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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참가 하프마라톤-제6회 부천 복사골마라톤대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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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참가 하프마라톤-제6회 부천 복사골마라톤대회

오늘은 어제보다 2011. 11. 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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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 참가기

일시: 2011. 11. 20(일)

장소: 부천종합운동장

 

 

갑자기 추워진 초겨울의 쌀쌀한 날씨 속에 제6회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가 열렸다.

4주전에 경기통일마라톤을 달리면서 한 달 동안 착실한 준비와 훈련으로 부천복사골마라톤대회는 1시간40분 이내에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었다.

그렇지만, 언제나 연습부족은 온갖 변명을 동반하면서 발생한다.

이번에는 20일전쯤 어지럼증으로 넘어져 머리를 다치는 일이 생겼고, 병원을 다니고 치료를 하고.....그 후유증에 1주일간 어떠한 운동도 하지 못했다.

대회를 1주일 앞두고 지난 월요일에는 과음으로 몇 일 동안 운동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나는 그동안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운동하면서 힘들었으니까 이번에 몇 일 휴식을 충분히 주었으니까 오늘 대회는 피로감없이 잘 뛸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대회 당일 아침은 꽤 추웠다.

나는 마라톤팬츠를 속에 입고 겉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아내와 함께 부천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아내는 10키로미터를 오늘 처음 달린다.

오늘을 대비해서 3주 정도 휘트니스센터에서 30분 걷기와 20분 달리기를 연습했다.

나는 지난해 9월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에 10키로미터를 처음 참가하면서 오늘까지 10키로 4회, 하프2회, 풀코스1회를 달렸다.

오늘 하프를 완주하면 하프코스 3회의 참가가 된다.

하프 첫 출전은 1시간58분이었고, 지난달의 두 번째 참가는 1시간 48분58초였다.

아무튼 오늘의 목표는 1시간 45분 이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세웠다.

 

부천종합운동장에 도착하니 공자형과 천코치님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무료로 나눠주는 차를 한잔씩 마시고 옷을 갈아입고 물품보관소에 물품을 맡겼다.

날씨가 추운관계로 마라톤팬츠를 입고 달리려던 계획을 바꿔서 그냥 트레이닝복을 입고, 상의만 반팔을 입었다.

천코치님은 부상과 과음으로 오늘 달리지는 못하고 우릴 응원해주러 왔다.

대회석에는 부천시장님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등 관계인들이 대회시작을 선언하고 있다.

9시가 되어 출발을 알리는 축포가 카운트다운도 없이 해프닝속에 울려 퍼졌고, 사회자가 다시 출발을 정정하며 카운트다운을 알렸고 달림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내에게 오늘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공자형과 나란히 마라톤 인파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공자형과 15키로미터까지는 동반주를 하고 이후 힘이 남으면 나머지 구간을 자유질주하기로 하였다.

나는 초반에 좀 빨리 달리고 후반은 전반보다 늦춰 달리기를 생각했었지만, 10키로 달림이와 하프달림이가 함께 달리는 관계로 출발선이 복잡하여 내가 전반 달리고자 했던 속도에 미치지 못하였다.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1키로미터를 지날 때 시간은 5분40초의 페이스였다.

내리막길을 만나 소사역 사거리(2Km)를 지날 때는 10분20초대로 빨라졌다.

심곡복개천을 지나는 3키로미터 구간에서는 15분10초의 시간을 기록했다.

이후 부터는 1키로미터를 4분50초에 달리는 정상적인 달림이 가능해졌고, 하프와 10키로주가가 나뉘어지는 복사골 네거리에서는 달리는 사람이 한층 줄어들어서 구간은 많이 한산해졌다.

중동대로에 접어들면서 공자형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힘들지 않게 달려 나갔다.

4분50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내가 목표로 했던 1시간45분이내에 완주는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의 문제점은 항상 18키로미터에 있었다.

18키로지점에 이르러 체력이 급저하하면서 걷게되는 습관, 그것을 어떻게 넘어설것인가가 관건이었다.

7.5키로미터 지점에서 함께 물을 마시고, 삼정동 고가를 넘었다.

그동안 평탄하게 달려온 길이었다면, 삼정고가는 처음 만나는 힘든 길이었다.

둘이 나란히 이야기하면서 달리다보니 마라톤 대회임을 잊게 해주었고, 지치지 않게 해주었다.

삼정동을 넘어 오정대로로 접어들었다.

어느덧 10키로미터를 달렸다.

시간을 보니 49분20초였던가.....

내가 목표로 했던 전반 페이스 47분에는 못 미쳤다.

나의 원래 목표는 4분35초~40초대를 달려 11키로를 지날 때, 51분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약간의 조바심이 났지만, 공자형이 옆에 있으니 끝까지 따라 뛰면 후반의 페이스 저하를 막을 수 있을것 같았다.

12키로미터에서 14키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바람이 뒤에서 밀어주고, 머리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상쾌하기만 했다.

머리를 다쳐서 제대로 연습도 못하고, 어젯밤에도 잠들기전 ‘달리다가 머리다친것이 영향을 받아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머리는 아픈데없이 맑고 기분은 좋았다.

