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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둔산장을 가다

오늘은 어제보다 2010. 3. 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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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한 둔덕 살둔산장

 

이번 휴가는 아내 일정에 맞추느라 좀 일찍 다녀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7월19일(토요일)-21일(월요일)까지 가려고 했는데, 태풍이 온다는 얘기에 1박2일로 줄였습니다.

살둔산장을 예약하고자 했지만 이미 다 차버려서 그냥 가서 민박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비가 엄청 내리네요 그럼에도 저의 믿음하나는,

분명히 태풍때문에 살둔산장을 예약했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믿음. !!!

그 믿음이 현실화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산장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예약이 취소되어서 방이 비었으니 오셔도 된다고요. 그러면서 운두령은 구름안개가 껴서 힘드니 홍천으로

들어오는게 좋겠다고요.

 

저는 빗속을 뚫고 아내랑 횡성으로 내려갔습니다.

횡성 공근에서 조카애들 3명을 태우고, 갑천을 지나 서석으로 나아갔습니다.

중학교때 놀러다니던 길을 다시 가보니 잘 모르겠더라구요.

삼거리서 오른쪽으로 2Km쯤 갔다가 아닌것 같아서 돌아나와 왼쪽으로 10여Km를 갔더니 막힌길입니다.

어답산 등산로 입구네요. 허걱

다시 돌아나와 아까 갔던 길로 한참 가니 홍천 서석면가는 길이 나오네요.

서석면은 예전 역사기행때 왔던 곳입니다.

역사학 연구소 박준성 선생 등 뜻있는 분들이 갑오농민전쟁 참가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석도 근처에 있습니다.

수타사 계곡도 근처에 있구요.

 

홍천 서석을 지나서 본격적인 산길을 접어들었습니다.

아래서 올려다보니 정말 구름과 안개가 가득한게 저위에는 뭐가 있을것이며, 올라서면 또 얼마나

내려가야 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길이 가파르고 고불고불해서 애들도 졸다가 깨고 아내도 와...조심해 라며 깨어났습니다.

가면서 해발 표시가 자주 눈에 띠었습니다.

해발 500m, 부천에서 본다면 관악산이나 북한산 중턱쯤 되겠네요.

좀더 지나가니 해발 650m가 나오네요.

여기가 그 유명한  하뱃재입니다.

하뱃재에 올라서니 완전 마을이 개마고원처럼 펼쳐져있네요. 산꼭대기 마을에 학교도 깨끗하게 지어져 있구요.

율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인제군 상남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상뱃재(866)와 창촌이 나옵니다.

어느쪽으로 가도 살둔에 갈수있지만 길은 왼쪽 상남으로 가는게 편하지요.

하뱃재-상뱃재-운두령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정말 한국에서 가장 구불구불하고 험한 길인것 같습니다.

한국의 오지중에서도 가장 늦게 포장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하뱃재를 내리달려서 상남으로 갔고, 거기서 간단한 먹거리와 과자, 지렁이를 사고 미산계곡 상류인

살둔산장으로 향했습니다.

미산계곡을 지나 가면서 왼쪽에 방태산 가는길과 다리가 있네요.

예전은 여기가 도로가 없어서 지금의 살둔을 가려면 운두령을 넘어와야 했다고 합니다.

해발 1089m의 운두령을 넘어 온 마을이 살둔이다보니 오지중의 오지였지만, 지금은 미산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쉽게 다가갈수 있네요.

그래서 살둔마을은 홍천군 내면에 속하고, 그냥 평범한 계곡은 하류인 미산계곡은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도로가 없었을때는 개울이 구불구불 흐르다보니 미산리서 살둔리 까지 가려면 개울을 몇번이나 건너서야 걸어서

갈수있었다고 하는데....십수년 전인가 언제부터 비포장 도로가 생겼고....이젠 완전 포장된 도로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런 도로는 나지 않고 그냥 두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산장지기나 여러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바램일수도 있겠지요.

 

아침 겸 점심먹고 출발한지 두시간 반에 횡성 도착해서 애들 태우고 다시 출발, 5시가 되어 산장에 도착했습니다.

언제보아도 한적하면서 멋있는것 같네요.

이전보다 좀더 도시 때를 탔다는 느낌과 잔디밭도 만들어져있고, 화장실도 이제 수세식으로 산장안에 있네요.

편해지긴 했는데 웬지 또 이런 개발과 편리함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산장에 온 사람들은 아침가리골을 가려고 왔다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개인산 개인약수나 한모금 떠 마시고 산장에

와서 묵으면서 오늘 만취를 기대하는 사람들입니다. 8명이 있네요.

산장지기와 친구분, 그 부인까지 모두 열한명, 우리 5명

모두 16명이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산장의 풍경이나 개울, 낚시, 계곡이 맘에 들었는데 조카애들은 어떠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놀이동산이나 물놀이를 할수없어서 조금 서운했을것 같네요.

다음에 갈때는 살둔이 아닌 아침가리골이라는(삼봉 자연휴양림)곳을 가보고 싶네요.

살둔보다 훨씬 상류이고, 차가 들어갈수없어 걸어들어가야 한다네요.

 

여러분~

살둔에 다녀오세요. (강추)

언제가더라도 시원함과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네요.

청정계곡, 개인약수, 흐르는 물, 방태산, 삼둔사가리, 어름치, 매자, 쉬리, 메기 모두가 살둔에 가면 만날수 있답니다.

 

전통 귀틀집-살둔산장의 우아한 자태가 참 멋있습니다.

산장 2층 오른쪽 뒷편의 안개구름은 신비로운 무언가가 사는듯한 느낌도 주고요.

 

침풍루라고 불리우는 2층집은 맞배지붕으로 가분수같은 느낌을 주지만 어떤면에서는 위엄을 세우고

위압적인 느낌도 주네요.

 

통나무와 황토를 이겨서 벽을 만들었기에 벽면 자체만도 숨을 쉬는것 같습니다.

거기에 사방의 창을 열면 바람이 시원하게 어디에서건 들이칠수있어 더욱 시원하네요.

태풍이 온다고 해서 밤새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며 산장 주변에 안개가 끼어 사진의 색상이 달라

보입니다. 

산장 아래 계곡에는 맑고 맑은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릅니다.

그 계곡물에 지렁이 한두마리 꿰어 낚시를 던지면...손맛을 제대로 느낄수 있습니다.

사진은 어름치닮은놈 한마리와 피라미(괘리) 두마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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