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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넌 이름이 뭐니? 전 나무 입니다 본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 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다가 문득 느끼게 되었다. 이런 유사성은 꽃 뿐만이 아니라 나무에도 적용된다.
너는 이름이 뭐니? 라고 우뚝 솟아있는 나무에게 물었더니 '전 나무 입니다' 라고 답을 했다. 아니 네가 나무인것이야 다 아는거지 네 이름이 뭐냐고? 다시 물었더니 또 '전나무입니다' 라고 답한다. 아주 겸손한 나무인가? 하하하 나무의 이름중에 장난으로 얘기하면서 웃을 수 있는 나무가 몇가지 있는데 그중에 전나무, 먼나무, 피나무, 고추나무, 참나무, 소나무, 아까시나무....
본질과 의미,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 한마디로 모든 사물은 이름을 가짐으로써 그것으로 인식된다는 너무나도 당연함이 다시한번 전나무에서 느껴진다. 나무의 이름을 알고 나무를 볼때 더 잘볼 수가 있다. 이름을 모르고 볼때와 이름을 알고 볼때, 느껴지는 마음이나 관심, 인식은 천지차이다.
전나무는 전국에 흔하게 심는 나무이지만, 특히 중부지방 이북의 한대성 수종이다. 오대산 월정사는 천년 전나무길로 유명한데 조금 추운지방이면서 높은 지대에서 잘 자라는 전나무의 특성에 어울려서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엄마 산소에 전나무를 두그루 심으셨다. 왜 심느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네가 엄마산소를 찾지 못할까봐 표식으로 심는다고 하셨다. 지금은 아버지도 엄마도 모두 그곳에 잠들어 계시는 데, 묘소 앞에 50년도 넘은 전나무가 우뚝 자라고 있다. 그렇게 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전나무를 보고 자랐다. 그렇지만, 전나무는 내게 그리 살가운 나무가 아니었다. 어린 나무를 만져보고자 손을 내밀면 바로 따금함에 손을 움츠릴 수 밖에 없었기에 아주 유쾌한 나무로 인식되지 않았다.
전나무는 소나무과의 전나무속이다. 내가 나무의사 양성과정을 배울때 수목학을 가르시쳤던 교수님은 '젓나무' 라는 표현을 많이 하셨는데 전나무는 젓나무라고 불러도 어울리는 이름같다. 전나무는 한국에서 자라는 나무중에서 아주 크게 자라는 수종이다. 메타세쿼이아나 미루나무, 잣나무 등이 높고 크게 자라는 나무인데 전나무도 그들 못지않게 높고 크게 자란다. 수십년 자란 전나무의 높이는 40미터까지 자란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큰 나무는 본적이 없다. 그래도 20~30미터 가까이 자란 나무는 더러 보았다. 그런 나무들은 가지도 넓게 그리고 형태도 원추형으로 멋진게 키도 크다보니 아주 멀리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나무의 체형도 체형이지만, 수피또한 회색으로 깨끗한 편이라 녹색의 수형과 회색의 수피는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띤다.
전나무의 잎은 가는 침형으로 가늘고 뾰족하다. 소나무보다 길이는 짧지만, 침엽은 두껍고 끝이 뾰족하다보니 손에 닿으면 따금하다. 잎은 가지에서 둥글게 돌려나지만, 가만히 보면 산등성이길처럼 또는 머리 가름마처럼 양옆으로 마주난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가지 전체로 둥글게 돌려난다. 침엽은 3~4센티미터쯤 될까. 좀 짧은 편이고 납작하다. 잎의 뒷면에는 흰색의 기공선이 두줄 비춘다. 비슷한 침엽을 가진 나무에 주목이나 구상나무가 있다. 구상나무는 같은 전나무속이라서 매우 비슷한데 주목은 주목과로서 과조차 다르지만, 잎이 닮았다. 하지만, 좀더 넓고 길어서 자세히 살피면 구분할 수 있다.
전나무는 가지 자람도 독특한 편이다. 다른 나무들이 정아와 측아가 자라는 모습은 불규칙하다면, 전나무는 아주 규칙적으로 정아와 양쪽의 측아가 90~120도 정도로 일정한 편이다. 전나무속 가지가 가지는 특질인 것 같다.
국명: 전나무
학명: Abies holophylla
분류: 소나무과 전나무속
상록침엽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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