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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돌의시간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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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의 시간

자네가 너무나 많은 시간을 여의고 나서 그때 온전한 허심으로 가득차 있더라도 지나간 시간 위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세차게 몰아 부쳐서 눈을 뜰 수 없고 온몸을 안으로 안으로 웅크리며 신음과 고통만을 삭이고 있는 그 동안이 자네가 비로소 돌이 되고 있음이네

자네가 돌이 되고 돌속에 스며서 벙어리가 된 시간을 한뭉치 녹여 본다면 자네 마음속 고요 한 뭉치는 동굴속의 까마득한 금이 되어 시간의 누런 여물을 되씹고 있음이네

//서정춘 <죽편 >

………

허술한 허심으로 외피를 덧 씌운다 해도
지나간 시간위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에 세차게 불어온다
그럴 수록
동굴속 까마득한 돌이 되어 겹겹으로 수장되고 주인 잃은 그림자만 곁에 있다
부러움이 풍성해서 찬란했던 자네는 이제 부끄러움에 숨죽여 있는가? 가난해 있는가? 되 씹고 있는가? 그리워 하고 있는가?
사람과 사랑과 인연과 벙어리된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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