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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여섯살1

오늘은 어제보다 2016. 2.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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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1.

아직 눈발이 남아있는 2월의 산골마을에 아침해가 솟았다.

집이 남향이 아닌 서향으로 되어 있어서 아침해는 뒤안에서 솟아오르며 방을 밝혔다.

점심때가 되면 오히려 방이 좀 어두어졌다가 오후가 되면서 다시 밝아지는 집구조이다.

아버지가 아침밥을 차려놓고 엄마를 깨우라고 했다.

'엄마' 엄마를 부르며 팔을 흔들었다.

엄마가 눈을 뜨며 잠시 아들을 바라본다.

'엄마 밥먹어' 이 말을 듣고 엄마가 일어나 밥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을 한대접 달라고 했다.

엄마에게 물 한그릇을 드렸더니, 비스듬히 일어나 한모금 마시고 물그릇을 물린다.

그러더니 그냥 입맛이 없다고 하시면서 다시 느러누우셨다.

다시 잠을 자려는 듯 누웠던 엄마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가만히 바라본다.

잠시 엄마를 바라보는데 순간, 엄마의 목이 툭 돌아갔다.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엄마를 소리치며 깨웠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아버지가 다가와서 아이엄마 이름을 부르며 숨을 맡아보고 몸을 흔들어 보았다.

그래도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니 엄마 죽었다'

동네랑 친척들한테 기별취하고 올테니 집에 있으라고 하시며 방문을 나가셨다.

텅빈 방안에 죽은 엄마랑 둘이 남았다.

뭐하지.....

그냥 엄마옆에 누웠다.

엄마를 꼭 껴않고 한두시간 자다보니 밖이 소란스러워졌고 아버지가 돌아왔다.

동네사람들이 몰려왔고 장례 준비를 시작했다.

그때가 6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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