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물

겨울을 나는 나무들 2 본문

내가 만난 나무들

겨울을 나는 나무들 2

오늘은 어제보다 2023. 1. 23. 13:25
반응형

울타리 둘레를 돌면서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나는 나무들을 만나보았다. 지난번에 이어서 만난 나무들중에 난생 처음 만나는 나무가 있었다.

멀구슬 나무이다. 이름도 낯설고 나무형태도 낯설었다. 무슨 하얀 은행이 겨울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듯 하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은행이 아니라 열매인데, 살짝 물렁한게 말라가고 있었다. 멀구슬나무를 사진으로 외울때는 보랏빛꽃만을 특징으로 기억했는데 이제 겨울에는 희듯 노른듯한 열매가 꽃처럼 달려있는 풍광도 기억될듯 하다. 예전에는 멀구슬 나무를 구주목이라고도 불렀다는데 열매를 구충제용으로 많이 썼다고 한다.


매화나무
멀리서 보아도 붉은빛 또는 초록빛이 나는 가늘고 긴 가지를 하늘로 곧게 세워서 쉽게 구분이 된다. 가지끝에 겨울눈을 단 매화나무가 곧 다가올 봄을 준비하고 있다. 매실나무라고도 부르고 매화나무의 열매가 매실이다. 이른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이다. 3월이 오기전 꽃봉우리를 살짝 틔우며 봄이 왔다고 알려준다. 크지않은 꽃잎이 다섯장이고 하얀꽃이지만, 붉은꽃을 자랑하는 홍매화도 있다. 순천의 선암사가 매화로 유명한데 홍매화 꽃피는 2월말에 순천을 가봐야겠다. 매화나무에 번데기집을 짓고 단단하게 달라붙어 있는 어느 곤충의 집이 궁금하다. 해충이 겨울을 나는 충태에 알로 나거나 유충으로 나거나 번데기로 나거나 성충으로 나는데, 이 나무의 가지에서 번데기로 나는 아이는 누구일까?


밤나무
어릴때의 수피와 굵은 줄기의 수피가 달라서 수피만으론 구별하기 쉽지 않다. 밤나무임을 알게 해 준건 나무아래의 밤송이와 밤나무 가랑잎을 보고서 알게 된다. 밤나무도 새순을 보이기 위해 겨울눈에 수분을 머금고 탱탱하게 부풀며 겨울을 나고 있다.


두릅나무
가시없는 민가시도 있지만, 가시가 더러 달리고 회백색의 수피는 한눈에 두릅나무임을 알수 있다. 빠르면 3월말에 두릅윗순이 올라와 향긋한 두릅향과 고기한점을 먹을수 있겠다. 두릅나무의 번식력은 워낙 왕성해서 한두그루만 심어도 몇년사이 나무와 나무사이에 빽빽하게 올라와서 두릅나무 덤불이 되어버린다. 사이사이 묘목을 뽑아 옮겨심어 줘야 굵고 튼실한 두릅을 맛볼수 있다.


감나무
지난 가을에 발갛고 노란 감을 주렁주렁 매달았던 감나무도 이제 삭막한 겨울을 맞고 있다.회백색의 수피와 굵은 가지마디, 엉성한 수형은 감나무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오래된 감나무 수피는 딱지를 덕지덕지 붙인게 곧 떨어질듯 하다. 그래도 젊은 나무의 회백색 수피는 세로로 살짝 금만 가 있다. 넓고 빳빳한 감나무의 잎이 떨어진 엽흔은 자국이 선명하다.엽흔으로도 잎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겠다. 감이 떨어진자리에 네장의 꽃받침이 여전히 남아있어 '내가 감나무요'라고 알려주는 듯.

SMALL

'내가 만난 나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을 나는 나무들-노하숲  (0) 2023.02.01
겨울을 나는 나무들3  (0) 2023.01.28
겨울을 나는 나무들 1  (0) 2023.01.22
산사나무  (2) 2022.10.04
팽나무-장수 노하숲에도 팽나무가 있다.  (0) 2022.09.2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