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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2022년 6월4일~6일(꿩병아리를 잡다) 본문
6월의 삼일 연휴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연휴는 시작되기 전날이 가장 기대감이 높고 기분도 들떠서 행복한 편인데 이번은 그렇지가 못했다. 내일 오전은 일찍 일어나서 대전에 가서 1차 필기시험을 치러야 하고, 오후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산과 들을 돌아다녀야 한다. 6월 5일에도 아침 일찍 출근해서 산지에 나가 현장 확인을 하고, 오후부터는 자료입력을 해야만 한다. 만약, 5일에 다 끝내지 못한다면 6일에도 나가서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저런 일정으로 시간이 빡빡하게 짜여 있다 보니 연휴 전일임에도 불구하고 맘 놓고 술도 마실 수 없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언제나 그렇듯이 막걸리 한 병을 붙들고 홀짝홀짝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래도 내일아침이 시험일이라 한 병을 더 마시기도 거시기 했다. 낼 저녁에나 좀 마셔야겠다고 맘 먹고 일찍 잤다. 자기 전에 시험에 나올만한 문장 몇 개를 눈알에 새기면서 밤새 꿈에 아는 문제가 많이 나오길 기대했다.
6월4일, 아침 5시 반에 눈을 떴다. 어제 저녁 막걸리 한 병을 마시고 자서인지 몸이 찌푸둥하니 피곤했다. 상쾌하고 맑은 두뇌회전을 위해서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았다. 집에서 대전까지 한 시간 40분 걸릴 것을 감안해서 6시 40분쯤 출발하면 되고, 그동안 요점 정리한 것을 한번 훓어 보기로 했다. 서서히 두뇌회전을 시켜주고 아침식사로 잡곡밥과 된장국, 텃밭에서 뜯어온 상추와 청겨자, 신선초 등을 먹었다. 점심용으로 미리 준비해 둔 햄버거를 챙기고 물병에 물도 담았다. 대전에 도착해서 시험장소 부근에 차를 주차하고 나니 한 시간쯤 남았다. 다시 한번 중요한 부분을 점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 시험을 보았다. 첫 시간은 수목병리학, 수목해충학, 수목생리학 시험이다. 둘째 시간은 토양학과 수목관리학(관리학,농약학,법규)이다. 시험은 아주 어렵게 나온 건 아닌데 내가 아는 문제 반, 모르는 문제가 반이다. 평소에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관리학은 포기하고 연습 삼아 볼 요량이었기에 실망이나 기대감 없이 평범하게 시험을 보았다. 아무튼 모르는 문제는 잘 찍고 시험을 마쳤다. 5지선다형이라 지문을 읽고 바로 답을 찾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해서 정말 아슬아슬하게 시간 내에 정답을 마킹했다. 시험을 끝내고 나니 12시 30분이다.
연휴에 도심을 벗어나려는 차들이 많아 시내도로가 많이 막혔다. 대전 도심권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탔고, 졸음 쉼터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다시, 차를 몰아 장수군청에 들어가서 담당 주사와 함께 현장을 나갔다. 저녁 6시 30분까지 종횡무진으로 산을 오르고 밭을 확인하고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거지고개’ 라는 산앙의 둔덕에서 꿩의 새끼도 한 마리 잡았다. 뽀송뽀송한 노랑색 바탕에 검은색의 줄무늬가 아직 어린 병아리임을 말해준다. 검은색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뭇 궁금한듯 여기저기 사방을 둘러본다. '데려가서 키워볼까?'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아직은 어미품이 필요할거라는 생각에 간단히 기념사진만 찍고 놓아주었다.
저녁에 집에 와서는 시험문제 정답을 가 채점해보니 다행히도 1차 시험은 합격점이다. 기분좋게 어제 마시지 못한 회포를 풀기위해 막걸리 두병, 소주 한병, 맥주 두 캔을 비웠다. 그리고 잠에 빠졌다.
6월5일,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날이 잔뜩 흐려 있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그보다 일찍 비가 오려는 듯하다.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어제와 마찬가지로 담당주사와 함께 장수군내 세 개 읍면을 돌았다. 9시가 되기 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제발 ‘대지를 축축히 적시지는 못할지라도 내 옷이라도 충분히 적실만큼 와주면 좋겠다’는 맘으로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돌아다녔다. 올봄은 유난히 가물어서 작물이 자라는 것은 고사하고 풀조차 쉽게 자라지 않았다. 정말 오늘의 이비는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싹틔우는 아주 고마운 단비였다.
6월6일, 망종이자 현충일이다. 어제 비가 내려 땅은 촉촉하다. 봄농사를 시작하고 여름 풀매기를 앞두고 어찌보면 가장 한가한 시간이 6월초순이다. 느긋하게 일어나 생강 밭으로 갔다. 어제 내린 비에 잡초들이 핫둘 핫둘 힘을 내서 더 자랐고, 색깔도 더 진해졌다. 지난달 심은 생강은 아직 올라오지 않고 있다. 생강이 나오기 전에 잡초들이 밭 두둑을 뒤덮는 꼴을 그냥 두고 볼수는 없는일. 사정없이 뽑아내고 그 위에 왕겨를 뿌려놓았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모아놨던 낙엽을 덮었다. 그리고도 부족해 보여서 콩대궁을 얼기설기 얹어놓았다. 과연 올해의 생강농사는 나의 노력과 기대만큼 수확이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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