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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홍천강에서 꽃뱀을 만나다.

오늘은 어제보다 2013. 8. 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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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강 개울가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여기 저기 사람들은 흐르는 물가에 발을 담그고 피서중이다.

그런데 우리가 쉬고 있는 물가에 웬 뱀한마리가 헤엄치며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깜짝 놀라 도망을 친다.

가만히 보니 그녀석은 꽃뱀이다.

화사라고도 하지. 그러나 강원도 우리시골서는 밀미기라고 불렀다.

그러더니 사람들의 놀람과는 아무신경도 쓰지않고, 녀석은 유유히 개울옆 풀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한참뒤에 이녀석이 또 나와서 물을 헤엄친다.

아마도 너무나 더워서 더위를 식히려고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자기 중심으로 물에 돌아다니는 듯하다.

사람들은 또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고 도망친다.

그러더니 또 개울물과 붙어있는 풀숲으로 들어간다.

그냥 가만 두면 계속 그럴것같아서 좀 멀리 쫒아야겠다는 생각에 한번 풀숲에 다가가 보았다.

 

가만히 살펴보니 풀색깔과 유사하지만, 그래도 알아볼수있게 숨어있다.

 

사람이 다가가니 인기척을 느끼고 또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물쪽에는 사람들이 휴식하고 있는데....

 

내가 땅꾼은 아니지만,ㅎㅎ 큰맘먹고 이녀석을 다른곳으로 보내야겠기에 잡아서 다른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알록달록하고 예쁘게 생긴모습. 역시 꽃뱀이다. 그런데 돌이 있은곳으로 가면 사람들이 더 놀래겠다.

 

큰맘먹고 눈딱감고 머리를 눌러 잡아서 사람들이 없는 풀숲으로 방생시켰다.ㅋㅋㅋ

 

그렇게 사람들이 보는데에서 난 뱀을 멀리 풀숲에 보냈다. 그런데 잠시뒤에 다른 텐트의 사람들이 텐트에 뱀들어왔다고 날 찾아왔다. 뱀좀 물리쳐 달란다. ㅎㅎㅎ난 뱀 전문가가 아니에요~.

할수없이 작은 회초리 하나 들고 텐트에 다가가 들쳐보니 역시 또 꽃뱀 한마리가 숨어있다.

회초리를 톡톡 땅을 쳤더니 녀석은 옆의 흐르는 개울을 쏜살같이 헤엄쳐 건너서 풀숲으로 사라졌다.

 

정말 더운날이다.

오죽 더웠으면, 뱀조차 풀숲에서 나와 물을 헤엄치고, 그도 모자라 사람들이 놀고있는 텐트아래로 들어가 식히는건지.

올 여름, 뱀들도 아무 피해없이 더위 잘 이기고 이곳 홍천강에서 잘 살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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