날이 추운관계로 여름 달릴 때와 달리 땀이 그다지 많이 흘러내리지 않는 것도 좋았다.

15키로미터를 달리면서도 속력은 줄지 않았고, 계속 1키로미터당 4분50초를 유지했다.

지난 경기파주대회에서 만나 함께 달렸던 홍길동대표님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앞서나갔다.

15키로미터를 넘어서면서는 약간의 언덕과 평지가 이어져서 달려오면서 지친몸을 더욱 힘들게 했다.

공자형은 좀더 속도를 내겠다며 16키로부터 앞서 나갔다.

나는 이번만큼은 걷지 않고, 속력을 늦추지 않고 달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자형과 20미터의 거리를 유지하며 달렸다.

드디어 내가 가장 힘들다고 겁먹었던 18키로미터 지점에 이르렀다.

3키로미터를 남겨두고 시간을 보니 1시간27분30초가 지나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1시간 40분 이내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지만, 5분의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으면 1시간41분대의 기록이 나올 것 같았다.

약간의 언덕에서 힘을 빼더라도 내리막에서 힘차게 달려 마지막 1키로미터를 4분20초에 달린다는 마음속 계획을 세우고, 다른 생각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여월동 아파트단지를 지나 작동에서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공사구간의 언덕을 달려 올라갔다.

숨이 차고 다리근육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와서 순간 걸을까 말까를 망설였다.

잠시 망설이며 속도가 줄어드는 순간 공자형은 언덕너머로 보이지 않게 멀어졌다.

나는 아직 내 체력은 바닥이 아니다고 진단하고,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것이냐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마음속으로 ‘나의 피 피끓는 나의 영혼은 달림을 멈추지 않으리’ 라고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추스렸다.

오늘의 마라톤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어차피 40분 이내에 들어가기는 틀렸다고 생각하니 방심이 생겨났고, 조금 걸어도 45분 이내에는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덕을 넘어 내리막길을 힘차게 달리니 엉덩이와 가랑이가 뻐근해진다.

올라올 때 잔 발걸음으로 힘겹게 올라와서 내리막에서 속도를 낸다고 다리를 넓게 벌려 달리니 엉덩이 근육이 조금 무리한 것 아닌가 싶다.

종합운동장 4거리를 돌아 운동장 앞을 힘차게 달리며 서너 사람을 추월했다.

결승점이 보이는 마지막 운동장 한바퀴를 도는 동안이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제 나의 발걸음 한걸음 한걸음으로 몇 초를 더 줄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마치 단거리선수가 된 것처럼 넓은 보폭으로 힘차게 달렸다.

멀리 보였던 공자형이 조금 앞에서 골인했고, 약 7초차이로 내가 골인했다.

마지막에 둘이서 나란히 동반 골인을 해야겠다고 열심히 따라붙었지만, 힘들었다.

시간은 1시간41분24초!!!

아내는 10키로를 이미 달리고 들어와서 나와 공자형을 맞아주었다.

오늘은 목표한 시간에 제대로 들어왔고, 운동연습량에 비해 훌륭하게 완주했다.

이제 다음 목표시간은 1시간35분 이내에 완주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엉덩이근육은 뻐근하지만, 맘은 한없이 기뻣고 가슴속엔 벅찬 기운이 샘솟았다.

더구나 아내도 이제 달리기를 한다고 하니 더욱 기쁘다.

우리는 땀을 닦고 나서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에 대회에서 나누어주는 떡국과 막걸리, 두부김치를 먹으면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커다란 현수막이 인상적이다. 떡국 무한리필~

빵과 음료수를 받았고, 마라톤완주 기념메달을 받았는데, 모양이나 도안이 다른 대회보다 예쁘다.

 

 

 

 

 

막걸리한잔과 간단한 요기를 하고 미리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해서 나중에 합류한 동료들과 맛있는 삼겹살에 막걸리 파티를 했다.

그동안 달리면서 느꼈던 생각과 고비고비에 들었던 생각을 쏟아놓다보면 서너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마라톤을 한 두시간 달렸다면, 술자리는 그야말로 마라톤 풀코스의 두배이상을 달린다.

달리기는 9시부터 1시간 41분을 달렸고, 잠시 휴식뒤에 식당에 온시간은 12시.

12시부터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다가 집에 온시간은 저녁 8시.

그것도 아내가 무우깍두기 담근다고 고추사오라고 명령을 내려서 할수없이 들어왔다.

집에 오면서 형들한테 마누라가 화가 나 있지 않으면 다시 나오겠다고 했는데, 집에오니 아내의 화가 보통이 아니다.

에구 다시 나가긴 틀렸다.

밤 10시가 되어 형들한테 전화가왔다.

이제 헤어진다고~

살짝 혀 꼬부라진 소리로 잘자라고 하는 목소리에 정감이 느껴진다.ㅋㅋㅋ

잠자리에 들기전 나는 우리 모임의 이름을 어떻게 정할까 고민을 하다가 퍼득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주당천리!!!

천리를 달리고 술을 마시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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