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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찐놀이(진놀이) 본문
찐놀이(진놀이)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때 운동장이나 동네어귀에서 뛰놀던 놀이중에 ‘찐놀이’ 가 있다.
표준어로는 진놀이지만, 우린 찐이라고 불렀다.
내가 다니던 시골서는 야구나 축구보다는 ‘찐놀이’ 나 ‘리을다께’ '마작' 등을 더 많이 하고 놀았다.
아무래도 강원도 산골이라 넓은 공간보다는 좁은평지와 비탈이 많아서 일 것이다.
예닐곱명이 한 팀이 되어 양쪽이 서로 보이는 50여미터의 거리에 커다란 나무나 벽을 진지로 삼는다.
우리진지에서 상대진지를 보고 있다가 서로 염탐하거나 유인하러 한 두명이 달려 나오면 그에 맞춰 우리편에서도 병사가 달려나간다.
상대병사 보다 늦게 출발한 사람이 더 센 힘을 갖는다.
상대편과 서로 마주 쳤을때 승부는 누가 늦게 나왔는가에 달려있다 .
늦게 나와서 힘이 센 경우도 있고, 먼저 나왔어도 중간에 터치를 받아 새로운 힘을 얻어 힘이 센 경우도 있다.
종종 서로 자기가 늦게 나왔다고 주장하며 말다툼도 벌어진다.
상대를 마주치지 않고 슬쩍 비켜서 상대의 진지로 달려가 길게 늘어져있는 우리편 포로에 손을 대어 그들을 구출하기도 한다.
또 운이 좋으면 상대진지가 비었을때 진지에 손을 대면서 ‘찐’ 이라고 외치면 끝나는 때도 있다.
그래서 빠른 달리기와 편끼리의 단합이 요구되는 공동체 놀이였다.
또 상대보다 먼저 나가서 상대의 손에 닿지 않도록 하면서 그 상대를 유인해 와서 우리편의 나중 출발한 사람 손에 닿게 하는 것도 필요했다.
이른바 매복전술이다.
양쪽의 진지는 소중히 지켜야할 근거지다.
상대방의 진지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쏜살같이 달려 나가 그 상대방을 치면 그는 죽어서 우리편의 포로가 된다.
그는 우리 진지로 끌려와서 우리 진지에 팔을 대고 자기편의 구원을 기다려야 한다.
상대방의 포로가 늘어나면 포로는 포로끼리 서로 팔을 잡고 길게 늘어서서 자신의 편이 와서 쳐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학교에서 공부 끝나고 잠시 쉬는 10분의 시간동안 가끔 한판의 경기가 끝나곤 했다.
다시 다음시간에 하자고 약속하고, 공부시간에 작전을 짠다.
먼저 우리 진지를 저쪽으로 할것인지 이쪽으로 할것인지 잘 판단한다.
그리고 '인사가 만사' 라고 했던가.
공격할자와 수비할자를 나누고 공격자에 최전방 장수와 구원할자를 정한다.
작전의 핵심은 어떻게 상대 진지에 접근할것인가와 상대의 가장 빠른 장수를 어떠한 방식으로 포로로 잡는가이다.
처음 한두판은 빠른자가 끝까지 쫒아가 달리기로 승부하지만 이건 한두번 해보면 지치고 바닥나는 전술이 된다.
그래서 유인과 매복전술은 필수다.
상대편의 빠른자를 유인하기 위해 걸음느린 우리편을 내보내 그가 달려 나오게 만든다. 또는 상대편의 빠른 누군가가 출발하면 이중 삼중으로 그가 움직일 공간에 매복을 펴서 잡거나, 혹은 상대의 발빠른 자를 숨어보다 그가 출발할때 더빠른 장수를 내보내 유인해온자와 터치하며 합동으로 잡기도 한다.
간혹 유인하러 갔던자가 넘어지거나 너무 느려서 오히려 포로로 끌려갈때도 있다.
잘 보이지 않는 나무뒤나 놀이터 뒤에서 그런 매복전술을 펴면서 상대팀을 대거 유인해 진지를 비워놓게 만들고 이틈을 타서 발빠른자는 상대의 진지로 바로 달려가 ‘찐’ 을 한다.
‘찐’ 을 외치며 상대의 진지를 찍을때의 기분~
그건 아마도 축구선수가 골을 넣을때의 그 기분일것이다.
난 제법 달리기가 빠른 편이었다.
초등학교때 100미터를 14초후반에 달릴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찐놀이를 즐겨하곤 했었고 '찐' 도 여러번 찍었다.
이런 재미있는 놀이가 중학교 다니며 부터는 웬지 시시하고 재미없는 놀이가 되어 버렸다.
왜일까?
요즘 초등학생 아이들도 이런 놀이를 하고 노는지 모르겠다.
내년 봄 야유회에 ‘찐놀이’를 프로그램으로 넣어 함께 놀아보아야겠다.
그날이 빨리 오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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