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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소래산 가는길 본문
소래산 가는길
2008년 10월5일 오전.
3.4.5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느지막히 눈을떳다.
아내는 아침부터 일어나 티비를 보면 언제 일어날거냐며...산은 언제 갈거냐며...잠탱이라며 보챈다.
흐...아침에 아내가 보채는 성화를 은근히 즐기며 일어났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과일을 깍아 통에 담고, 냉장고에서 떡을 꺼내 봉지에 담았다.
배낭을 메고 소래산을 향해 출발했다.
정명고에 차를 주차했다.
오늘 산행길은 성주산을 넘어 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건너 소래산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서너시간쯤 걸릴것이다.
정명고 뒤 성주산 능선에 올라서니 내가 좋아하는 야생화가 눈에 띤다. 쑥부쟁이
아내에게 내가 알고 있는 구절초와 쑥부쟁이에 대해 일장연설을 해본다. 볼때마다 해서인지 다 아는 얘기다.
저멀리 소래산 정상이 보인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군부대 철조망 사이에 카메라를 대고 찍어보았다.
천천히 걸으면서. 군부대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다시 돌아가야 할길이기도 하다.
길가에 핀 꽃들과 들풀을 보면서.
꿀벌 한마리가 꽃에 남아있는 꿀을 빨기 위해 매달려있다.
며느리 밑씻개가 여기저기 넝쿨로 자라있다. 가을이 되면서 파르스름한 삭과가 열리고있다.
오똑하니 솟아나 자주빛 꽃모양을 뽐내고 있다. 무슨꽃인지....
어는새 걷다보니 외곽순환고속도로 소래터널위에 섰다. 저아래 쭉 뻗은 고속도로와 인천대공원이 보인다.
소래터널을 지나면 바로 소래산 등산로로 접어든다.
예전과 달리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았다. 깔끔한것이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자연 그대로가 아닌 나무계단을 오르는 느낌은 좀 섭섭하다.
한참 땀을 쏟으면서 올라갔다. 물한모금 나눠 마시면서.
소래산 등산로 주변에는 둥글래도 제법 많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래산 정상에 섰다. 해발 299.4m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정상에 박힌 비석을 가리고.
난 사진을 찍는것을 포기했다. 대신 아내와 산아래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수다를 떨었다.
정상에서 뭔가를 먹기는 너무 분주하다.
돌아오는 길에 양지바른 산등성이에서 가지고 간 과일과 떡을 먹으면서 또 수다를 떨고.ㅋㅋㅋㅋㅋ
오후 두시쯤 출발해서 다섯시가 되니까 아까보다 산길은 많이 한적해졌다.
한적한 산길에 낯선 이방인이 나타났다. 바로 청살무다. 밤톨하나를 입에 물고 이리저리 오르고 내리고 재주를 부린다. 행여 누가 뺏기라도 할까.
급히 카메라를 켜고 찍어보았는데....잘 눈에 띠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진안에 있기는 있다.
한참 청살무를 보면서 예전 시골에서 청살무 잡던얘기랑 내기억속의 청살무에 대해 얘기를 하며 다시 길을 걸었다. 한적한 산길이 펼쳐진다.
사진으로나 보던 산길, 오솔길, 뭔가 나올듯한 자연길. 소나무향도 신선하고 공기도 맑다.
문득 다모의 대사가 생각났다. 처음부터 길은 아니었다. 누군가 만들고 한사람 두사람 다니면서 길이 되었다는...갑자기 다모의 명대사들이 생각난다. 아프냐? 아프지마라. 나도 아프다.ㅎㅎㅎ
아무래도 하나에 필이 꽂히면 계속해서 그 생각에 머물게 된다. 또 연상의 날개를 펴기도 한다.
산에 올라 길을보면서 다모의 대사를 생각하고, 다모의 노래를 생각하고.
'그대가 가야할 길과 내가 가야할 길이 서로 다름을 난 알았죠'
'그대가 세상에 나와같이 머무는 한, 그대만이 소중한 사람인걸 난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