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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맹의 農밀한 생활

작은 창고를 짓다5

오늘은 어제보다 2024. 3. 3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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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합판을 붙이고 슁글로 지붕을 덮다.

 집을짓건, 창고를 짓건 공사를 하는데는 날씨가 반이고 실력이 반이다. 매일 일기예보를 보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순서를 정한다. 계획을 세우며 다음 공정에 대해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지 유튜브를 통해 배운다. 대개는 지붕을 씌우고 나면 비가와도 실내작업을 하거나 전기공사를 하거나, 내벽이라도 작업 할수 있는데 내 경우는 딸랑 한평남짓이라 재료 쌓아놓고 공구 늘어놓으면 옴짝 달짝 할수있는 여유가 없고 전기 배선도 필요가 없다. 그러니 비가오면 거의 공치는 날이다.

 요새 매일 비가오고 그치고 뭣좀 하려고 하면 또 비가 내린통에 뭐하나 제대로 공정을 이어가질 못했다. 당연히 아주 짬짬이 공사를 했다. 어떤 날은 외벽에 합판을 붙이려고 공구 내놓고 자재 자르다가 비가 와서 다시 집어넣은 적도 있었고, 딸랑 피스 몇 개만 박고 끝낸 적도 있다. 지붕에 방수시트를 씌운 뒤 비가 와서 몇 일 쉬었고 해가 났지만 바짝 마르길 기다리면서 또 이틀을 보냈다.

 그 사이에도 또 짬짬이 외벽 합판을 붙이거나 스티로폼 단열재를 오려 넣거나 내부 합판을 붙기기도 했다. 외벽체는 벽면을 합판으로 붙이고 내측에 스티로폼단열재를 넣고 마감은 시멘트사이딩으로한다. 외벽합판을 붙이기 전에 창틀을 세웠다. 창문틀 크기보다 2~3mm크게 양측에 세로 틀을 대고 위에도 가로질렀다. 그리고 창으로 비가새서 합판벽이 썩을까 무서워 창틀에도 방수시트를 붙였다. 외벽은 원래 OSB합판으로 붙이고 그 위에 방수 투습의 타이벡을 붙일 계획이었지만, 읍내 철물점에는 OSB합판이 없었다. 또 창고따위를 짓는데 뭔 타이벡이 필요할까 싶어 생략했다. 철물점에서 사온 10t(10mm)두께의 일반합판으로 외벽체  한쪽을 막았다. 그리고 합판을 대기 어려운 벽면과 기존벽 사이에 지붕가공때 잘라낸 샌드위치 판넬을 붙이고 몰딩철판을 덮고 실리콘으로 마감했다. 그후 합판을 둘러붙여 외벽체를 공사했다. 글로 보면 합판잘라 피스박아 붙이면 끝이지만, 실제는 어처구니 없는 시간도 많다. 치수를 재고 합판을 자르러 가서는 치수가 생각이 안난다거나, 줄자로 치수를 재면서 잊지 않으려고 볼펜으로 적으려는데 볼펜이 없어 찾아다니기도 했다. 여러 우여곡절끝에 외벽 합판이 끝났다. 이제 외벽체위에는 타이벡없이 그냥 시멘트사이딩으로 마감할 예정이다. 날이 저물어 일을 끝내고 자재를 비닐로 덮어두었다.

 담날 비가 그친사이에 외벽작업한 내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넣었다. 스티로폼을 자르고 맞춰 넣는일은 애들 장난같은 일이지만 이것도 크기를 정확히 자르지 못해 몇 번이나 도려내고 깍아내고 구겨넣어야 했다. 그럴때마다 짜증이 났지만 여기서 내가 화를 내면 더 큰 화와 실수, 공사망침이 온다는걸 알기에 그럴때는 화를 삭이며 담에 어떻게 할까를 생각했다. 한벽면 내측에 단열재를 넣고 창문도 달았다. 창틀안에 2~3mm작은 창문이 쏙 들어갔고 양측에 피스를 박아 고정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공사 맨 마지막에 창틀을 하면서 창문날개를 밖에서 고정해야 하는데 미리 바깥날개를 잘라버렸기에 바깥 창틀의 방수가 어렵게 되었다. 이런 엄청난 실수를 나중에 벽체 마감하려는 시점에 수정하게 된다) 우선은 뭐가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쳤다.

