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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들깨농사-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본문
들깨 농사: 모종 씨뿌리기에서 들기름까지~
어제 수확하고 말린 들깨를 방앗간에 가져가서 생들기름을 짜왔다. 맑은 듯 은은한 들깨 기름을 바라만 보아도 고소함이 느껴지고 내 손으로 직접 지은 농사라 더욱 뿌듯했다. 주변에서 들기름을 기다리는 이웃들과 지인들에게 보내기 위해 꼼꼼하게 포장을 했다. 이참에 올해 들깨농사를 한번 돌아보고 들깨농사의 씨뿌리기부터 수확까지 기록해보고자 한다.
5/21 상토트레이에 들깨씨앗뿌림
6/25~26 밭에 들깨 정식
7/17 들깨밭 풀베고 풀뽑기
8/21 들깨밭 풀베기
10/15~16 들깨베고 말리기
10/22~23 들깨탈곡
10/27 들깨선별하기
들깨농사는 다른 농사보다 조금 늦게 시작해도 되고 또 다른 작물과 사이짓기도 가능하고, 타 작물과 이모작도 가능한 손쉬운 농사이다. 감자는 보통 3월 중하순에 씨감자를 심어 6월 하순에 캐는데, 들깨는 감자를 캔 자리에 심어도 되기 때문에 이모작 농사가 가능하다. 들깨를 6월에 심고 10월에 수확하면, 그 자리에 양파나 마늘을 또 심는다면 한 해에 세 번의 작물을 심는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양파, 마늘을 다음 해에 수확하면 그땐 6월이므로 다시 들깨를 심거나 옥수수, 고구마를 심을 수 있다. 이렇듯 들깨는 6월에서 10월이라는 시기만 만나면 언제든 심고 그 앞뒤로 다른 작물과 함께 경작할 수 있다. 토마토나 오이, 배추, 고추 등은 병해충에 약하고 농약을 치지 않으면 수확하기 어렵지만, 들깨는 다른 여타의 작물에 비해 병충해가 적고 손이 적게 가며 비료나 퇴비를 많이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게 들깨 농사의 장점이다. 또한 여름에는 깻잎을 뜯어먹고, 가을에는 들깨가루를 수확해 먹듯 늘 먹을것을 제공해주는 작물이다.
들깨에는 불포화지방산이나 칼슘 등 영양 또한 풍부해서 혈관건강이나 뇌건강, 항암효과, 변비, 항염작용, 빈혈에도 좋다고 한다. 단,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다면 설사나 복통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많이 먹을 일이 있을까 싶다. 나는 주로 들깨가루가 들어간 수제비나 칼국수를 좋아하고, 시레기 들깨국도 좋아한다. 또 들기름에 김치를 볶아서 김치볶음밥을 해먹는것도 즐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들기름에 나물을 볶아먹고, 웬만한 요리에 모두 들기름이 들어가다보니 일년에 들기름을 대여섯병을 먹게 된다. 아직까지는 복통이나 설사 등은 없었는데 너무 많이 먹는걸까? 들깨농사는 세 개의 큰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우선은 비가 오는 시기에 적절하게 모종을 심어야 하고, 6월 장마와 8월 한여름에 풀을 매어야 하고, 10월 날 좋은 때에 제때 수확을 해야 한다. 이게 뭔 고개냐고 얘기할지 몰라도 최소한 세가지를 제때에 해주어야 수확다운 수확을 하기 때문이다. 제 때에 심지 못해 몇 번이고 말라죽은 경험이 있었고, 6월장마와 한여름에 풀매기를 게을리 해서 들깨밭인지 풀밭인지 구분하지 못한 경험이 있었고, 수확 시기를 놓쳐서 들깨가 다 말라 터져서 수확량이 반밖에 되지 않은 경험이 있었다.
<들깨모종 씨뿌리기>
들깨모종 씨뿌리기는 정식하기 한달전 쯤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일이다. 예전에는 들깨씨앗을 노지밭에 뿌리고 모종을 키워 6월에 정식하는 방식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5월 중하순에 상토트레이에 들깨 씨앗을 3~5개씩 뿌려서 싹을 틔우고 모판을 가져가서 심는 방식이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 6월이 되면 시장에서는 상토트레이 한판에 만원에 모종을 팔기도 한다. 노지방식과 상토트레이방식의 장단점이라고 한다면, 노지에서 모종을 키우면 대충 흩뿌려놓고 한달 정도 지나면 모종을 뽑아다가 그냥 2~3주씩 심으면 된다. 물관리나 씨뿌릴 때 신경 쓸게 없는 편이다. 그러나 정식을 할 때 비가 오지 않으면 심기가 어렵고 심더라도 물 부족으로 많이 죽을 수 있다. 상토트레이 방식을 사용하면 매일 물을 주면서 모종을 키워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정식시에 비가 오지 않더라도 물에 충분히 담구었다가 심기때문에 몇 일이상 버틸수가 있고 생존율이 높다. 나는 2년은 노지 방식의 모종을 심었고, 지난해는 노지와 상토트레이 방식을 혼합하다 올해부터는 아예 상토트레이 방식으로 바꾸었다. 노지방식의 모종은 대게 땜빵이 필요했지만, 상토트레이 방식은 거의 땜빵이 필요하지 않고 잘 활착했기 때문에 선호하고 있다.
