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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논에 들깨심는 농부 본문
들깨모 심기
일시: 2022년 6월26일
6월이 시작되면서 등에 딱 달라붙은 짐짝처럼 늘상 뇌리 한구석에 부담을 주는 일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들깨를 심는일이다.
나는 귀농하고 4년째 들깨농사를 짓고 있는데 300평 짜리 밭에 모두 들깨만 심는다. 그래봐야 수확은 들깨네말 남짓. 돈으로 따져보면 40만원 정도다ㅋㅋ 들깨는 장맛비를 맞으며 심는다는 동네 어른들의 얘기대로 하지에서 7월 초순 장마철을 앞두고 심는다. 올해도 5월말에 127구 트레이 모종판 24개에 씨를 뿌리고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며 모를 키웠다. 들깨모가 자라고 장마철이 다가오면 난 바짝 긴장하며 들깨심을 날을 잡기위해 하루에도 몇번이나 일기예보를 보며 비가 언제 오는지 예의주시한다. 드디어 이번 주말, 토요일 오후 정오부터 비가 내리다 그치고 일요일도 오후 세시부터 내린다고 했다. 그럼 토요일에 14판을 심고, 일요일 8판을 심을 계획을 세웠다. 2판은 감자캐고 그자리에 심기위해 남기고.
토요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기 위해 금요일은 일찍 열시반에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 새벽, 점심과 간식을 싸고 모판을 싣고 아내와 함께 멧골로 갔다. 밭에 도착해 들깨밭을 보니.....가관도 아니다. 이건 밭이 아니라 완전 논이다. 벼를 심어도 될 판이다. 밭흙은 엊그제 큰비에 물을 머금으면서 질퍽거리고 여기저기 패여서 물이 흐른다. 윗집에서 공사를 하면서 물고랑을 내 밭으로 내놓아서 더욱 더 물이 많이 흐른다. 그래도 어쩔것인가? 무조건 심어야 한다. 이걸 심고나면 얼마나 허리가 아프고 삭신이 쑤실까? 시작도 하기전에 부담 백배이다. 질퍽거려서 장화신은 발이 잘 움직이기도 힘들지만 하나씩 꽂아넣었다. 들깨모는 한손에 두주 또는 세주씩 심는게 좋다. 너무 많이 심으면 나중에 들깨들끼리 경쟁하다 풍성하게 성장을 못할 수 있고, 딸랑 한주를 심으면 죽거나 쓰러지면 다시 심어야 한다. 다행히도 해가 나질 않아 우려했던 만큼 더위에 지치지는 않았다. 여덟판을 심고 아침을 먹고, 열네판을 더 심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음날, 일요일도 새벽 일찍 밭에 가서 남은 이랑에 마주 다 심고 늦은 아침을 먹었다. 모든 들깨모를 다 심고 나서 밭에 줄 맞춰져서 나란히 꽂혀있는 들깨를 보니 안도의 한숨과 뿌듯함이 교차했다. 이 넓은 밭을(아니 논에) 아내와 둘이 하룻만에 심었다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첫해 나는 모종을 포트로 하지 않고 그냥 씨뿌림으로 만들어서 뽑아다가 심느냐고 절반의 면적을 심는데 이틀이 넘게 걸렸고, 가뭄에 말라죽어서 또 보식하는데 하루를 넘게 소비해야 했다. 이번엔 약 2,700여주를 심었는데 나는 허리를 굽히고 심고, 아내는 다리를 굽혀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심었다. 일이 끝나자 나는 허리가 쑤시고 아내는 다리가 고장날 지경이다. 저녁에 나는 아내의 다리를 주무르고, 아내는 내 허리를 주물러주는 품앗이를 해야 했다.
들깨를 심기가 무섭게 이제 풀과의 전쟁이 또 시작되었다. 이른바 잡초대전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풀과의 전쟁보다도 들깨모를 심는일이 일년농사중에 가장 힘들다. 아내가 절반의 일을 해주니 그나마 버티고 하는거지 혼자 하라고 하면 도저히 못할거같다. 그래서 첫해는 밭의 반만 심었었다. 또 첫해는 심는것보다 풀베는게 힘들었는데, 이젠 예초기가 능숙해지다 보니 풀과의 전쟁은 좀 만만해졌다. 오늘 가장 힘든 큰 고개를 넘었으니 풀베고 들깨베고 타작하는 일이야 뭐.....웃으면서 할수 있겠지~~ 기분좋게 일을 끝내고 밭가에 주렁주렁 열린 피자두를 들통으로 하나 가득 따왔다. 열흘은 피자두 파티를 하겠네. 생으로 먹고 피자두 청, 피자두 쨈도 만들고, 피자두로 술도 담을수 있으면 좋겠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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