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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가을의 기도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2.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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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

…….

가을 다운 가을이다
가을밖에 없는 가을
같은 가을이 되고 싶은 가을
가을만 아는 가을
아무도 갖지 못하는 가을이다

그래서 내 가을이다
5색 느티나무 손바닥에 안긴
11월의 가을이
너랑 걷고 있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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