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마당에 있어 매일 아침의 일상이 규칙적인 패턴을 갖고 있다. 일어나면 먼저 물한잔을 마시고 정신을 차린다. 이어서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마당 텃밭으로 나가 작물들에게 인사를 나눈다. 오늘 오이는 얼마나 컸나 살펴보고, 뱀처럼 쭉쭉 뻗어가는 수박은 머리가 어디까지 갔는지 살펴본다. 특히 수박이 암꽃이 몇마디에 폈는지가 중요해서 마디 갯수를 세면서 암꽃에 관심을 갖는다. 이어서 고추는 열매가 열리고 있는지, 가지 순 정리할건 없는지도 살핀다. 그리고 토마토와 참외가 있는 뒷편으로 간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토마토 줄기가 걸리는데는 없는지 보면서 고정시키면서 말뚝을 따라 커갈수있게 유인줄을 매어준다. 토마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고 있고 윗마디에는 꽃이 피고 있다. 참외도 3주 심었는데 따먹는 순서를 조절하기위해 순지르기를 차례로 한다. 참외는 손자줄기에서 열매가 달리므로 원줄기가 나오고 아들줄기가 세개 나오면 원줄기는 잘라버린다.그리고 아들줄기에서 손자줄기가 세개 나오면 아들줄기도 잘라 버린다. 그러면 아홉개 손자줄기에서 참외가 열린다. 상추와 갓, 치커리,쑥갓도 살펴보면서 사이사이 풀을 뽑아준다. 지난4월에 심었던 봄무는 잘자라서 매주 뽑아먹었더니 세개가 남았다. 그래서 지난주에 무 씨앗을 10개 심었다. 담달에 뽑아 먹을 계획이다. 부추도 한번 베어먹었더니 이제 다시 자라나고 있다. 달래는 이제 씨앗을 다 땅에 떨어 뜨리고 마치 아무것도 없는 묵힌밭처럼 되었다. 그러나 이제 여기서 또 무수한 달래싹들이 올라오겠지. 대파도 돌아보고 옥수수와 호박 모종도 확인한다.그런데 옥수수에 병이 생겨서 줄기대가 물러진다. 이걸 어쩔까? 뽑아내야 할지 고민하다 대궁을 잘라줬다. 더디겠지만 혹시 다시 순을 틔우지는 않을까하는 한가닥 희망을 가져본다. 들깨는 이제 검은 무늬도 생기고 구멍도 생긴다. 오늘 당장 수확가능한건 상추와 치커리 오이 두개쯤이다. 낼도 오이 두개가 수확가능할듯하다. 서리태 콩도 싹을 틔우고 있어 물을 흠뻑 줘야 한다. 지난번 포토에서 키운건 싹이 다 나질 않아 부족하다. 그래서 추가로 한판 더 심었는데 크기가 좀 차이가 생겼다. 심는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수확은 비슷하게 할 것이다. 오늘 하루도 무럭무럭 자라라는 바램으로 물을 듬뿍 뿌려주면 아침 일상이 끝난다. 딸랑 여섯평이지만 600평 부럽지 않은 나의 텃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