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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가을-감말랭이의 계절 본문
집 울타리나 산 아래, 밭둑에는 노란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멀리서 보면 가을 단풍이 논밭에까지 내려온 듯 보이기도 하고 가을에 노란꽃이 핀듯이 보이기도 한다. 감은 가을에 나와 아내가 가장 애정하는 과일이다. 한의학에서는 감의 효능으로 피부미용을 꼽는다. 감에는 사과에 비해서 비타민C가 무려 10배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풍부한 비타민C는 기미나 주근깨를 완화하고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피부가 좋아진다고 한다. 비타민 C 는 체내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저항할수있는 면역력도 강화시켜준다고 한다. 또한 상처를 빨리 아물게하고 상처부위의 피를 응고시키는 지혈작용도 탁월하다고 한다. 이것은 타닌이라는 떫은 성분 때문이라고 하는데, 타닌 성분은 살균작용에도 도움을 주어서 상처가 덧나는 것을 방지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비타민 A가 풍부해서 눈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런것 몇가지만 봐도 감은 가을의 만병통치과일이니 맘껏 먹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릴수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실 감이 변비를 불러 일으키는 과일은 아니다. 감의 효능에 추가한다면 설사를 멎게하는 성질이있는데, 지나치게 많이 먹다보니 설사를 멎는 제사를 넘어 변비까지 불러오는게 아닌가 싶다.
논밭 주변의 감나무는 크게 떫은감과 단감의 구분속에 네가지 정도가 있는데 나는 그 품종이나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 그냥 봉긋한 모양에 크고 탐스러운 감은 대봉시라 부른다. 예부터 감에는 시를 붙여 불렀기에 그 또한 익숙하다. 9월부터 물러지기 시작해서 곶감으로 쓸수도 없는 연시가 있고, 산기슭에 높게 매달려서 따기도 어려운 먹감, 그리고 곶감이나 감말랭이로 가장 인기있는 단감이 있다. 이중에서 감말랭이를 만드는데 가장 좋은 감은 단연 단감인데 내가 사는 장수에는 단감나무는 많지 않다. 주로 산기슭에 높게 달리고 크기도 달걀만한 먹감이 가장 많다.
<감말랭이 만드는 법>
1. 단단한 대봉이나 단감을 깍고 4~8등분으로 만든다.
2. 광주리에 담아널어 햇빛이나 바람에 몇일 말린다. 겉이 쫄깃하고 속이 달콤하다면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으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좀 빨리만들고 싶다면 깎은후에 건조기에 넣어 60도에 8시간 정도 수분을 날리고 햇빛에 널어 말리면 실패없이 빨리 만들수있다. 건조기가 없다면 전자레인지에 3분 넣어 말리고, 식히고, 또 넣어 말리고, 식히고를 반복해도 된다.
다만, 마지막은 시원한 바람과 햇빛에 말려주는게 좋다.
지난 10월 첫주에는 약간 무른 연시를 30여개정도 따왔다. 실상 연시는 곶감으로 쓸수 없을만큼 물러서 홍시가 되면 먹을뿐 다른 용도로 쓰기가 어려운 감이다. 9월부터 익기 시작하다보니 곶감으로 깍아 걸면 금방 물러 떨어진다. 또 감말랭이로 만들기위해 햇빛에 널어도 쉽게 마르지 않고 썩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감말랭이 만들기에 도전을 했는데 그것은 바로 건조기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껍질을 깍고 십자로 네조각을 만들어서 8시간 동안 60도 건조기에 넣어 말렸다. 이튿날 햇빛이 좋기에 낮에는 하루 햇빛에 말리고 저녁에는 다시 건조기에 넣고 8시간을 건조했다. 또 다음날 햇빛에 하루 말리기를 반복해서 마침내 감말랭이 한봉지를 완성했다. 그러나 억지로 만들어서 인지 조금 텁텁한 맛도 남아있고, 감말랭이 특유의 쫄깃하고 달콤한 맛이 부족하다. 그래도 가지에 매달려 홍시가 되어 떨어지는 감을 구경만 하는것보다는 이렇게라도 감말랭이를 만들어 두고 두고 먹을수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약간 무른 연시라도 10월부터 감말랭이를 만들수 있구나' 싶었다.

