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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인사 SALUT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1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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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SALUT ——————-

아무것도 없네, 이 거품, 순결한 시가
오직 술잔을 가리킬 뿐
그리하여 저 멀리 세이렌 무리 여럿이
물속으로 뒤집혀 자취를 감춘다

우리는 항해하네, 오 나의 각양각색의
친구들아, 나는 이미 배꼬리에서
그대들은 벼락과 혹한의 파도를 가르는
화려한 뱃머리에서

아름다운 취기가 나를 사로잡아
배의 요동에도 두려움 없이
일어서 축배를 들게하네

고독에, 암초에,별에
우리들의 하얀 근심을 가져오는
모든 것에

// 스테판 말라르메 <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

…………….

아프로디테 어깨에 머리를 기대려는 듯한 목신 판을 떠오려 본다.
둘이 사랑을 하면 어떨까?

뱃머리에서 벼락과 혹한 파도를 가르며 고독한 나를 구원할 어떤 친구를 그리워 하는가?
그러나 대지로 부터 너무 멀어져 있다
대지로 부터 멀어진 영혼의 거리가 하얀
근심의 농도인 것을!

뮤즈와 님프들이 봄과 꽃을 노래하는 파르나소스의 기슭에서 그들과 같이 어울릴 순 없을까!

모두가 뮤즈였고 님프였던 그 아늑한 처음을 향수하는가?
멀어져 온 만큼 오염된 욕망과 겁탈당한 내 욕망의 순수성에 외로워하는가?

아무것도 없네, 이 거품, 이 허전과 허무
오직 술잔을 가리킬 뿐!
그 고독만이 내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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