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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꽃피는 춘사월엔 진짜 장수 막걸리를 담아보자(단양주 막걸리 담는법) 본문

쫑맹의 農밀한 생활

배 꽃피는 춘사월엔 진짜 장수 막걸리를 담아보자(단양주 막걸리 담는법)

오늘은 어제보다 2023. 4. 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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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언제 담는 게 좋을까요?
나는 이 물음에 두 번의 시기를 이야기합니다. 한번은 4월이고, 다른 한번은 11월입니다.
4월은 온 천지가 꽃으로 뒤덮이는 시작의 시기이고, 11월은 마무리하는 결실의 계절입니다. 자연의 섭리가시작하는 봄과 결실의 계절 가을끝에 막걸리를 담습니다.
봄을 알리는 산수유와 생강나무 꽃이 지고 잎이 나올 무렵, 산에서는 붉은 진달래가 바통을 이어받고, 과원에선 사과나무와 배나무가 바통을 이어받아 온 세상을 흰 꽃으로 물들입니다.
사과나 배나무의 과원을 본 적이 있나요?
사과나무와 배나무의 하얀색 꽃들은 달빛,별빛도 하나 없는 한밤중에도 눈부시게 하얀 세상을 만들어 보는 이들에게 황홀함을 선물합니다. 배꽃이 환하게 피는 시기에 담는 술을 이화주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지금처럼 배꽃이 피는 시기는 예로부터 술을 담아 먹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이화주를 이화곡으로 빚는 술로만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게 있어서 장수 시골 살이의 즐거움 중에 하나가 막걸리를 담아 먹는 일입니다, 매년 배꽃이 피는 봄에 한번, 들판에 곡식을 수확하고 난 늦가을에 한번은 꼭 막걸리를 담습니다. 
 막걸리를 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쌀과 물과 누룩만 있으면 맛있는 막걸리를 담을 수 있습니다.방법도 간단합니다. 고두밥을 만들어 물과누룩을 섞어고 한번 발효가 되면 끝입니다. 한번 발효해서 거르면 단양주, 단양주에 덧밥(덧술)을 넣어 익히면 이양주, 이양주에 덧밥(덧술)을 넣어 익히면 삼양주입니다. 휴대폰이든 컴퓨터든 인터넷만 검색하면 막걸리를 빚는 엄청난 정보가 쏟아집니다. 맘에 드는 레시피를 하나 골라 흉내 내기만 하면 막걸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걸리 레시피가 거의 다 공개되어 있어 같은 방법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만, 막걸리를 담는 사람마다, 지역마다, 가정마다, 시기마다 맛이 다릅니다. 이게 막걸리의 매력이고 참 맛 아닐까요?
내 생각에는 같은  레시피로 담는 데에도 술 맛이 다른 건 물 맛과 온도가 크게 좌우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바로 정성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나만의 막걸리를 공개합니다. 장수에서 만드는 진짜 장수막걸리, 짜잔~~기대하세요~^~

일시: 2023.4.14
레시피:  찹쌀4kg, 누룩400g, 물4,8리터

1. 계곡물을 받아와서 5리터쯤 끓여서 식혀둔다.
2. 찹쌀 4kg을 깨끗이 씻어서 물에 두 시간쯤 불리고 건져 체에 받쳐둔다. 백세미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백 번을 씻어 맑은물이 나오게 한다는 뜻이다.
3. 누룩 400g을 잘게 부수고 끓이고 식힌 물에 풀어준다.
4. 체에 받쳐 물기를 뺀 찹쌀을 고두밥으로 찐다.
5. 고두밥을 찔 때 찜기 들통에 물을 담고 보를 깔은 다음에 쌀을 넣고 센 불로 찐다.
6. 30분 쯤 찌고 뚜껑을 열어 고두밥을 고루 섞어주고 찬물을 한 대접 뿌려준다. (불에 따라 세기가 약하고 세고의 차이가 있으므로 뚜껑을 열어 윤기나는 고두밥이 되고 있는지 확인해가며 찐다)
7. 뚜껑을 닫고 센 불로 10분쯤 더 찌고, 불을 끈 뒤 10분 쯤 뜸을 들인다.
8. 고두밥을 쟁반에 펴서 널어 식힌다.
9. 식힌 고두밥을 들통이나 큰 그릇에  넣고 물과 누룩을 섞어준다.
10. 30분 쯤 쌀과 누룩 물이 잘 섞이도록 치대주고 항아리나 유리병 등에 담아주고 보를 덮어준다.
11. 온도가 20~25도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온도가 낮으면 이불이나 수건 등으로 감싸줘서 따뜻하게 해준다. 술은 20~25에서 가장 맛있게 익는 듯하다.
12. 술독에서 거품이 일면서 뽀글 뽀글 소리가 날 때까지 아침저녁으로 저어준다.
13. 술을 담아 안치고 3~10일 정도면 거품이 일면서 뽀글 뽀글 방울이 터진다.
14. 이후 3~4일 지나면 걸죽 하던 고두밥이 물로 부드러워지면서 향긋한 술 냄새가 올라온다.
15. 온도가 20도 이상이면 7~10일이면 다 익고, 15~20도인 경우 2주정도 걸리기도 한다.
16. 술을 걸르고 술병에 담아 2~3일 냉장고에 넣어 숙성 시킨다.
※주의 사항:
1.술 항아리는 반드시 뜨거운 물이나 알콜로 소독해서 산패를 방지한다.
2. 술독에 옮겨 담은 후 항아리 내부 고두밥 표면을 알콜로 닦아준다.
3. 술이 익기 전까지 저어줄 때 주걱이나 국자를 소독해준다.




고두밥을 찐다. 찹쌀 4kg.
찹쌀을 씻고 쌀뜬물을 받아 텃밭에 거름으로 쓴다.
누룩을 잘게 부수고 물에 불려둔다.
센불로 30분쯤 쪄준다.
중간에 잘 섞어주고 냉수를 뿌려준다.
고두밥을 큰 채반에 널어 식혀준다.
한 두시간정도 식혀줘서 손에 밥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한다.
고두밥과 누룩, 물을 열심히 섞어주는데 이를 치댄다고 한다.
술항아리나 손, 용기 등은 반드시 알코올로 소독해준다.

 

 

온도가 20도 이하이다 보니 다소 늦게 술이 익기 시작했다.
7일이 되면서 향긋한 술내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두밥술의 표면이 거품의 절정을 ㅂ느이고 있다. 이제 2~3일 후엔 내릴때이다.

 

술내리는 날, 동동주 밥알이 동동 떠올랐다.
거름망 자루에 술지게미를 따라준다.
잘익은 막걸리를 내리고 거름자루의 지게미를 짜준다.
술지게미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전을 붙여먹거나 미용팩으로 써도 좋다.
술병에 술을 병입하고,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내린 막걸리에 떡국떡을 구어 즉석에서 한잔. 단맛과 신맛, 쓴맛이 어우러져 감칠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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