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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술을 마신날

오늘은 어제보다 2017. 10. 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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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일찍 맛보았다.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어릴때 겨울,동네 어른들이 모여서 동네를 순찰하는 야방이란게 있었다.어른들 대여섯명이 둘씩 짝을 정해 마을을 순찰하고 몇명은 대기하면서 화투나 치다가 교대하는 방식이었다.

동네 아저씨들은 우리집에 모여서 대기하고 순찰을 돌곤했다. 밤이 늦어 야방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지 않고 본격적으로 화투판을 벌리곤했다. 내아버지가 화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엄마가 안계시니 잔소리 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야방을 돌땐 술을 마시지않지만, 야방시간이 지나고 나면 화투와 술은 서로 짝패를 이루듯 필수였다.

나는 옆에서 구경을 하다 술이 떨어지면 600여미터 떨어진 투각집에 가서 막걸리를 받아오곤했다. 그러면 나에게 심부름값이 떨어졌다. 고정적으로 용돈이 없는 내게 술심부름에서의 심부름값은 두가지 댓가를 치르더라도 매력있는 돈벌이였다.하나는 밤에 잠을 자지않고 버텨야했고 다른 하나는 무서운가 밤길을 다녀와야 하는 거였다.

술을 사들고 오면서 조금을 다른 그릇에 덜어놓았다가 다음날 홀짝 거리며 맛보기도 했다.

첨에는 주전자에서 바로 따라 마셔봤지만 그건 금방 들키고 취하고 별로였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의지대로 술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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