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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마라톤 풀코스 23등^^ 본문
일시: 2014.6.1
장소: 여의도 수변공원
대회명: 제11회 새벽강변국제마라톤대회
일년에 두번은 풀코스를 뛰자고 마음먹고 마라톤을 시작했다. 보통은 상반기에 엠비씨-아디다스마라톤, 하반기에 철원마라톤 풀코스를 달렸다. 올해 엠비씨아디다스는 연습할 시간도 없이 대회가 일찍 잡혀서 하프만 뛰었다. 못내,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택한 대회가 바로 제11회 새벽강변 국제마라톤이다.
아침 다섯시 20분에 일어나 씻고 밥을 먹으려고 하니 밥이 없었다. 할수없이 요플레2개랑 사과 반쪽을 먹고 막걸리와 간단한 안주를 준비해서 가방에 넣었다. 속옷과 수건, 시계, 모자,선그라스, 썬크림, 배번을 준비해서 가방을 싸들고 여의도에 도착했다. 함께 달리기로 했던 멤버2분은 먼저 와 계셨다. 옷을 갈아입고 집을 맡기고 몸을 풀었다.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에 하프 정도만 뛰자고 맘 먹고 출발총성에 맞춰 달려나갔다.첨부터 완주는 무리이기에 중간에 기권하자라는 생각과 혹시 쓰러지면 어쩌나 라는 불안감속에도 완주를 기필코 하자는 맘이 왔다갔다 했다. 같이 풀코스를 달리는 선배 두분은 한참 앞질러 달려나갔다. 나는 초반 3키로를 달리면서 6분페이스로 달렸다. 그러다가 완주를 하기위해서는 6분페이스도 빠른것같아서 아예 7분페이스로 늦췄다. 4키로미터를 지나다보니 하프선두가 나를 추월해나갔다. 워낙 느린탓에 하프선두가 벌써 날 앞질러간 것이다. 아주 천천히 달리다보니 온갖 경치가 다 눈에 들어오고, 달리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유니폼 색상, 몸매, 소속 클럽도 다 읽으면서 뛰게 되었다. 정말 마라톤 모임이 많긴 많았다. 내가 잘아는 복사골마라톤클럽 회원들도 꽤 여러명 출전했고, 달리는 물개들, 주자불사, 애주가, 성당, 광화문레이싱팀 등등 지역별로 나이대별로 모임별로 별별 마라톤모임이 많았다. 하긴 우리 모임도 비록 열명이 안되지만, 이름은 그럴듯하다. 주당천리^^
5키로미터를 지나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정확히 7분페이스다. 이 페이스로만 달리면 약300분정도가 소요되니 5시간이 예상됐다. 그래, 오랫만에 연습도 없이 달리는데 완주가 중요하지 시간이 중요하냐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10키로미터 500미터에서 1차 반환이 있는데 반환을 앞두고 함께 간 두 선배분을 만났다. 한분은 3시가 40분이 목표이고, 다른 분은 3시간 50분이 목표인데,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였다. 서로 힘내라고 인사하고 나는 계속 내 페이스를 유지했다. 15키로미터를 왔을 때, 하프는 그냥 대회장으로 직진이고 풀코스는 안양천을 따라 들어갔나 나오는 하프거리를 달려야 했다. 하프로 갈아탈까 잠깐, 망설였지만, 난 풀코스 완주를 위해 안양천길을 택했다. 달리는 내내 2.5키로미터 마다 물을 마시고 간식을 섭취했다. 처음에는 반컵정도의 물을 섭취했는데 20키로미터가 넘어가면서는 물을 한컵 모두 마셔버렸다. 그런 상태에서 달리려고 하니 몸이 무겁고 배가 불러 힘들었다. 그래도 7분페이스라 걷지 않고 달릴수있었다. 날은 더웠고 그늘조차 없었다. 2차 하프반환을 앞두고 앞서오는 두 명의 선배를 만났다. 한 선배는 괜찮아 보였지만, 뒤에 선배는 얼굴빛이 검고 달리는 몸의 자세가 쳐진것이 힘들어 보였다. 25.5키로미터 지점에서 2차 반환을 해서 돌아나왔다. 돌아나오면서 내 뒤에 몇명이나 있는지 세어보았더니 놀랍게도 31명이 되었다. 29명은 내 뒤에 있었고, 2명은 내가 달리면서 추월했다. 맨 마지막 두분중 한분은 칠마회라는 모임의 옷을 입으셨고, 다른 한분은 여성이신데 곧 쓰러질듯한 자세로 꾸준히 달리시는게 감동적이었다.