10월 둘째주에도 약간 무른 홍시를 이번에는 60여개를 따다가 밤새 깍고 잘라서 광주리 두개에 펴서 담고 마당에 널었다. 문제는 10월8일~10일이 연휴이고, 이때 나와 아내가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에서 발생했다. 혹시나 내가 집을 비운사이에 감이 상하거나 곰팡이가 날것을 우려해서 10월6일 하루는 건조기에서 수분만 빼고, 10월7일 낮에 하루종일 햇빛에 말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햇빛이 드는 방안에 10월8일부터 10월10일까지 두었다. 그정도면 어느정도 수분이 증발되어 겉에 피막이 형성되고 2~3일정도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온 즉시 감말랭이를 확인하고는 억울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거짓말 안 보태고 넓은 광주리를 두개 널었는데 거기 모든 감들이 곰팡이가 슬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수분이 증발되어 노란색으로 말라가는 듯한 감조각에도 뒤집어보면 검은 곰팡이가 짓무르며 피어나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조금이라도 건질수없을까 하는 생각에 모든 감조각을 뒤집아 보고 이러 저리 옮겨가면서 살폈지만, 내 눈에 보이지만 않을뿐 전체가 곰파이 털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지만, 버리는게 정답이었다. 그나마 감껍데기와 폐기한 감말랭이를 거름더미에서 쉽게 썩어가는 모습에라도 위안을 받아야 했다.






10월 셋째주는 농삿일이 바빠서 감을 많이 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실하고 통통한 대봉시를 20여개 땄다. 홍시로 먹을것 몇 개를 빼놓고 나머지는 깍고 썰어서 감말랭이로 만들고 있다. 대봉시를 감말랭이로 만들다보니 보통은 네조각을 냈는데 이건 커서 8조각을 냈다. 토요일에 따서 일요일에 깍고 바로 건조기에 넣어서 55도로 8시간을 건조했다. 그리고 월요일 낮부터 수요일까지 3일간은 어닝천막 아래 햇빛에 두었다. 바람과 햇빛이 들고 나면서 맛있게 숙성시켜주길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도 어제부터 밤날씨가 영도이하로 내려가고 낮에는 따뜻해지기를 반복하면서 제대로 익어가는 느낌이 온다. 실패없는 감말랭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10월 넷째주는 정말 감말랭이로도 최고이고 곶감으로도 최고로 쓸수있는 단감을 따다가 곶감을 만들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300개정도이다. 매년 200~300개정도를 깍아서 걸어놓으면 보통 한달에서 두달 정도면 곶감이 된다. 그러면 11월에 걸어서 추운 12월부터는 먹을 수 있고 설때가 되면 맛난 곶감을 차례상에도 얹을 수 있다. 곶감은 말리기 시작한지 한달정도면 반건시가 된다. 속은 달콤하고 겉은 쫄깃한게 반건시이다. 이른바 겉바속촉에 비유한다면 겉쫄속달이라고 할까? 그리고 좀더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속까지도 완전히 건조시키는 건시곶감을 만들수 있는데 그건 냉장고 없던 시절에 여름까지 곶감을 보관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요새는 냉동실이 잘 발달한 까닭에 반건시 상태로 냉동보관하면서 한두개씩 꺼내먹는게 일년 내내 맛있는 감을 먹는 비결이다. 아내는 곶감이 되기도 전에 약간 물컹한 곶감을 빼먹는것을 좋아한다. 떫은 감의 떫은 맛이 채 사라지기전의 맛을 유난히도 좋아한다. 올해도 아내의 곶감빼먹는 솜씨를 본의 아니게 구경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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