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물

제 14회 MBC 섬진강 꽃길 마라톤 본문

마라톤

제 14회 MBC 섬진강 꽃길 마라톤

오늘은 어제보다 2025. 4. 21. 17:38
반응형


대회일시:  2025.4.13(일) 09시~14시
장소:  하동군 섬진강 생활공원주차장


새벽이 밝아왔다. 밤늦게까지 마신 술의 피로가 남아 있어 쉽게 눈이 떠지질 않는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함께 달리러 가는 주자들과 아침밥을 간단히 먹었다. 가는길 차안에서 먹을 가래떡도 하나씩 구워 챙기고, 커피도 물병에 담았다. 날이 추운것같아 바람막이 자켓을 겉에 입고 바지는 긴가지로 입었다 (원래는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뛰고자 했었다)모자와 고글도 챙겼고...아~ 마라톤 에너지젤을 두고갈 뻔 했다. 지난번에도 잘 챙겨서 가방에 넣어 대회장까지 가져갔다가  정작 대회 달리면서 가져가지 못한게 생각났다. ㅎㅎ

이렇게 입고 달리려 했으나~~

오늘 처음으로 신고뛰는 나이키 런닝화


오전 6시30분 내차에 네명이 타고 출발, 도착예정시간은 8시 20분. 가는길이 애매하다. 고속도로를 타고 ㄷ자로 돌아야 할지, 구불구불 해도 국도를 타야할지~그냥 네비게이션의 지시를 받아 순천~ 광양~하동으로 도는 고속도로를 탔다. 8시 20분 언저리에 대회장 부근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주차문제로 대회장까지 가기가 어렵다. 근처 골목에 차를 세우고 함께 걸어갔다. 여기저기에서 대회참가자들이 모여들고, 행사장 방송소리가 쩌렁쩌렁하다.

대회장 출발선


대회에 함께 참가하는 멤버들을 만나 서로 반갑게 안고 악수하고 오늘 어떤 코스를 뛰는지 컨디션은 어떤지 물어봤다. 어젯밤 우리집에서 술을 마시고 오늘 풀코스 중도 포기를 선언한 지인이 먼저 출발했다. 풀코스 출발에 이어 10분뒤 하프가 출발한다. 난 출발선에 서서 동료들을 찾아봤다. 여기저기 서너명이 보인다. 오늘 처음 10km를 달리는 우리팀 젊은 주사님이 늦게 와서 얼굴인사도 못하고 출발했다. 달리다보니 오늘 또 첫 하프를 달리는 참여연대 마라톤모임 여성  셋을 만났다. 그분들 중 가장 앞선 주자와 동반주를 하기로 하고 천천히 강변을 달려나갔다. 처음 목표시간은 1시간 55분이었는데 어제 술먹은 핑계로 하프 초보자 페이스메이커를 하며 2시간 6분으로 잡았다.  지난번 우리집 놀러왔던 얘기도 나누고, 그동안 대회연습에 대한 얘기도 나누며 달리니 시간 가는줄 모르겠다. 급수대가 나오면  물을 마시면서 옆에서 달리는 주자와 재잘재잘 수다를 떤다. 섬진강 벚꽃마라톤인데 벚꽃은 지고 이제 섬진강 벚나무길만 남았다. 일주일정도 일찍 개최했다면 환상의 꽃길이 되었을텐데...날짜 맞추기가 어렵긴 어렵다. 그래도 강변길 정취는 참 예쁘다. 포구도 나오고 강건너 마을이나 저멀리 지리산, 백운산도 보인다.

내가 동반주한 하프 첫도전 주자^^


달리는 도로는 처음 5km만 넓었고 그 이후부터 편도 1차로 좁아져서 서로 추월하거나 돌아오는 주자와 비켜가기에 좀 불편했다. 더구나 급수대와 5km반환점이 붙어있는 통에 아주 혼잡했고, 자원봉사자도 몇명되지 않았다. 안내착자에는 쵸코파이나 여러가지 과일이 제공된다고 써 있었지만, 토마토와 바나나 한두조각만 제공되었다. 아주 사소한 건데 이러한 부분이 사람맘을 쥐락펴락하니 속좁은 나를 탓해야겠자.ㅎㅎ 세찬 강바람이 불고 언덕길도 있었지만, 그래도 반환점까지는 km당 6분페이스를 유지했다. 함께 달리는 동반주자는 18km까지만 최대길이 운동을 했다고 했다. 항상 가는길보다  오는길이 힘이 나야 하지만, 초보러너에겐 그럴수가 없었다. 14km를 지나면서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km당 6분13초가 되더니 18km를 지나면서 걸을때는 6분 34초로 더 떨어졌다. 그래도 마지막 1~2km가 내리막이라서 마지막 힘을 내서 뛰어갔다. 피니쉬라인은 힘찬 동작으로 멋지게 골인^^ 먼저 들어온 아내가 사진을 찍어주고 다른 회원들도 서로 축하해주면서 출발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을 대신했다. 첫 도전의 하프주자는 2시간 13분대에 씩씩하게 완주했다.  풀코스 중도포기자도 들어와서 우린 무료 시식코너의 돼지고기와 두부, 김치를 받아 간단히 배를 채웠다. 서울 참여연대 회원들과 헤어지고,우리 네명은 근처 지리산밀면 집으로 갔다. 이미 와있던 장수회원들과 만났는데 그들은 다 먹고 일어서는 참이었다. 함께 식사하며 술도 한잔 했어야 하는데  아쉬움은 5/25  무주대회서 풀자고 했다.
우린 식사를 하면서 나빼고 셋이 맥주와 소주를 마시면서 오늘의 무용담을 얘기했다. 내가 운전때문에 술을 나눌순 없지만, 빈속을 타고 들어가는 소주의 짜릿함은...너무 부러웠다. 집으로 돌아와서 지인들은 서울로 떠나고 아내는 집청소, 난 밭으로 고사리를 따러갔다. 새벽부터 일어나 긴 하루가 저물어서야 다시 집에 왔다.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