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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엉클박의 시익는 마을

가던 길 멈춰 서서

오늘은 어제보다 2024. 3. 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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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던 길 멈춰 서서

근심에 가득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일까?
나무 아래 서 있는 양이나 젓소처럼
한가로이 오랫동안 바라볼 틈도 없다면
숲을 지날 때 다람쥐가 풀숲에
개암 감추는 것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 처럼
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눈길과 발
또 그 발이 춤추는 맵시 바라볼 틈도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한 그녀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릴 틈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불쌍한 인생, 근심으로 가득 차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

///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

……………

멈춤은 불안하고, 진행은 불편하다
한 없이 커지는 욕망이 불행이다.
능력은 미달이고 비교는 초라하다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 승리를 위해
잠시라고 멈춰서는 안되고
옆을 보아서도 안되며
시간을 아껴야 하며
가성비를 높여야 한다
성적과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것은 버려야 한다

슬픈 인생이 가까이 있고
내 옆에, 내 앞에, 내 속에도 무럭 무럭 자라고 있다!
그래서 가을이 쓸쓸한가 보다!
하늘과 땅과 별을 사는 사람들에게
내 가을도 팔려버려서

그래도 나는
눈가에서 시작한 너의 미소가 입술로 번지는 것을 기다리며
게을러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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