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

흰꽃에 빨강열매가 예쁜 산사나무
분류: 장미과 산사나무속
형태: 낙엽활엽교목
학명: crataegus pinnatifida

나무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산사나무라고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절에 심는 나무로 생각했다. 절에 심는 나무니까 좀 고상하고 단정하거나 불두화처럼 무언가를 형상화해야 하지 않을까 추측했다. 그러다 느린마을막걸리로 유명한 배상면주가 전통술박물관 산사원에서 산사나무를 접하고서야 비로소 산사나무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흰꽃에 빨강열매, 나뭇잎이 움푹움푹 패인 독특한 나무.
가만히 돌아 생각해보니 강원도나 경기도 일대의 중부지방에서는 자주 볼 수 있던 나무였고, 아파트 조경수로도 꽤 많이 심는 나무였다. 그러나 남부지방의 경계쯤이라 볼 수 있는 장수에서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아파트가 없다보니 조경용으로 만나기가 어렵고, 나무도 중부지방에서 더 잘자라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올해 장수에서 산사나무를 세번 보았는데, 번암의 산기슭과 노하숲입구 어느 민가, 장수군청 뒷뜨락에서 만났다.

장수군청의 뒷뜨락에 산사나무 세그루가 심어져 있다.

장수군청의 뒷뜨락에는 7~8년쯤 되어 보이는 산사나무 세그루가 있다.

 

노하숲 입구에 있는 어느 민가에도 마당앞에 산사나무가 있다.

산사나무는 산에서 나는 사과나무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가 쉽다. 사과나무와 같이 장미과수목이며 키도 5~6미터 정도이다. 나무의 수피는 회색이며 가시가 더러 있다.

나무의 수피는 회색빛을 띄며 평범한 편이다.

나무수피의 색상은 회색빛을 띠지만, 수피가 갈라지면서 요철이 생기기도 한다.

4~5월에 하얀색 꽃이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가 열린다. 사과나무와 구별할 수있는 결정적 차이는 나뭇잎에 있다. 사과나무의 잎은 길쭉한 타원형인데 비해, 산사나무의 잎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꾸로 세운듯이 커다란 결각이 댓구로 세번쯤 이어지며 잎끝이 뾰족해진다. 잎은 어긋나며 잎의 둘레에는 작은 거치가 있다. 설명이 어려운데 워낙 잎이 독특해서 한번만 본다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산사나무는 4~5월에 흰색의꽃이 피고 꽃잎은 다섯장이다. 꽃잎에는 수술이 뿅뿅뿅 점처럼 보인다(사진출처: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산사나무 잎의 특성이 잘 보여지는 결각. 움푹패인 거치가 아주 인상적이다.

나무잎은 움푹패인 거치가 두번 들어간것도 있고, 세번 들어간것도 있는것처럼 규칙적이라고 할순없다.

5월 흰꽃이 지고나면 초록의 열매가 4~5개씩 열리기 시작한다(사진출처: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

8월이 되면 산사나무의 열매는 붉은빛으로 익어간다. 열매의 꼭지는 어린새가 입을벌린 부리처럼 5각형의 별모양이다.

노하숲입구 산사나무의 잎: 짙은 초록색에 결각이 심하지 않고 도톰한 모양으로 영양상태가 좋아보인다.

산사나무 잎의 뒷면. 나무의 주맥이 흰색으로 선명하고 측맥도 나무가 자라듯 쭉쭉 뻗어있다.

산사나무의 열매. 관리를 하거나 약을 치거나 하지 않다보니 병들고 썩는 모습도 자연의 일부가 된다.

산사나무의 또 다른 특징은 열매이다. 다섯장의 흰색 꽃이 피고 진 후에 초록의 산사 열매가 달린다. 열매는 점차로 붉은색을 띠고 가을이되면 완전히빨강색으로 익는다. 마치 애기 사과처럼 생겼고, 생김새가 비슷한 꽃사과보다도 더 작다. 열매 아랫부분에는 별모양의 배꼽이 생긴다. 또 빨강열매의 껍질에는 아주 작은 흰점이 있다.
산사나무의 열매를 씹어보면 달콤한듯 새콤한듯...시큼하고 떫은맛이 난다. 약재로도 쓰이고, 산사떡이나 산사정과를 만들어먹는다고 한다.

장수군청 뒤 산사나무 열매.

열매는 4~5개씩 무리지어 달리고 단풍이 진후 멀리서 보면 마치 빨간꽃이 핀듯 보인다.

산사나무 열매는 빨강색 껍질위에 작은 흰점이 콕콕 박혀있어 매력적이다.

 

봄을 맞는 산사나무. 지난해 산사열매가 검게 말라 붙어있고, 새순이 나기위해 눈망울을 키우고 있다.

겨울눈과 산사열매.

2023년 4월이되면서 산사나무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산사나무 잎의 특징인 결각이 시옷자(ㅅ)모양으로 돋아났다.

산사나무임을 알수있는 징표인 산사열매와 잎.

봄

향나무녹병 발생, 산사나무에게 있어서는 붉은별무늬병이다.

산사나무는 장미과수목인데 향나무와 함께 심어져있어 향나무녹병이 생기고 있다.

산사나무 꽃

배상면주가에서는 산사나무열매로 산사춘이란 술을 만들었다. 맛이 달콤하고 향긋한데 알콜도수는 13도이다. 다만, 13도임에도 깔끔한 단맛에 묻쳐서 술이 세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성들의 취향을 노린 술이 아닐까......)

동양에서는 열매를 중심으로 약재나 식용의 관점에서 바라봤다면, 서양에서는 산사나무를 그 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희망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고대희랍이나 로마에서는 봄의여신에게, 또 꽃의여신에게 꽃다발을 만들어 바치는 관습이 있었고, 지금도 5월에 꽃다발을 만들어 문에 매달아 둔다고 한다. 그러다가 1800년대 후반 노동운동의 발생기에 메이데이 투쟁과 함께 신성한 노동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그래서 꽃이름도 영어로 메이플라워. 즉 오월의 꽃이 되었다. 그렇게 역사를 들추어서 이해해 보면 산사나무의 빨간 열매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투쟁의 상징으로 붉은색을 띄고, 꽃은 신성한 노동, 희망의 상징으로 흰색이 된것이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