우리가 메고 가야할 짐들을 대신 메고 산을 타는 포터들. 그들 덕분에 우린 가벼운 배낭하나 딸랑 메고 산을 즐길수있었다.

포터 람. 키는 나보다 작지만 아주 다부진 체격의 해맑은 모습이 좋다.

탈곡하고 있는 농부의 모습인데.....아 저거하고 나면 온몸이 까칠까칠하고 따가울텐데.

둥근 광주리 같은 것으로 내려쳐서 탈곡을 하는건가? 아니 탈곡한 것을 돌과 곡식으로 구분하는 작업인가?

아무래도 둥근광주리 판으로 바닥을 쳐서 바람을 일으켜 무게에 따라 알곡을 구분하는것 같다.

시원한 계곡물이 곳곳에 흘러내린다. 한국의 여름산에 온 기분이다. 저런 계곡에 돚자리깔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게 우리모습이었지.ㅋㅋ

이건 제주도 문화와 아주 유사하다.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나무를 걸어 표시한다.

단촐하게 지은 농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것은 좋아보이는데 너무 심심해 보인다.

 

이게 무슨 꽃일까? 복숭아꽃이나 벗꽂을 닮았는데.....11월 중순에 피는 꽃이라 감히 우리나라에서 피는 봄꽃이라 하기도 어렵고.

 

네팔의 사람들은 대개 힌두교와 불교를 모시는 민족이다. 이건 힌두교를 모시는 것이겠지. 설마 불교가 이렇진 않을것같다만......

저 열매를 따서 뭘 만든다고 했는데, 우리가 어제 마셨던 전통주였나. 한국의 논에서는 예전 저런걸 피라고 뽑아 버렸던기억이 난다.

딸랑 딸랑 풍경소리를 내면서 말들이 올라 오고 있다. 말들은 익히 다닌길이라 어슬렁 어슬렁 잘도 지나간다.

말을 모는 목동은 20대 나이쯤 되었는데, 손에 회초리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말 엉덩이를 때리며 몰아 간다.

누가 보면 완전 전워마을이라 할듯하다. 집들이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사각형에 흰색에 몇개의 창으로.

외양간의 소가 마실을 갔나보다. 저녁이 되어야 풀을 뜯고 들어오겠지. 이곳은 사료가 없어 풀을 뜯겨 소를 키울수밖에 없을듯하다.

딱 보기에는 벗꽃이나 복숭아꽃인데. 이가을이 피니 벗꽃이라 우길수도 없고.

 

작은 롯지 레스토랑에서 음료를 한잔 하면서. 이곳에서의 집은 그냥 바람만 피하고 비나 피할수있는 구조면 족한듯하다.

말이나 노새의 등에 얹는 등기구. 에휴 고달픈 삶이 팔자려니 해야지......

짐을 부리고 나서 새로운 짐을 실으러 가는건지 어떤건지....몸이 지쳐보인다.

보기에는 사나워보이고 무서워보이지만. 실상 동물의 입장서는 사람이 더 무섭겠지. 사람과 동물이 한길을 쓴다. 우측통행?

후후 드디어 길위에서 만났다. 야크떼. 그런데 사람에게 달려들지는 않는다.

논농사 뿐만 아니라 저렇게 피농사도 지어서 살아가야 하는 농촌이다. 땅이 손바닥만큼만 있어도 놀리지 않는다.

무엇이 저리 주렁주렁 열렸는가. 점심을 먹고 중간 휴식처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지나온 삶을 비추는듯하고, 주저리 열린 저 박은 금방 떨어질듯 다급해 보인다.

저 멀리 구부러진 산길을 걸어왔다. 산이 높아 그렇지 험준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러니 나같은 사람도 쉽게 올수있는 트레킹이리라.

이런 계단길이 정말 힘들다. 지친 다리는 계단에서 더욱 쳐지고 숨은 더욱 헐떡거리게 된다.

식사와 함께 늘 따뜻한 차를 마셔준다. 따뜻한 우유나 찌아차를 마시는데 이곳은 좀 달게 마시는 편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볶음밥으로~ 아까 점심때랑 비교해서 메뉴의 가격은 비슷한편이다.

밤이 깊어가는 롯지의 저녁. 하루종일 걸으며 흘렸던 땀도 적막감과 바람속에 시원하게 식어버렸다.

야크의 뿔을 장식해 놓았다. 한평생 인간을 위해 몸바치고 죽어서 이제 뿔은 처마밑에 걸리워졌구나.....

이게 어떻게 찍혀진 사진인지 모르겠다. 분명 가로등앞에서 저멀리 달을 향해 찍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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