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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맹의 農밀한 생활

작은 창고를짓다3

오늘은 어제보다 2024. 3. 2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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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경량목으로 벽면골조를 세우다.

어제 비소식이 있었기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창밖을 내다보았다. 예상과 달리 아주 화창하고 눈부신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왔다. 날이 이렇게 좋으니 오늘은 벽체골조와 지붕을 얹는일까지 가능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힘이 넘쳤다. 


아내가 출근한 후에 공구를 꺼내서 챙기고 전동드릴 배터리를 충전했다. 벽체를 세우기 위해서는 투바이 포 목재가 많이 필요했기에 어제 계산해 둔 수량만큼 사기 위해 읍내로 내려갔다. 그러다가 벽체 뿐 아니라 내부 선반도 만들어야 하고, 바닥도 타일을 깔던가 마루를 놓던가 해야 하기에 목재가 더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야금야금 목재를 사다가 쓰지 말고 언젠가 목재가 필요하면 가져다 쓰라고 하던 Y지인이 생각났다. 즉시 지인한테 전화해서 나무를 얻으러 가겠다고 했더니 어서 오란다. 올커니 일단 얻어서 쓸만큼 쓰고 모자르면 사기로 했다. 9시반쯤 지인집에 도착해서 쓸만한 나무를 실었다. 학교 교실바닥을 뜯어논 마루를 보니 나도 창고 바닥을 마루로 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루바닥을 깔만큼 실어왔다. 그리고 선반으로 만들것들이나 책꽂이 제작용 나무도 몇개 실었다. 오는길에 철물점에 가서 투바이포 목재를 사서 집으로 왔다. 벌써 11시 반이다. 이거 작업도 하지 않았는데 오전이 다가고 있다. 차에서 목재를 내리고 잠시 작업 구상을 하는데 앞집 어르신이 오셨다. 창고를 잘 만든다느니, 꼭 필요한 걸 만드니 아내가 좋아하겠다느니 하시다가 좀 부탁할게 있다고 하신다. 무어냐고 물으니 이따 두시반에 바깥 양반을 군청 2층 회의실에 태워다 주면 좋겠다고 하신다. 뭔일이냐고 물으니 직불금인가 그걸 신청해야 한다고 하시길래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번엔 전화가 왔다. 내가 무상으로 부치고 있는 땅의 밭주인이다. 오늘 로타리를 치려고 하니 밭에 비닐을 싹 제거해 달라고 하신다. 아 벌써 치시게요 하면서 알았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나서 즉시 차를 몰고 밭으로 갔다. 지난번에 제거하다만 감자 두둑의 비닐을 제거하고 나서 집으로오니 한시 반이다. 이런 이런....이거 점심도 못먹고 좀있다가 앞집 어르신 모시고 읍에 가게 생겼다. 즉시 식은밥을 데우고 국을 끓여서 국밥을 말아먹었다. 그러면서 읍에 전화를 해서 오늘 어떤일로 방문하는지를 물었다. 담당자는 직불금 신청을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두시반부터인데 앞에 사람이 밀리는 경우가 있으니 아예 네시쯤 오면 한가하다고했다. 난 앞집으로 가서 어르신께 한가한 네시에 모시고 읍에 가겠다고 말씀 드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오전내내 공치고 두시가 되어서야 첫 작업을 시작하려니 조급하기도 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순서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대로 앞면 벽 골조를 202cm기둥 세개와 아랫도리 윗도리를 조립해서 토대목 위에 올렸다. 그런데 기둥높이가 한치가 남는다. 순간 내가 뭔 계산을 잘못했나 싶어 자세히 보니 조립을 잘못했다. 기둥이 바닥에 닿아야 하는데 바닥밑도리 위에 기둥을 얹어서 조립을 한 것이었다. 투덜거리면서 다시 내려서 나사를 풀고 한치만큼 아래로 내려 조립해서 골조를 세웠다. 아...이렇게들 목조주택을 세우는 구나 하면서 나자신이 마치 목수인양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어서 다른면 바닥에 토대목을 고정했다. 드릴로 목재에 구멍 세개를 뚫고, 그 지점을 시멘트 바닥에 표시한 후에 앙카드릴로 뚫기 시작했다. 어젠 덜 말라서인지 쉽게 뚫린거 같은데 오늘은 한참 걸렸다. 하나 뚫는데 5분이상이 걸린듯하다. 아무쪼록 제대로 구멍을 뚫은 후에 앙카드릴을 박아서 토대목을 고정했다. 토대목 아래에는 방수씰을 넣어서 습기가 올라오는 걸 막았다. 그리고 다시 토대목 위에 벽체골조를 세웠다. 한쪽은 270cm이고 다른 한쪽은 202cm인 기둥에 가로대를 두개 가로 질러 조립했다. 이때 마침 윗마을 지인형이 놀러았다가 내가 조립하는 걸 도와주고 옮겨서 토대위에 세우게 해주었다. 