30키로를 못 달린 거리에서 몸의 체력이 급 저하했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굽히기 힘들어진다. 팔을 앞뒤로 젓기가 힘들어 옆으로 흔들며 반동으로 조금씩 달렸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걸 달려야 하는가 회의가 일었다. 연습을 제대로 하고 덤비던가 겨우 한달에 80키로 연습하고 풀코스를 달리겠다고 덤빈 내가 한심했다. 그러면서도 상반기에 반드시 숙제를 해야만 맘편히 한달을 보낼것 같았다. 억지로 달려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가면서 30키로 지점에 도착했다. 시간은 정확히 1시간 10분씩 걸렸다. 이제 그만 포기할까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겨우 겨우 걸어오는 사람, 달리는건지 걷는건지 모를만큼 비틀거리며오는 사람, 앉아서 다리를 주무르는 사람......모두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쌩쌩한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엠블런스도 보이지 않고 저들보다는 나을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서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몸에 힘이 없어서 300미터를 못달리고 다시 걸어야 했다. 이제 30키로미터이니 앞으로 12키로를 어찌 갈것인가? 포기를 하려해도 일찍 했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아무도 알아주고 아무도 거둬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쩔수없이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가면서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지쳐갈수록 물도 더 많이 마시게 되고 먹을것을 자꾸 섭취하게 되었다. 바나나에 쵸코파이에 스포츠 음료까지.
어렵사리 안양천과 합류하는 36키로미터 지점에 왔다. 이제 6키로미터만 가면 결승점이다. 비몽사몽으로 걷다 뛰다 하는 사이에 엠블런스는 지나갔다. 쓰러지지 않는한 내 발로 걸어들어갈수밖에 없었다. 37키로미터를 지나며 나와 같은 패잔병(?)자세의 선수들을 두 명 만났다. 함께 걷다 뛰다하면서 지금까지의 마라톤 얘기를 나누었다. 걸은 시간이 오래되어서 5시간안에 들어가기도 틀렸다. 서로 걸으면서 결승점을 500미터 앞두고 달리자고 작당했다. 그렇게 거의 3-4키로미터를 걸었다. 우리가 걷는 동안 내 뒤에 있던 선수들 중 8명이 나를 앞질러 갔다. 이제 내뒤에는 23명이 남았다. 서강대교를 지나면서 결승점이 보였다. 우리는 힘을 내서 달리자고 했다. 500여미터만 달리면 되니 몸엔 힘이 났다. 서로 구령도 붙여주면서 천천히 달려 결승점에 다다랐다. 5시간 19분을 찍었다. 그 사이 또 한명이 나를 앞질러갔다. 이제 뒤엔 22명이 남았고, 난 뒤에서 23등이다. 난 뒤에서 23등으로 골인했다. 골인을 마치자 마자 양말을 벗어 버리고 차가운 물로 다리를 적셨다. 달리는 내내 멈추고 싶었고, 멈춰서는 시원한 물에 담그고 싶었던 맘이 간절했었지. 팔뚝과 다리, 어깨, 목에는 소금꽃이 하얂게 피었다.
마라톤하면서 이렇게 힘든 경기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42.195키로미터를 달리기위해 200키로미터씩 두달은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들어와서 보니 선배님들도 모두 15분-30분씩 늦어지며 골인했다고 했다. 날은 더웠고, 연습은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 새벽강변마라톤인데 난 대낮마라톤을 하고 말았다. ㅎㅎ30키로부터 발가락과 발바닥이 아파오더니 점점 발목, 무릎, 허벅지, 엉덩이, 허리, 배, 등, 어깨, 목...아프지 않은데가 없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아프지 않은곳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주댕이다. 다른데는 모두 아파서 어찌할바를 몰랐지만, 입만은 살아서 쉴새없이 떠들어댔다. 또 먹어가면서....이런 개고생은 다신 하지말아야겠다. 돌아오는 가을 대회만큼은 반드시 서브포를 해서 마라톤 시민권을 되찾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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