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대구마라톤에서 만난 회원들이 6월에 대마도 마라톤을 가자고 제안했다.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자신도 가능할것이라고 했다. 마라톤모임 담당자에게 일단 두명을 올렸다. 그러다가 5월, 정식 접수를 앞두고 아내가 일본감염병이 무섭다며 안간다고 했다. 나는 혼자 가기로 하고 우선 계약금을 송금했다. 1박2일간 총경비는 329,000원에 마라톤참가비는 50,000원이다.
연습이 너무 부족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비용도 납부하고 나니 한달여가 남았다. 하프를 제대로 지치지 않고 달리기 위해서는 대회 당일 기준으로 하프거리를 한번 이상 달려야 하고, 10km를 세번 이상은 달려주어야 한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룰이고 내 개인의 신체적 조건에 따른 판단이다. 나는 4월 28일 남원대회 10km를 전력질주한 이후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5월 달린 총거리는 고작 33km에 그쳤다. 5월에는 농삿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라 틈만나면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고, 예초기로 풀을 베고 나물을 채취하기 바빴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달리면서 만들어놓은 근육조차 사라져 버릴 운동거리다. 6월이 되어 조바심을 느껴졌다. 대회장에서 무사 완주를 하기 위해 밤 10시에 운동을 나갔다.그렇게 조바심나는 운동을 했더니 6월22일 출발을 앞두고 16km한번과 10km한번을 포함해 58km를 연습할 수 있었다. 초반에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하프 완주는 가능할것이다.
6월22일,대마도(쓰시마)로 출발 대마도를 가기 위해서는 부산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나는 장수에서 부산까지 가야 하는데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자가용으로 가기로 했다. 6월 21일 전날, 마라톤 운동복과 모자, 고글, 운동화와 여행용 짐, 여권을 챙겨두고 일찍 잤다. 아울러 해외에서 모바일을 사용하기 위해 esim도 2일짜리로 등록했다. 예전에는 해외 여행시에 로밍을 이용했는데 사용하는 것에 비해 다소 비싸서 유심과 이심을 고민하다 이심으로 등록했다 (유심은 미리 카드도 만들어야 하고 나가서 칩도 갈아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6월22일 아침 5시30분에 일어났다. 즉시 밭으로 가서 콩을 열평쯤 심었다. 그동안 가물었는데 비가온다는 소식이 있기에 미리 콩을 심은것이다. 다시 집으로 와서 씻고 아침을 먹고 7시 10분에 부산으로 출발했다. 예상시간은 2시간 33분. 가는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부산에 거의 도착했는데 가끔씩 도로가 막히면서 도착시간이 늦어진다. 9시 50분, 10시7분...부산항을 가보는게 처음이라 어디쯤인지도 몰랐고 차가 막힐 때마다 덜컥 겁이났다. 우린 10시 50분에 부산항 여객터미날 3층 출국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다행히 10시 14분에 항구와 터미날이 보이고 주차장에 진입했다. 가방을 둘러메고 대합실로 가서 일행을 만났다. 전에 만났던 회원들도 있고, 처음 만나는 회원들도 있다. 잠시 인사 나누고 푸드코너에 가서 점심과 커피도 한잔씩 했다. 출국접수 시간은 오후 12시40분. 시간적으로 충분했다. 항구를 돌아보며 건물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12시40분 출국 수속을 하고 배에 탑승했다. 안내방송에 한시간 10분쯤 걸린다고 방송이 나온다. 가이드 선생님이 일본에서 도착해서 모일곳과 버스번호를 알려주신다. 배에 타서 한시간여 자고 나니 한적한 작은 항구에 도착했다. 부산항에 비한다면 여긴 외딴섬의 시골 어촌 수준이다. 대마도(쓰시마)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볼때 말 두마리가 서로 마주보는 형상이라 대마도라 한단다. 입국수속을 하고 항구 앞에 있는 버스에 탑승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대마도 마라톤 3호차다. 버스에 타고 나서 부터는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내일 대회어 집결지와 대회 코스를 버스로 사전 답사했다. 한국 전망대에 들러 저멀리 한국 부산땅을 쳐다 보았지만, 비가 내려 어디가 어딘지도 알수 없었다. 대마도는 남북으로 아주 길게 늘어선 섬이다. 대마도는 인구 2만7천명 정도이고 크기는 울릉도의 열배, 거제도의 2배쯤이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두집건너 한집은 폐가일만큼 고령화와 인구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섬을 둘러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말 깨끗하고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를 답사하고 호텔방을 지정받고 짐을 풀었다. 저녁은 야채와고기구이다. 맘껏 배부르게 먹으면서 맥주도 한잔했다. 식후 우리 회원들끼리 모여 또 뒷풀이를 하면서 서로 소개도 하고 대회경험도 나누었다. 그런데 모인 장소가 미우다 펜션이었는데 일행중 나를 포함한 6명은 2.5km떨어진 대마도 호텔이 숙소였다. 밤은 8시반이 되서 컴컴한데 비바람이 몰아쳤다. 우린 처음엔 걸어가기로 했었지만 모두가 만류했다. 그래서 택시를 부르려고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질 않았다. 결국 비를 맞으면서 길을 나섰다. 펜션 근처에 도요코인호텔이 있었는데 우린 그곳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해 로비에서 비를 피하며 카운터에 택시를 부탁했다. 호텔직원은 친절하게 택시를 불러주었다. 그러나 엄청난 시골이라 여섯명을 태울 두대가 아닌 한대가 두번 왕복한다고 했다. 어쨌든 세명을 먼저 태워 보내고 두번째에 나도 대마도 호텔로 돌아왔다. 요금은 650엔. 숙소호텔에 와서 남성방에 3인이 묵었다. 모두 처음 만난 회원들이라 다시 한번 더 좀더 세밀한 얘기도 나누고 서로간의 사는 얘기도 하면서 잠을 청했다. 그렇게 6월22일 하루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