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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가의도 태안 해안 국립공원으로~가즈아~ 본문
가의 ~ 도를 아십니까?
서울의 흔한 역전에서 누군가 물어오는 '도를 아십니까?' 가 아니다.
가의도는 태안 신진도 안흥외항에서 배를 타고 30분거리에 있는 섬이다.
바다가 깨끗하고 풍광이 멋져서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옛날 중국인 가의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해서 가의도라 부른다는 유래가 있다. 중국인이 살았을 만큼 중국이 가까워서 고요한 밤에 중국 산동반도에서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그 얘기에 혹시나 하는 맘에 산위에 올라가 서쪽을 바라봤지민 중국의 땅은 보이지 않았다.ㅋㅋ
섬은 동서로 십리쯤 길게 누워있고 그 방향을 따라 나지막한 산이 놓여있다.
산은 섬을 남북으로 나누는 기준선이고, 그에 따라 항구도 남항과 북항이 있다.
안흥항에서 떠난 배는 남동풍이 부는 봄여름에는 주로 북항에 내리고 북서풍이 불때는 남항에 내린다.
배는 하루 세번 운항을 하고 있으며 배의 정원은 50여명이다.
배 운항시간은 안흥외항에서 8:30, 14:00, 17:00분에 있다.
섬에는 40여가구가 살고 있는데 거의가 배를 가지고 바닷일을 하고 계신다. 땅에 평지는 거의없고 더우기 논은 없다. 항구에서 산마루를 향해 이어진 기슭에 가파르게 옹기종기 모여산다.
땅이 적고 평지가 거의없어 도로다운 도로도 없다. 그렇다보니 자동차가 없고 거의 전동오토바이가 주요 운송수단이다. 섬 사람들은 신진도에 차를 세워놓고 있고 섬밖에 나올때는 세워두었던 자동차를 이용해 볼일을 본다. 섬에서는 차를 볼일이 거의없다. 그래서인지 공기가 맑고 오염이 적다.
저녁이 되면 해떨어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낚시를 할수있는데 그 느낌이 활홀하다.
오전 8시30분 배를 타고 안흥항을 떠났다.
안흥외항에서 마도앞 방파제를 나가 서남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왼쪽에 금새 눈에 띄는섬이 있는데, 그게 바로 가의도이다.
그러나 섬이 보인다고 바로 배를 대고 내리지 않는다.
왼쪽에 보이는 풍광을 흟기라도 하면서 길게 이어진 섬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야 선착장이 나온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항구마을은 여느 항구와 달리 한적하다.
항구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보통이 항구마을이 아니라 항구입구에서 부터 산쪽으로 가파르게 길이 이어지고 그 양옆으로 마을이 몇집 놓여있다.
항구에 내리니 민박집에서 전동오토바이를 끌고 마중을 나왔다.
오토바이 엔진에 앞바튀 둘, 뒷바퀴 둘의 구조를 갖추고 앞에도 짐칸을 뒤엔 리어카를 달아서 짐을 많이 실을수있게 만들 오토바이다.
마을이 조그마다보니 짐은 오토바이에 맡기고 민박집은 걸어서 가면 된다.
마을 회관을 지나 남항으로 가는 길에는 470년된 은행나무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마치 광화문의 이순신장군 동상을 보는 느낌으로 항구와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 은행나무가 바로 보이는 아래 민박집에 짐을 풀고 바로 낚시를 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포인트로 15군데가 나오지만, 거기까지 다닐만큼 실력이 변변찮아서 그냥 선착장 방파제로 갔다.
주 전공인 원투낚시다.
나의 경우, 원투대는 무거워 마님한테 넘겨주고 난 루어대에 20호 묶음추를 매달아 근처에 던지거나 방파제 아래서 구멍치기를 한다.
그래도 남들만큼으 잡다보니 아무런 불편함이나 아쉬움은 없다.
갯바위 낚시나 바다 낚시에서는 밑걸림이 심하기에 바늘을 모두 떼어내고 외바늘만 쓴다.
그게 덜 걸리고 지렁이 꿰기도 편하다.
욕심에 세개 바늘에 지렁이 덜렁 덜렁 매달아 던져봐야 걸려서 고생만한다.
잔뜩 기대감 품고 세개 바늘에 지렁이 한마리씩 매달아 멀리 던졌는데 바로 걸려서 끊어야 했던 아픔이 꽤 많다.
그러다보니 이젠 아예 바늘하나 추하나로 외낚시가 습관화되었다.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반 뚝 잘라서 머리부터 몸통까지 가운데 내장을 관통하게 낚시바늘에 매달아 물 아래로 내린다.
내리자 마자 그 순간이 중요하다.
살아 꿈틀거리는 먹이는 고기는 좋아하는지 물에 넣고 수초만에 입질이 온다.
