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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맹의 農밀한 생활

농기구에서 농기계로 진화

오늘은 어제보다 2025. 4. 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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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농삿일을 해야지' 하고 맘을 먹어도 웬놈의 일정이 주말마다 잡히는건가?
주말에 놀러오는 사람들
주말에 열리는 마라톤 대회
주말에 예약된 치과병원
심지어 봄이왔음에도 주말에만 내리는 눈보라까지(?)
장수의 봄은 4월에도 변화무쌍하다.

벌써 3월이 다 지나가고 4월이 시작되었다. 어쩔 수 없이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평일에 농삿일을 시작했다.

오늘 할일은 산서 멧골밭에 두둑을 만들고, 도라지 심기. 주변 폐비닐이나 쓰레기 정리하기. 집근처있는 밭에 비닐멀칭하고 감자심기.
과연 아내 도움없이 하루에 다 끝낼수 있을까?

평소처럼 8시에 아침을 간단히 먹고 점심 도시락을 쌌다. 밖에 나가면 시장이 반찬이라 밥과 깍두기, 컵라면이면 족하다. 여기에 삶은 계란 하나와 믹스커피 하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고, 농기계임대 사업소에 가서 관리기를 빌렸다. 하루 임대료는 만원이다. 봉고차에 관리기를 싣고 산서 멧골로 갔다. 관리기를 내려 상태를 점검하고 주유를 했다. 장화를 갈아신고 관리기를 후진으로 끌며 두둑을 형성했다. 그런데 영상으로 보는 것처럼 둥글고 단단하게 두둑이 만들어지질 않는다. 몇 번을 왕복하며 만들어봐도 단단하게 두둑이 만들어지질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모든 농기계건 건물이건 자동차건 광고가 실물보다 화려하고 뻥이 쎈 법이지...
그래도 내가 삽질하고 괭이질 하면서 비스무리하게 만들려면 하루종일도 모자라고 몸뚱이는 천근만근 삭신이 쑤셔올텐데 그보다는 백배 낫다. 이제 삽질, 괭이질에서 관리기맛을 봤으니 다시 삽질시대로 돌아갈순 없겠지. 암만, 역사를 거꾸로 갈순 없지.ㅎ
대충 두둑 비슷하게 만들고 원두막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준비해간 도라지차 한잔 마시고 컵라면에 더운물 부어놓고  잠시 밭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  저 두둑에 뭘 심을까 ?우선 도라지 종근을 100평쯤 심고, 생강도 두고랑 심어야지. 이건 상수다. 양파캐고  마늘캔 자리는 들깨를 심고. 그리고 뭐 다른 땅콩이나 옥수수도 콩도 심고 싶지만 멧돼지, 고라니, 너구리가 무서워서 심질 못하겠다.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담냐 하겠지만, 난 그렇다. 그럼 뭘심지? 참외, 수박, 호박이나 심어서 풀이라도 덜 자라게 해야 할듯.


관리기로 초벌 두둑을 내고있다. 제대로 두둑이 만들어지려면 두세번 왕복해야 한다.
지난해 양파를 심고자 두둑을 만들었지만, 모종이 부족해 그냥 두었던 양파자리.
오전 내내 관리기를 끌고 다니면서 두둑을 만들었다.
역시 기계 초보라 직선이 아닌 삐뚤빼뚤...곡선의 미다.
멀리서 보면 그럴듯 하다.
땡땡땡땡~~맛있는 점심시간
햇 쑥으로 튀긴 쑥튀김까지~자연인 쇼에가 가져다 줬다.
감자 두둑에 비닐멀칭하기.
이웃집 교수님이 심고 남은 감자를 조금 주셔서 우선 이놈들을 심었다.
구멍속으로 하나씩 쏙쏙. 그리고 흙을 덮어준다.



점심을  먹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오전에 만든 두둑에 도라지를 심는다. 도라지는 지난해 마당 텃밭에 씨뿌려 싹틔운 1년생 종근이다. 도라지 종근을 심다보니 어느덧 세시가 되었다. 관리기를 네시까지 반납해야 하기에 부리나케 정리하고 머위나물과 명이나물을 조금 뜯었다. 도라지도 좀 캤다. 주말에 아내 동창들이 놀러온다는데 이걸로 자연의 맛을 대접해야지~

관리기를 반납후, 집근처 밭으로 갔다. 감자 두둑에 비닐을 씌웠다. 멧골에서 올때 멀칭 고정기를 가져 왔어야 했는데 가져오질 못해서 그냥 막대에 걸어서 둘둘 풀면서 덮었다. 몇 미터 가서 삽으로 흙을 덮고, 또 몇 미터 끌고가 덮기를 반복했다. 이웃집 교수님이 주고간 수미감자 모종 몇 개를 멀칭된 두둑에 심었다. 내가 처음 심으려  했던 자주감자는 집에 두고왔기에 다른 날 아침에 심어야겠다.
주변에 휘날리는 비닐 조각을 주워 정리하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급히 철수해서 집으로 오니 아내가 퇴근해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아내에게 머위나물과 명이나물, 도라지를 전리품으로 바쳤다. 오늘 농사가 시작되었고 시작이 반이라고, 다음주는 도라지 마저 심고 감자도 마저 심어야겠지. 이제 본격적으로 당근씨앗, 상추 등 쌈채소 씨앗 뿌리고  호박, 참외, 수박, 토마토, 오이 모종도 키워야 한다.

낼은?
대망의 장수트레일레이스 38k-J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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