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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구룡덕봉에서 야생 멧돼지를 만나다~ 본문
일시: 2013. 6. 22(토)
친구가 주말에 시간이 된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내심 혼자 산에 가기는 부담스럽고 두렵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친구가 갈수있다고 하니 엄청 반가웠다. 금요일 저녁, 장을 보아야 하는데 그만 동네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새벽 한시에나 집에 들어오는 바람에 제대로 장을 보지 못했다. 급한대로 밥을 하고 달걀을 삶았고 방울 토마토를 준비했다. 반찬은 김치와 곰취 장아찌, 고추장이 전부다. 물 두병을 냉장고에 넣어 얼리고 막걸리도 두병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토요일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분주하게 배낭을 챙겼다.어젯밤에 넣어둔 물병이며 막걸리, 반찬을 싸고 도시락에 밥을 담았다. 버너와 가스도 잊지 않았다.친구와 통화를 하고 친구네 집 앞에서 만나 월둔을 향해 출발했다. 강원도 홍천의 끝자락에있는 삼둔오가리란 오지마을. 내가 이곳을 알게 된후 나는 틈이 생기면 이곳을 찾아 마음의 위안을 얻고 지친 심신을 달래곤 했다. 세시간 반이 걸려서 산입구에 도착했다. 오늘 목표는 구룡덕봉까지 갔다오기. 해발 천몇백미터라고 하지만, 예전 군사도로였기에 산의 꼭대기까지 차가 다닐수있는 길이 놓여있다.그 길을 따라 걸으며 길옆의 나물도 뜯고 경치도 구경하며 마음의 힐링을 얻는것이 오늘의 산행목표다.
산길은 오프로드 차량이 다닐수있을만큼이다. 길이 좋다고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아무차나 다닐수있는 정도는 아니다. 임도 길옆엔 곤드레나물과 미역취가 많았다. 가끔 수리취나물도 있다. 일명 떡취다. 앞은 일반 취나물을 닮았고, 뒷면은 하얗다. 산행 출발점이 해발750여미터인데 오를수록 수리취가 많다. 지난번 청계산에 갈다가 허탕을 친후 친구에게 꽤나 미안했는데 이번은 제법 뜯는 재미가 있었다. 뜯는 모든 나물은 내년을 위해 반드시 한 줄기는 남겨두고 뜯었다. 친구는 나물을 처음 뜯는 재미에 흠뻑 빠져 즐거워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산의 어느 능선쯤에 다다랐다. 그 능선에서 눈에 보이는 산의 안쪽에 두릅나무가 처참하게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번식력 좋기로 소문난 두릅나무 조차 오가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에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산길을 오르다 취나물이 보이면 잠시 길을 벗어나 나물을 뜯으며, 20년 전의 얘기도 꺼내며 그렇게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산아래에서 열시조금 못되어 출발했고 1시가 되어 거의 정상아래에 도착했다. 바로 보이는 능선이 구룡덕봉임을 지도나 안내 표지등으로 알 수 있었다. 그 지점에서 우린 점심을 먹었다. 사람이 오가지 않는 임도의 한켠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방금 꺽어온 취나물이나 곰취를 씻어 쌈을 싸먹는다. 입안엔 약간 쌉쌈한 취향이 한잎가득 퍼진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도 곁들인다. 카~좋다 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온다. 꿀맛의 점심을 먹고 십여분 오르니 바로 구룡덕봉이다. 사방이 환하게 틔여 모든곳의 조망이 가능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늘 구름에 휩싸여있는 신비로운 봉우리에 오른 것이다. 설악산 대청봉까지 희미하게 보이고 점봉산, 방태산, 계방산, 응복산등이 모두 들어온다. 정말 산이 물처럼 흘러가는 것 같다. 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저마다 구름을 거느리고 겹겹이 줄을 지어 넘실 넘실 어디론가 흘러간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곳저곳을 살피면서 내려가야할 계곡길을 확인했다. 