툭...
아 입질이 온것을 확인하고는 즉시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다음 입질수순을 기다린다.
역시나 투툭하면서 물어채는 느낌이 올때, 순간적으로 낚시대를 채 올린다.
휘리리리릭....묵직한 무엇이 걸리는 느낌과 함께 릴이 감기고 낚싯대가 휜다.
물밖으로 나온 녀석은 우럭이다.
아직 2년차인지 크지 않고....20센티미터는 좀 못될것같다.
그래도 크기를 떠나 손맛을 느꼈기에 이젠 안심이다.
낚시대 끝에 방울을 달아놓고 여유있게 앉아서 술을 한잔 마신다.
낚시가 지겨워지거나 마릿수를 잡을 만큼 잡았으면 이제 일어나 산구경을 간다.
가의도는 섬과 산이 일체가되어 동서로 길게 누워있기에 마을 입구에서 어느쪽을 가도 상관이 없다.
난 북항에서 오른쪽 능선을 올랐다.
북항을 등지고 오른쪽이면 서쪽이고 중국방향이다.
숲에 들어가니 습기가 높고 바람이 불어 제법 서늘하다.
이런데서는 걸의면서 좀 요란을 떨어야 한다.
서늘한 습기를 피하고 따뜻한 햇빛을 쬐려고 뱀들이 양지바른 길가에 나와 있곤 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조심스럽게 나아가는데 스르륵~ 하는 소리가 나면서 가랑잎 사이로 뱀꼬리가 사라졌다.
순간, 등골이 섬뜩하고 뒷머리가 바짝 서면서 땀이 났다.
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리라.
그래도 난 시골 살이를 한 놈이라 요란하게 도망치거나 뒷걸음질을 치진 않았다.
손에 쥔 지팡이 겸 몽둥이를 좀 더 세게 땅에 부딪치면서 어서 피하라고 신호를 줬다.
전망대에서 좀더 지나 섬의 끝쪽을 보고 다시돌아 나오는데 이번에는 아까 갈때 보지 못했던 바윗길이 이어진다.
언제 여길 지났나 하는데 햇빛좋은 길가에 뱀 한마리가 지나다 말고 가만히 멈춰있다.
나도 깜놀해서 멈춰섰다.
저녀석을 때려 잡을 까 어쩔까 고민하다 서로 잘못한거 없고 다툴일도 없으니....어쩌자는 심산으로 서로 바라보았다.
뱀은 까치독사다.
까치독사나 까치 살모사는 몸에 하얀색의 줄무늬가 있다.
마치 까치같은 모양의 흰색이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
나는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뱀에게 말했다.
난 널 해칠생각이 없으니 사진 좀 찍게 가만히 있어다오.
그리곤 휴대폰을 꺼내 몇장을 찍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뱀은 자기 갈길을 갔다.
나도 내가 올길을 왔다.
잠깐의 산길에서 뱀을 두마리나 보고 나니 더이상 건너편 산을 가기가 싫어졌다.
에라이...
루어대를 들고 남항으로 내려갔다.
남항에는 북항만큼의 집들도 없고 평지는 더 없이 가파르다.
항구에는 공사중이라서 방파제위에 올라갈수도 없었다.
솔섬이라는 근사한 바위섬이 있고 그곳에 소나무가 몇그루있다.
그 얖에서 루어를 던지면서 시간을 때운다.
맑고 맑은 바닷물을 바라보니 뛰어들고 싶지만, 아직은 5월이라 그럴수없고....
루어를 던지자마자 작은 놀래미가 한마리 올라와 반겨준다.
애기다....사진이나 한장 찍고 바로 방생.
루어를 몇십번던지면서 밑걸림에 네개나 바늘과 웜을 버렸다.
그만두고 이번에는 물이 빠지는 웅덩이에서 돌을 들췄다.
작은 치어류가 돌아다니고 소라나 고동껍질을 뒤집어쓴 게들이 살금살금 돌아다녔다.
바로 이게 살아있는 바다인가 라는 느낌에 휴대폰을 들고 마구 찍었다.
계속 머물며 놀고 싶지만, 그것도 시간의 제한이 있어 그만두고.....
루어 릴대 하나 메고 밥먹으로 다시 민박집으로~
햇볕은 내리쬐고 씨알굵은 고기는 한마리도 못 잡고.
패잔병이란 이런 거구나 생각하며 민박집에 왔더니, 쉐프가 회국수를 만들어놨다.
이게 웬 행재냐?
손바닥만한 놀래미, 우럭 열 댓마리와 묵은김치로 맛난 회국수가 탄생했다.
먹고 마시고 놀고~
삼박자를 모두 갖춘 청정 바다....가의도 방문기는 이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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