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물

진도 첨찰산 본문

여행·산행

진도 첨찰산

오늘은 어제보다 2013. 8. 7. 17:32
반응형

 

일시: 2003/ 8 /5

수도권은 내내 폭우라지만, 남도의 여름은 한달이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제발 비가 쏟아져 주기만을 바라지만 하늘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명색이 여름휴가를 왔기에... 가뭄걱정을 접어두고 등산을 하기로 했다. 그래도 새벽에 일어나 고추따는일을 했으니 밥값은 했다.ㅎㅎ

이번에 오르기로 한 산은 진도의 첨찰산이다. 진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운림산방까지가서 그 옆의 저수지둑 앞에 주차를 하고 계곡길을 따라 올랐다가 쌍계사쪽으로 내려오기로 방향을 잡았다. 마침, 새로산 등산화의 성능도 볼겸, 아내와 나 모두 새 등산화를 신었다. 계곡은 물이 말라 그야말로 모기오줌같은 샘물만이 소리없이 흐른다. 물이없어도 덥지는 않다. 첨찰산 일대는 상록수림으로 우거져 있어 햇빛이 들지 않으니 서늘하다. 진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는 동백나무같다. 처가집 앞마당에도 두 그루가 심어져있지만, 산과 길에도 온통 동백나무 천지다. 이곳 첨찰산에도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그야말로 원시림처럼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한낮에도 어두컴컴하기까지 하다.

나무계단을 따라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을 시작해서 10여분 되니 1.8키로미터란 표식이 나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좀더 올라서 냇가에 앉아 땀을 식힌다. 냇가란 표현은 과하고 도랑이다. 도랑에 고인물에 손을 씻으려고 하니 혼자 놀다가 깜짝 놀란 가재새끼까 잽싸게 물을 휘저어 달아난다. 달아나서는 작은 돌밑에 머리만 쳐박고 몸은 그냥 보인다. ㅎㅎㅎ잽싸게 그 녀석을 잡아 기념사진 한장을 찍으며 아내에게 보여주고 물에 내려놓았다.

배낭에 둘러맨 얼음물통의 물을 따라마셔가며 50분쯤 오르니 대나무숲이 무성하고 빽빽하다. 그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능선길이 나오고 왼쪽은 정상, 오른쪽은 두목재의 표지가 나온다. 오른쪽 두목재까지 도로가 나있어 쉽게 정상의 능선에 오르게 되어 있었다. 10분쯤 왼쪽 능선을 타니 첨찰산 정상이다. 이렇다할 힘듦없이 평안하게 올랐다. 진도군이 사방으로 내려다 보인다. 저멀리 진도 대교며 여귀산이며 조도면쪽 바다도 보인다. 정상엔 누군가 돌을 모아 쌓았는지 돌탑이있고 그 약간 아래 첨찰산을 알리는 돌비석이 있다. 산 높이는 485.2미터.

내려오는길은 능선을 택했다. 오를때의 계곡길 옆 능선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이라 그런지 능선임에도 햇빛이 내리쬐이지 않고 그늘막이다. 몇년을 벌레로 살다가 매미가 된지 몇일 만에 죽어야 하는 슬픔이라도 아는건지....아님 죽기번에 짝짓기를 꼭 하려고 애쓴건지 산산 나무마다 매미소리가 우렁차다. 저마다 고래고래 울어대는 소리는 즐기지 않으면 시끄럽다. 그러나 어떤가? 나도 노랫소리로 흥얼대며 즐거이 산길 걷는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나무 사이사이 거미들은 매미나 벌레를 잡기위해 그물을 쳐놓아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에 걸리곤 했다. 30여분을 내려오니 능선이 끝나고 가파른 산길이다. 얼핏 내려다보니 쌍계사길이 아닌 주차장길로 내려오고 있다. 어~ 이게 아닌데 싶지만, 이미 다 내려온건데 어쩔텐가? 낮은 산길에 보니 군데군데 참취도 자라나있다. 그러나 채취할만큼 많지않아 매력은 없다.ㅋㅋㅋ두시간 조금 못되게 걸어서 원점으로 돌아왔다.

 

등산은 아리랑비가 세워져있는 곳에서 시작해 봉화골길로 오르기로 했다.

 

산의 초입은 나무계산이 놓여있어 마치 한옥집을 들어가는 느낌이다.

 

호젓한 오솔길.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길도 잘 나있고 그늘이져서 덥지 않다.

 

작은 도랑에서 잡은 가재 한마리.

 

바위를 뚫고 나온 나무 형제들.

 

동백나무 씨앗이 쉽게 발아가 되는가보다. 여기저기 작은 동백나무 묘목이 싹을 틔우고 있다.

 

대나무 숲이 그야말로 빽빽해 1미터 앞도 들어갈수없을 지경이다. 여기서 조금만 오르면 능선길이다.

 

헬기장터인지 모를 넓은 공간이 나온다. 저 위로 보이는 탑이 정상이다.

 

정상에서 마주 보이는 기상대 건물. 기상대까지 차가 오를수있어 누구든이 힘 안들이고 정상을 오를수있다.

 

정상! 한사람 두사람...그렇게 쌓여졌는지 아니면 누군가 작정하고 쌓았는지 몰라도 돌무덤 같은 돌탑이 서있다.

 

저 멀리가 진도의 서쪽,조도면 방향이다.

 

내일 가고자 하는 곳이 저멀리 보이는 세방낙조 지역이다.

 

 내가 올라온 방향. 나는 저 아래 저수지 옆에 차를 세우고 계곡으로 올라왔다.

 

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산도 흘러간다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

 

요즘 인기 절정이라는 개똥쑥.

 

작은 사과? 아니 능금처럼 생긴 동백나무 열매들. 이놈들이 떨어져 썩으며 또 동백나무가 자라난다.

 

강원도에서나 구경하던 참취가 길가에도 몇 그루 자라고 있다.

 

 

 

 

SMALL

'여행·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천 팔봉산 아래 홍천강에서  (0) 2013.08.12
세방낙조(8월3일)  (0) 2013.08.08
값싼 등산화를 구입했다~  (0) 2013.07.21
아내의 등산화  (0) 2013.07.14
현대자동차 철탑 농성270일에  (0) 2013.07.1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