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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겨울낭만, 곶감만들기 본문
겨울철 감성을 지극하는 풍경중에 하나가 바로 곶감 말리는 풍경아닐까요? 시골집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려서 누렇게 익어가는 곶감을 바라보면, 웬지 마음이 푸근해지고 평화로운 느낌이 듭니다. 특히나 지붕에 흰눈이 수북이 쌓인 겨울, 처마아래 누렇게 걸려있는 곶감은 정말 겨울낭만의 절정아닐까 싶어요.
요새처럼 날씨가 찬바람 불면서 밤엔 춥고 낮이면 따뜻해질때 곶감은 아주 맛있게 익어갑니다.
오늘은 곶감을 만드는 과정을 적어 볼까 합니다.
우리집 감나무는 종류를 알수가 없지만 생김새를 보면 아주 여러 종류의 감이 있습니다. 어른 주먹만한 대봉시도 있고, 단감처럼 생긴 녀석도 있고, 모양은 대봉시인데 크기는 탁구공만한 녀석도 있습니다. 감껍데기가 검은 색 무늬를 가진 먹감이라는 녀석도 있습니다. 코주부 모양을 한 귀여운 감도 있네요. 이 모든 감들로 곶감을 만들수 있습니다.
곶감을 만드는 방법은 서리가 내리는 10월말부터 감을 따다가 하루에 열개나 스무개씩 깍아서 곶감걸이에 걸면 끝입니다. 너무 간단한가요? 하하하~
곶감은 언제 만들까?
지난해, 9월말에 감이 노랗게 익어가길래 감을 한박스 따다 깍아서 처마밑에 걸어두고 곶감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속으로 '올핸 10월말부터 곶감을 먹을수 있겠거니'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요. 그런데 몇일 지나지 않아서 걸려진 감들이 시커멓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진물이 흘러내리고 급기야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상주곶감을 만드는 분께 전화로 물어보니 곶감을 만드는 시기는 10월말부터 11월 중순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이른 시기에 곶감을 걸면 물러버리고 부패하게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곶감을 만드는 감은 단단하고 흠집이 없는게 좋습니다. 좀 무르거나 상처난 감은 건조할 때 부패할 우려가 있어요. 특히 날이 맑지않고 흐리거나 습한때는 쉽게 부패하기도 합니다.
감을 딸때 나뭇가지를 ㅅ모양으로 꺽어오면 감을 깍은후에 걸기가 편해요.
저는 감꼭지가 없는것은 걸기가 어렵기에 쪼개서 감말랭이로 말려버립니다. 처음에는 꼭지가 없는 감은 싸리나무에 곶아서 말리기도 했었는데요. 그것보다는 감말랭이로 해먹는게 편하고 맛있더라고요. 감말랭이는 감을 깍은 후, 몇조각으로 쪼개서 하루정도는 햇빛에 말리고 그후 건조기에 넣어서 10시간쯤 말려줍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햇볕에 말려주면 쫀득쫀득하고 달콤한 감말랭이가 됩니다. 감말랭이는 곶감만큼 달콤하진 않지만, 몇 일이면 만들 수 있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언제든지 간편하게 먹을수 있어서 좋습니다.
좋은감을 따왔다면 이제 깍아줘야겠지요. 과도로 깍거나 채칼로 깍습니다. 상주나 영동처럼 전문적으로 대량의 곶감을 만드는 곳에서는 기계로 깍지만, 집에서는 과도로 깍아도 하룻밤에 백여개는 가능합니다. 저는 하루에 감을 몇십개 정도만 따오기에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깍아서 거는 편입니다.
한 2~3주 정도의 시차속에서 감을 걸다보면 마지막 감을 걸때쯤 처음에 걸은 감은 겉에 물기가 마르고 꾸덕해지면서 속은 촉촉한 반건시가 됩니다.
껍질을 얇고 예쁘게 잘 깍은 감을 곶감걸이에 끼워서 직사광선이 들지않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처마밑에 걸어놓으면 청정한 장수의 자연이 맛있는 곶감을 만들어 줍니다.
결론
-10월말에 단단하고 잘익은 감을 꼭지채 땁니다.
-따온 감을 수건등으로 닦은후 과도나 채칼로 깍아요.
-깍은 감을 곶감걸이에 꼭지를 꽂아 처마밑에 걸어놓습니다.
그리고 한달반쯤 지나면 맛있는 곶감이 됩니다. 이때쯤이면 '곶감 빼먹듯이' 라는 말처럼 잘익은 곶감을 하나씩 빼먹는 재미도 곶감의 달콤함 못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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