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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균열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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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내 오십 사발의 물사발에
날이 갈수록 균열이 심하다

쩍쩍 줄금이 난 데를 불안한 듯
가느다란 실핏줄이 종횡무진 짜고 있다

아직 물 한 방울 새지 않는다
물사발의 균열이 모질게도 아름답다

//서정춘 <죽편 >

……………

내 몸의 감가상각비는 얼마나 될까
보수하고 대체하고 조이고 기름쳐도
재생되지 않는 균열들
가동률은 떨어지고
가성비는 낮아지고
위험도는 높아지고

먼 길 왔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열매 맺는 봉숭아 땟깔이 아름답다
봉숭아 물들인 노을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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