 이틀간 비가 오지 않고 지붕에 물기가 없는 날, 오후에 슁글을 붙였다. 처마지붕위에서부터 지붕경사면 위로 올라가면서 절반씩 겹쳐 덮음으로써 비가 방수시트나 내부로 들어가지않고  흘러내리게 된다. 한줄 덮고 슁글못을 두 개쯤 박아 고정하고 가스 토치로 슁글 겹침면 접착부위를 달구고 그 위에 슁글을 또 얹는다. 슁글 색상은 기존 보일러실과 같은 적색계열의 사각슁글이라 이질감이 없다. 가로 1800mm(1.8m)×세로 2270mm(2.27m)를 덮는데 슁글 두 판이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외부용 실리콘으로 옆 보일러실과 연결부위나 처마위, 벽면과 맞닿는 부분을 쏘아주어서 방수가 되도록 했다. 지붕은 이제 완전히 끝이났다. 더 이상 사다리를 타고 못을 주우러, 망치를 주우러, 볼펜이나 줄자를 찾으러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아도 된다.
 창문이 있는 벽면에 단열재까지 넣고나니 이젠 내벽합판을 붙일 차례다. 얇은 베니아합판을 치수대로 오려서 퍼즐 맞추듯 붙이면 된다. 그런데 내가 눈이 잘못된건지 기억력이 잘못된건지 잦은 실수가 있는데, 가령  165cm라고 재고 나서 자를때 순간적으로 156cm라고 기억을 읊어내며 표기한다. 그리고 그 표시된 지점을 잘라낸다. 잘라낸 판대기를 벽에 가져가보면 약 9~10센티미터가 모차란다. 깜짝놀라 이게 뭔일인가 싶어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공구를 집어던지면서 상심하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이런 실수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것이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러다보니 이어붙이지 않고 한번에 붙일 판대기가 덕지덕지 퍼즐이 되기도 하고 기둥이나 골조도 이어붙이곤 했다. 그래도 하루에 한조각을 붙이던 열조각을 붙이던 매달려 일하면 조금씩 공사는 진행되었다. 어렵사리 한조각 한조각 단열재를 잘라넣고, 벽면합판을 잘라붙이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은 다음 공정을 생각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배우고, 가끔은 읍내나 남원 철물점에 가서 자재를 사왔다. 장수 철물점에 시멘트사이딩이 없어서 남원에 가서 사왔는데 간김에 부속재료나 다음 공정까지도 염두에 두고 사왔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 허둥거리기도 했다. 시멘트사이딩 마감재로 코너각이나  몰딩, 전용피스 등이 있는데 그걸 또 사지 않고 와서 다시 사러 나가야 했다.
다음에 계속~

비가 자주와서 목재를 늘 비닐로 덮어두어야 한다.
비가 온다기에 합판을 지붕아래 넣었는데 다 안들어가고 일부 노출되었다. 닭이 아궁이에 머리만 쳐박은 모습이다.
외벽 시작부에 샌드위치 판넬을 잘라 벽체를 이었다. 마감은 몰딩후 실리콘 처리.
합판을 붙이는 중.
기존 집의 벽면과 연결하기 위해 벽면 모양대로 잘랐다.
제법 정확히 자른듯 했지만 몇번이나 오가며 수정해야 했다.
그 와중에 사다리위의 못통이 떨어져 모두 쏟아졌다.
작업중 망치,칼,드릴 등을 어디에 올려 놓는게 습관인데, 자꾸 떨어진다.
창틀과 외벽 합판.창틀위에도 방수시트를 붙이고 있다.
방수시트를 붙이고 창문을 넣어보았다.
창문을 달고 측면에서 본 모습.
외벽합판을 두조각 붙이고 창문을 넣어보았을 때.
제법 근사해 보인다. 이 위에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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