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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키로미터를 끝내 못달리다. 본문

마라톤

32키로미터를 끝내 못달리다.

오늘은 어제보다 2011. 8. 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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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1.8.21

장소: 인천대공원

 

대회가 2주앞으로 다가왔다.

풀코스를 달리겠다고 큰소리치며 접수까지 해 놓은 마당에 연습을 안 하자니 불안해서 견딜수가 없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간단히 빵을 먹고 우유도 한잔을 마셨다.

얼음물을 챙기고, 수건도 챙겨서 인천대공원으로 나갔다.

사람들은 동호회별로 또는 개인별로 여기저기서 운동을 하고 있고 몸을 풀고 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새벽에 일어났는데도 왜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은 많은것일까?

간단히 몸을 풀고 함께 달리는 선배와 뛰기 시작했다.

오늘의 목표는 32키로를 세시간 동안 달리는 것이다.

 

인천대공원 정문을 출발해서 호수를 한바퀴 돈 다음 후문으로 나간다.

후문에서 만의골 입구를 가고, 그곳에서 인천대공원 동문과 만나는 약수터까지 갔다오기를 두번 왕복하는 것이다. 그러면 약 26키로이고, 후문까지 한번 더 다녀오면 32키로미터이다.

 

인천대공원 정문에서 후문까지 달리며 측정한 기록은 1키로미터당 5분 50초 속도였다.

휴대폰에 '런키퍼' 라는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놓고 1키로미터마다 측정보고를 듣는다.

별로 힘들다는 느낌이 없기에 계속해서 같은 속도를 가지고 약수터까지 갔다.

잠시 물을 마시고 다시 정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갈때보다 한결 힘이 덜 들고 속력도 좀더 나은것같았다.

약수터에서 돌아올때의 기록은 1키로미터당 5분 48초라고 속력을 알려준다.

정문에 돌아오니 왕복 12키로미터 330미터이다.

그동안 13키로라고 생각했었지만, 실제는 그에 미달하는 거리였다.

정문에서 수건의 물을 짜내고, 물도 한모금 마시고 다시 후문과 약수터를 향해 달렸다.

 

이젠 달리는 느낌이 처음 시작할때와 같지 않았다.

몸도 무겁고 땀도 비옷듯 흘러 내린다.

그렇지만, 처음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달렸다.

정문에서 다시 출발하며 마음속의 1키로 지점이라고 가정한 곳에서(실제는 13키로미터)의 속도를 보니 5분 56초로 늦어지고 있었다.

어쩔수 없었다.

체력이 달리기 시작하니 점점 떨어질것이다.

후문을 나가서 만의골 입구에 다다랐다.

총 달린 거리는 17키로쯤 되었을 거리이다.

언덕을 오르는 길이 1키로미터가 있는데 가장 힘든 길이다.

호흡을 짧게 쉬며 멀리도 보지않고 바로 2미터 앞만보고 달렸다.

겨우 언덕을 올라가 내려가는 길에 접어 들었다.

안심하며 약수터까지 겨우 달려갔다.

약수물을 마시고 물수건으로 몸을 좀 축이고 정문을 향해 돌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왼쪽 발목 안쪽이 조금 아파왔다.

속도를 줄일까 아니면 훈련을 그만둘까.....갈등하며 계속 달렸다.

다른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다리 아픈것도 잊혀졌다.

지난주에 빗속을 달리며 20키로 지점에서 포기하고 걸었었는데, 오늘은 오기가 생겼다.

어떻게 하든 다시 정문까지는 달려서 가자. 그리고 나서 나머지는 걷고 힘되면 뛰는척이라도 하자는 맘을 먹고, 악착같이 뛰었다.

대공원 후문을 지나 호수를 한바퀴 돌면서 정문까지 거리는 1키로쯤 남게 되었다.

그런데 무릎도 아파오고, 엉덩이 뼈도 아파온다.

무리해서 대회에 못나가는 것보다 천천히 해서라도 몸을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같이 뛰는 선배보고 먼저 가라고 했다.

선배한테도 미안했다.

같이 달리던 한 사람이 못뛰겠다고 하는건 훈련의 의지자로서 도리가 아니지만, 어쩔수없었다.

걷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걸으면 대회에서는 반밖에 몰 달리고 걷는 꼴이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천천히라도 뛰었다.

어깨를 앞뒤로 흔들며 가능한 어깨 움직임에 다리가 반응하도록 하며 달려도 보았다.

그렇게 비뚤어진 몸자세를 가지고 겨우 인천대공원 정문에 도착했다.

시간은 2시간 26분, 거리는 24키로 660미터.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물을 들이켰다.

더이상 달릴 힘이 나지를 않는다.

그런데 선배는 후문을 다녀오겠다고 다시 달려간다.

그럼 왕복 6키로인데.....

나는 도저히 더  달릴 자신이 생기지 않아 앉아서 물만을 마셨다.

그러다가 이런 힘으로는 풀코스를 완주하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밀려왔다.

다시, 힘을내서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다.

1키로미터를 달리는데 7분이 걸리고, 그마저 힘들어서 걷을때는 8분이 걸리기도 했다.

선배는 벌써 돌아오고 있다.

나는 겨우 겨우 3키로를 좀 넘게 달리고 중간에 되돌아서 정문으로 오고 말았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오늘 달린 총 거리는 28키로미터. 총시간은 2시간 58분쯤이다.

이것 밖에 못 달리고 주저앉는 체력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이제 대회는 13일 앞으로 다가왔고, 그 안에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는데 월요일은 아무운동도 못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조바심나는 대회는 바짝 코앞에 다가와있는데.

과연 나는 태어나서 처음의 풀코스 도전에서 완주할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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