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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그리움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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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두산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이용악//

……..

오늘은 어제와 연결되었듯이
어제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가
항상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이 어제를 회상하지 않아도 될만큼
봄처럼, 한 여름처럼 화려하고 풍요롭다면

편집된 어제의 추억은 오늘의 삯바람에 병풍이 되어 준다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이 내리고
복된 눈을  피해 산토끼는 여물칸에서 한밤을 의지하고
정오쯤 처마밑 고드럼 녹는 물방울이 떨어지며 햇빛을 반사한다
어쩌자고 잠을 깨워 또 그곳을 그리워 하는가
목숨에 대한 반성문쓰듯이~!(2017.12.2)

……..

기록되지 않고 기억되지 않은 저곳에
함박눈이 푹푹 내리고
그리움위로 눈은 푹푹 쌓인다

어쩌다 두발이 시리고
산 모퉁이 삵바람에 살얼음 얼어 드는 산 마을을
그리워하는가?

밤 먹여주는 곳에 정붙이고
험한 곳 피하고, 눈 지긋이 감고, 등 돌리며 외면하며
등 따습고 배부른 이 곳에서!

어쩌자고 차가운 잠깨어
볼 빨개진 그 곳을 그리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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