정말 사람 손 하나 있는거랑 없는거 차이는 엄청났다. 손쉽게 벽체 두개를 세웠고 두면의 벽체를 체결나사로 연결했더니 흔들림이 없고 튼튼했다. 이어서 지붕을 얹기위해 서까래를 놓았다. 서까래는 세개로 첫날 작업한 벽면 가로대에 걸쳐서 고정하고 한쪽은 처마에 걸쳐놓았다. 그리고 나니 벌써 네시가 되었다. 부랴부랴 앞집으로 가서 어르신을 태우고 읍으로 갔다. 읍사무소에서 어른신이 직불금신청과 서류점검을 하는 사이 철물점에 전화해서 샌드위치 판넬에 대해서 물었다. 두계 100mm판넬이 있고 규격은 가로 1000mm, 세로 2500mm부터 있다고 했다. 나는 처음 지붕을 구상할때는 서까래 위에 OSB합판을 얹고 그 위에 방수포와 슁글로 마무리 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의 작업속도와 내 기술솜씨, 그리고 목재를 자꾸 사다 쓰는게 귀찮아서 샌드위치 판넬을 붙이기로 맘먹었다. 잠시후 어르신이 일을 마시치고 차로 오시기에 모시고 집에 태워다 드렸다. 그리고 다시 읍내 철물점으로 가서 샌드위치 판넬 두장을 사서 차에 실었다. 내 봉고차에 다 들어가질 않아서 판넬을 끈으로묶고 차 뒷문을 다시 그 끈으로 묶어 살짝 열린 상태로 판넬을 가지고 왔다. 집에오니 벌써 5시 반이 넘었다. 서까래 얹어 놓았던 걸 피스와 꺽쇠를 이용해 고정시켰다. 서까래 사이를 다시 몇개의 보강재를 대서 양옆으로 고정하는데 아내가 퇴근했다. 그렇다면 벌써 6시반이 되었단 얘기다. 평소라면 아내가 오기전에 밥도 해놓고 국도 끓이고 했는데 오늘은 밥도 하질 못했다.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하던일 마주 하기 위해 저녁을 부탁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도 일하는 중간에 목재 가지러 지인 집에 갔다오고 또 밭에 로타리 친다고 해서 밭에가서 비닐 제거하고, 마을 어르신 모시고 읍에 다녀오고...예상하지 못한 시간이 생겨나서 지붕까지 얹으려던 계획은 내일로 미뤘다. 오늘 가장 짜증나고 어려웠던건 사다리 위에서 피스작업을 할 때였다. 작업 위치상 어쩔수없이 왼속으로 드릴작업을 해야 했는데, 오른손과 달리 왼손은 정확도도 떨어지고 밀어야 할 때 제대로 밀지를 못해 틱하고 나사가 사다리 아래로 떨어지곤 했다. 미리 예상하고 나사못을 수십개 가지고 올라왔지만, 한번씩 틱하고 어긋날때 마다 짜증이 무수히 나고 화까지 났다. 거기에 사다리 위에 얹어놓은 망치가 떨어지고 드릴이 떨어지고....와 정말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했다. 이것도 못하냐고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했다. 아예 왼손잡이로 사는 연습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도 겨우 마무리를 해놓고 공구를 정리했다. 오늘 작업한 걸 바라보면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이러저런 시간 다 빼먹고 순서도 허둥지둥 한 내모습이 안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위로할수밖에. 
낼은 서까래 하나 더얹고, 그 위에 샌드위치 판넬 지붕얹고 방수포 씌우고 슁글작업을 하고자 한다. 원래 샌드위치 판넬로 정하기 전에는 합판을 씌워 지붕 크기를 가로 180cm, 세로 227cm로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샌드위치 판넬이 가로 200이 되는 바람에 서까래를 하나 더 얹게 생겼다. 지금까지 했던 걸 수정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나더 얹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기존 서까래에서 옆으로 붙이는 방식은 힘을 받을수가 없으니 보기에 흉해도 받침대를 대거나 연결 꺽쇠를 대서 보강해야 한다. 이런저런 구상도좋지만, 직접 낼 아침에 서까래를 보면서 머릴 쓰면 좀더 낫지 않을까 싶어 오늘은 아예 생각도 않기로 했다. 이제 지붕얹고 방수포 씌우고 슁글작업만 하면 주말에 비가오더라도 걱정이 없겠다.  오늘 온다던 비가 내일 오후로 연기된만큼 오전에 바짝 고삐를 당겨 일하자. 가능하면 창문까지 달아 놓을수 있길 희망한다.


Y지인에게 얻어온 목재들.
투바이포 목재를 재단하고 난 짜투리들.
앞면 벽체골조와 측면 벽체골조, 그리고 서까래 세개.
측면 토대목을 고정하고 그 아래 방수씰, 위에 벽체를 얹었다.
목재가 부족해서 그냥 있는 걸 잘라서 연결했다.크게 측면으로 힘을 받는게 아니라서 괜찮을 것이다.
전면 기둥과 측면 기둥을 체결볼트로 연결했다.
사다리 작업을 하다보니 전동드릴도 떨어지고 나사도 무수히 떨어졌다.
한번 사다리위에서 왼손 드릴 작업을 할 때마다 몇개씩 나사가 떨어진다.
자동차에 두께 100mm,가로1000mm,세로2500mm샌드위치 판넬을 싣고 왔다.
어제 사다 놓은 창문샷시. 가로, 세로 각1,000mm

 

쌓아놓은 목재와 샌드위치 판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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