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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누구나 아는 슬픔

오늘은 어제보다 2023. 2. 1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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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는 슬픔

이렇게 될 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분명 내일 아침까지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술을 마셔도
쓰라림은 씻어 내지 못한다

슬픔은 아무런 이유없이 왔다 간다
우리는 공허함으로 가득찬다
우리는 아프지 않다. 그렇다고 건강한 것도 아니다.
마치 영혼이 편치 않은 것같다.

외톨이가 되고 싶기도 하고,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하다.
손을 들어 자신을 때리고 싶다.
거울 앞에서 생각한다. “ 이게 내 얼굴이야?”
이런 주름은 어떤 재단사라도 펴지 못할 것이다

어쩌다 기분이 이렇게 꼬였나?
갑자기 하늘의 별들이 주근깨로 보인다
우리는 아프지 않다, 마음의 상처를 느낄 뿐
어떤 일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떠나고 싶지만 숨을 곳을 찾지 못한다
무덤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디를 처다봐도 잘못한 일만 떠오른다
저세상으로 가고 싶다. 아니면 휴가를 가든지.

슬픔은 금방 사라진다
슬픔은 쉽게 찾아오지만 매번 또 사라진다
이렇게 우리를 들었다 놀았다 한다
영혼은 점점 길들여 진다

한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 인생이란 그런 거야”
다른 사람은 머리를 가로 저으며 운다
세상은 둥글고 우리는 유연하게 서 있다
이런게 위안일까? 그런 뜻은 아니었다

////에리히 게스터너 <마주보기>

………

모두가 다 아는 슬픔에 괜한 투정 부리지 말고
모두가 다 아는 변덕에 실망하지 말자
구름이 바람을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모두가 다 아는 슬픔을 나만 모르는 척해도
홀로 걷는 2월이 가면 가슴 부푼 3월이 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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