당장내려가는게 아쉽다. 이런곳에 텐트를 치고 1박을 해보고 싶어진다. 아니 돗자리를 깔고 한잠 잠이라도 자면 좋겠다. 그러나 오늘은 당일치기라 곧 하산해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편은 내려가며 만날 나물을 기대하며 올라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온다. 곰취가 나올만한 곳에서는 산으로 들어서서 나물을 뜯었다. 수리취나 참취, 더덕은 양지에서 잘 자라고 곰취나 산삼은 음지나 북쪽에서 잘 자라는가 보다. 그러한 곳에서 자주 만난다. 그렇게 산길을 걷다 나물을 뜯다 하면서 수풀속을 헤치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산속에 파헤쳐진 깨끗한 흙히 평평하게 다져져있다. 누군가 텐트를 치는것도 아니고? 뭘까 하며 잠깐 보는 사이에 멧돼지 새끼가 튀어나온다. 마치 다람쥐를 뻥튀기해놓은듯한 잿빛과 회색의 털을 가진... 귀여운 새끼들. 순간, 여기는...으악~ 멧돼지 집을 만난것이다. 분명 어딘가 어미가 있다면 사납게 달려올것이다. 급히 친구에게 뒤로 물러나라고 하고 그 골짜기를 벗어났다. 허겁지겁 임도로 내려왔다. ㅋㅋㅋ 그러나 머릿속에는 작은 멧돼지 새끼의 잔상이 남아있고 어미가 꿀꿀거리며 쫒아오는 느낌이 남아있다. 그렇게 임도길을 따라 차가 있는곳까지 왔다. 휴~
내려오는 길에 오프로드 찦차 몇대가 구룡덕봉에 오른다고 하며 줄지어 지나간다. 차량의 바퀴가 경운기나 트랙터 바퀴모양 울퉁불퉁하고 크기도 순정보다 엄청크다. 기우뚱 기우뚱하면서 웽 웽소리와 함께 험한 돌산길을 올라간다. 조금 더 내려오다 보니 이번에는 배낭을 맨 오토바이족들이 험한길을 날듯이 달려 오른다. 우린 차가 있는곳까지 내려와서 몸을 툴툴 털고 차량에 올라 내린천 상류 개울로 갔다. 살인 진드기란 무시무시한 놈이 붙었는지 서로 옷을 벗고 확인했다. 다행히 깨끗하다. 시원한 개울물을 뒵어쓰고 텀벙텀벙하고 싶지만 남민망스러워 발만 담그고 머리를 물에 쳐박고 적셨다. 하루종일 흘린 땀을 씻어내며 피로를 푼다. 허기진 뱃속에 나물라면을 끓여 채워준다. 거기에 막걸리 한잔을 더하며~
월둔교를 지나면서 바라본 구룡덕봉 능선길~
산행을 하면서 만난 곰취. 곰 발바닥모양이라 곰취인지 곰이 좋아해서인지.....요새는 사람이 더 좋아한다.ㅋㅋ
곰취, 하트모양의 잎새에 둥글게 고른 톱니가 발달되어 있다. 줄기에는 남색의 띠줄이 세로로 형성되어 있다.
산의 남쪽길 양지를 걷다가 더덕을 만났다. 더덕향이 사뭇 진하고 향긋하다. 이른봄이나 늦가을에 캐야 제맛일텐데....
구룡덕봉의 중간쯤에서 내려다본 월둔방향.
백두대간 트레킹코스가 나뉘어지는 길이다. 우린 백두대간 트레킹코스가 아닌 구룡덕봉을 향해 올라갔다.
매봉령을 알려주고 방태산 자연휴양림도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다.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정상이다.
마치 하늘을 향해 길이 나 있는 듯 하다. 이곳에서 300여미터만 오르면 구룡덕봉을 만난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은 인제 양양 방향이다.
보이는 산들이 한줄기로 이어진듯 해도 저 한줄은 수개의 산줄기가 겹쳐져서 보이는 그야말로 중첩의 산줄기다.
수백 수천의 산줄기마다 어디론가 달린다. 그들은 각자 골을 만들고 물을 만들어 그 물을 바다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띄워보낸다. 왼쪽의 높은 산이 설악산 대청봉이다.
저 끝에 중앙 가장 높은 곳이 설악산 대청봉이라고 한다. 맑은날 보면 제대로 보일진대...오늘은 구름에 가린다.
우리가 올라온 월둔방향을 내려다보았다. 저 골짜구니를 따라 올라왔다.
바로 앞 능선 옆길에 임도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려갈때 임도보다 능선길을 따라 내려간다.
산에서 내려와 개울로 간다. 개울 다리 아래 앉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내려오면 뜯은 곰취와 참나물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한잔했다.
거기에 라면을 끓여 후루룩~ 후루룩 마지막 남은 얼큰한 국물까지 싹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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