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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물
백송(장수 방화동 백송) 본문
분류: 소나무과
학명: Pinus bungeana
형태: 상록침엽교목
소나무 하면 대개가 정이품송이나 정부인송같은 풍채좋고 유명한 나무를 떠올린다. 또는 애국가 가사에 나오는 '남산위에 저 소나무'와 같은 형태의 소나무를 먼저 떠올린다. 이러한 나무는 소나무중에서 적송으로 수피가 붉은색을 띠는 소나무이다. 한국인만큼 소나무를 사랑하는 민족도 없는것 같다. 사시사철 푸르고 당당한 풍채가 절개를 상징하는 바, 선비들은 그 기상과 풍채를 좋아했고 목수들은 그 향과 꼿꼿함을 좋아해 가구로 쓰고 건물의 기둥으로 삼고자 했다.
소나무과에는 적송이나 곰솔(해송),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희 보는 종류도 있지만, 개잎갈나무나 구상나무, 가문비나무처럼 이름도 낯설고 꽤나 만나기 어려운 나무속들도 많다. 그런데 백송은 흔한 소나무속이지만 수피가 유독 하얀것이 좀처럼 볼수 없는 나무이다. 우리나라에는 백송이 천연기념물로 열그루가 있었다고 했는데 수명이 다해서 지정해제되고 지금은 두그루가 있다고 한다. 나는 예전 아무런 관심이나 받아들일 준비가 없던 시절에 자그만한 백송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추사고택에서였다. 1990년대 어느날, 역사기행에 빠져서 충청도 추사고택을 갔을 때 백송을 처음으로 접했다. 수형도 그다지 멋지지 않은 나무가 병들은 듯 희끗한 수피에 크기도 별로 크지 않아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의 헌법재판소앞에 천연기념물 8호인 '재동 백송' 이 유명한데 관심이 없어 찾아가 보지를 않았고, 허구한날 서울 시내에서 데모를 하면서도 관심밖이라 한번도 눈길을 줘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산골마을로 귀농해서 살면서 나무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고, 장수에 있는 방화동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백송을 직접 마주치게 되면서 이렇게 기록도 남기게 되었다.
백송은 높이가 15~20미터 정도 자라는 소나무로 대개의 소나무보다는 작은 편이다. 나무의 수형 또한 적송처럼 원추형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구형도 있고 원주형도 있어서 정형화된 형태를 이야기 하기 어렵다. 소나무의 잎은 3개로 삼엽송이라 불린다. 소나무는 이엽송, 삼엽송, 오엽송이 있는데 보통의 소나무나 곰솔이 이엽송이고, 리기다소나무와 백송이 삼엽송, 잣나무류가 오엽송이다. 꽃도 일반 소나무와 같이 5월경에 피어나며, 한그루에서 암꽃과 수꽃이 피어나는 자웅동주이다. 뭐니뭐니해도 백송을 대표하는 것은 수피의 흰색이다. 백송이라고 해서 아주 흰색의 페인트나 물감을 칠한것처럼 흰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대개의 소나무처럼 회색의 수피를 띠다가 점점 물고기 비늘처럼 벗겨지면서 흰색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백송의 수피는 80년대의 방위군인옷처럼 흰색과 조금 짙은 회색이 얼룩얼룩하게 섞여있다. 개구리복이라고 해야할까? 그러한 수피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흰색이 짙어지게 되어 백송이라 불리우고, 백골송이라고도 한다.
전북 장수의 방화동 자연휴양림에는 꽤나 멋진 백송이 한그루 자라고 있다.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서 트랙킹 길을 따라 덕산계곡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 오토캠핑장을 지나서 방화폭포에 이르기전 숲속의 집4동에 이르면 멋진 소나무고목과 단풍나무, 그리고 백송을 만날수있다. 수백년이 지난 후대에는 '방화동 백송'으로 천연기념물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