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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농사의 꽃, 생강꿀차 본문
내겐 일년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손이 적게가는 작물이 바로 생강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들깨가 손안가고 편한줄 알았는데 들깨는 심을때도 힘들고, 물관리, 풀관리, 베고, 말리고, 털고, 고르기까지 고생이다.
그런데 생강은 5월초에 땅속 깊게 묻고, 볏짚 멀칭해주고 나면 거의 할 일이 없다. 장마철 한 두번 풀좀 뽑아주곤 가을 수확까지 기다리면 된다.
올해도 생강 한고랑을 심었다. 4월 말에 쟁기질을 하고 쇠스랑으로 풀을 파내서 두둑을 일궜다. 심기전까지 풀이 나지 않도록 부직포로 덮어두었다가 5월초에 생강종자 5kg을 심었다. 몇일 뒤에 볏짚으로 멀칭을 했다.
그후 거의 방치해둔다. 이른바 태평농법이다. 심고 40일쯤 지나서 대순같은 뾰족한 예쁜 새싹이 올라오고 한여름 무더위와 장마에 무럭무럭 자라난다. 가을이 되면 파릇파릇 대파같은 생강순이 보기좋게 도열하고 찬바람불면 떡잎이 누렇게 시들어간다. 가끔 잡초가 나거나 메꽃줄기, 나팔꽃줄기가 보일때 제거해준다.
11윌이 되면 적당한 시점에 수확을 한다. 볏짚멀칭을 거둬내고 괭이나 호미로 생강뿌리를 캐서 한두시간 건조시킨다음, 줄기를 잘라내고 뿌리만 챙겨오면 된다.
나는 생강을 수확하면 2/3는 진도로 보내서 큰집과 처가에서 김장하는데 쓴다. 나머지 1/3은 내 주변좀 나눠주고 나도 생강꿀차와 말린건강을 만든다. 수확양이 꽤 많을때는 절반을 김장으로 쓰고, 남은 것중 절반은 내가 쓰고 10kg쯤은 주변에 팔기도 한다.
생강을 물에 불려 껍질을 손질하고 씻어서 채에 받쳐둔다. 물기가 마르면 절반은 믹서기로 갈아 꿀어섞고, 절반은 채썰어 꿀에 담근다. 병에 생강이라고 쓰고 날짜라벨을 붙여 냉장고에 두고 수시로 끓여 마신다.
생강향이 짙게 퍼지고 노란꿀차가 만들어질때 한해 생강농사가 끝난다.
이제 겨울 찬바람불고, 목이 아프거나 감기기운이 느껴질라 치면 아내와 난 어김없이 생강차를 마신다. 매콤 쌉싸름한 생강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뜨거운 차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 감기몸살도 사르르 사라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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