<김매기>
모종을 심었다면 풀과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작물이나 풀과의 전쟁은 피하수 없는 편인데 그래도 들깨는 사람 손이 덜가는 작물이라 초기에 활착할 때 제대로 풀을 매어주고, 7월에 한 번, 8월에 한 번만 잘 매어주면 10월 수확때까지 수월하게 보낼수 있다. 나는 풀을 매어주다가 지쳐서 이제는 고랑을 1미터 간격으로 넓게 만들어 놓고(그만큼 적게 심었다는 얘기) 예초기로 풀을 베었다. 그래도 들깨 모종 사이사이 나는 나팔꽃이나 환삼덩굴같은 풀들은 어떻게 베지를 못해 골칫덩이이다. 넝쿨들은 들깨를 타고 올라와 넘어트리고 결국 들깨가 누워서 자라게 만들고 구부러진 들깨 대궁을 만든다. 그러면 수확할 때 베는데도 시간이 더 걸리고 탈곡할때도 아주 더뎌지게 된다. 예초기로 풀을 벤다고 하더라도 모종 사이의 덩굴식물은 반드시 뽑아내야 한다. 8월 말, 찌는듯한 더위속에 풀베기가 끝났다면 이제부터는 들깨의 잎이 무성해져 있기 때문에 바닥은 그늘이 져 다른 풀들이 자라지 못한다.
<들깨 베고 탈곡하기>
들깨를 심고 세 번의 풀베기를 마쳤다면 10월까지 기다렸다가 들깨베기를 하면 된다. 들깨베는 시기는 들깨 잎이 누렇게 단풍 들어가고 들깨 열매가 살짝 갈색으로 말라가는 시기로 보통 10월 초중순이 적당하다. 파란하늘이 아름답고 맑은 가을에 들깨 수확을 하러 나선다. 아침저녁은 좀 쌀쌀해도 낮의 온도는 25도까지 올라가고 덥다. 그래서 아침 저녁시간을 잡아서 들깨를 베어 한줌 단위로 쭉 늘어놓는다. 들깨 베기를 끝냈다면 몇 일간 잘 말리고 또 적당한 날을 잡아 들깨수확을 해야 한다. 밭 한가운데 비닐을 깔고 그 위에 한번 더 천막을 깔고 또 그 위에 그물망을 놓고 들깨대를 가져다 몽둥이 찜질을 해댄다. 한 손으로 들깨대 몇 개를 잡고 이리저리 돌려주며 다른 한 손은 몽둥이를 들고 들깨대를 때린다. 둘째해부터는 아예 도리깨를 만들어서 들깨 탈곡을 할 때 도리깨질을 했다. 손잡이 대에 매달린 도리깨 몽둥이들이 휙휙 소리를 내면서 들깨대를 때리면 들깨알이 톡톡튀면서 천막바닥에 떨어질 때 탁~타닥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하고 향긋한 들깨 내음이 코를 찌른다.
<들깨 까부르고 말리기>
탈곡한 들깨에는 온갖 벌레와 흙, 잡티가 섞여 있어 이것을 잘 까부러야 한다. 나는 체바구니에 넣어 한번 통과시키면서 벌레나 덤불이나 굵은 잡티를 걸러내고 이어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바람에 날려 들깨알맹이를 선별한다. 들깨 알맹이는 무거워서 바로 떨어지고, 잡티나 작은 덤불, 먼지 등은 바람에 날려 멀리 떨어진다. 한 두 번정도의 선풍기 바람으로 부스러기와 잡티를 날리고 나면 이제 완전한 들깨수확이 된다. 이것을 바짝 말려서 자루나 통에 담아두고 필요한 만큼씩 방앗간에 가져가서 들깨가루나 들기름을 짜서 먹으면 된다.
<들기름짜고 들깨가루 만들기>
들기름을 짜고 들깨가루를 만드는 일은 방앗간의 영역이라 패스. 어제 들깨 8키로그램을 가져가서 생들기름을 짰더니 소주병으로 7병이 나왔다. 가격은 10,000원이다. 방앗간에 붙여놓은 생들깨기름 시세를 보니 소주 한병 정도에 2만2천원 정도이다. 볶은 기름은 2만원 정도. 관행농에 의한 국내산 들깨가격은 약 14,000원 정도이다. 유기농 들깨의 경우, 많은 사례가 없어서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20,000~23,000정도에 판매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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