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동요 '과수원길' 의 몇 소절이다. 노래에서는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 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사실 나도 십여년 전까지 아카시아 나무라고 배웠고 그렇게 불렀다. 그런데 정명은 아까시나무였다. 아카시아로 외우게 된 건 동요 영향도 있었고, 또 광고 영향도 있었다. 예전 껌 광고중에 아카시아껌도 있었다.
아름다운 아가씨? 어찌그리 예쁜가요 아름다운 아가씨? 그 향기는 무언가요? 아~아아아아 아카시아껌
이렇게 눈뜨고 귀 열리면 보고 듣는게 아카시아라는 이름이다 보니 그만, 아까시나무는 아카시아로 외워졌다.
국명: 아까시나무 분류: 장미목 > 콩과 > 아까시나무속 학명: Robinia pseudoacacia L. 꽃피는 시기: 5월~6월 꽃색: 옅은 노란색, 백색
아까시나무는 산기슭이나 밭둑, 제방기슭에서 많이 자란다. 햇빛을 많이 좋아하고 쉽게 뿌리내리고 금방 자라는 속성수다. 꽃은 5~6월에 하얗게 피는데 이때 맞춰 콩을 심으면 적기이다. 우리나라에는 1900년 초에 들여왔다고 하는데 언제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모르지만 전국에서 잘 자라고 있다. 예전 아궁이에 불을 때던 시절, 멀쩡히 살아있는 아까시나무도 톱으로 잘라서 장작으로 많이 썼다. 아까시나무는 마을 주민들이 땔깜 용으로 자주 베는 나무였는데, 그건 일제놈들이 우리산과 국토를 유린하기 위해, 우리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심은 나무였다는 이유였다. 실제 그러했는지는 모르지만, 다행인건 아까시나무는 그리 오래 사는 나무가 아니였고 또한 산림 울창한 깊숙한 숲에서 자라는 나무도 아니였다. 땔깜으로 쓰려고 도끼질을 하면 속노란 목질부가 쉽게 쪼개졌다. 그래서 2~3센티미터 굵기의 가지는 윷으로도 많이 만들었다. 물론 윷나무는 밤나무도 많이 썼고 단단함을 추구할 땐 물푸레나무나 박달나무도 썼다. 그런데 어린시절엔 큰산에 가서 좋은 나무를 구하기 어려우니 집근처 콩과 나무중에 쉽게 눈에 띠고, 잘갈라지는게 아까시나무라서 뚝딱 윷나무가 되기도 했다.
아까시나무는 봄에 향긋하고 탐스런 꽃이 피면 식용으로도 많이 따먹었다. 학교를 오가다 제방기슭에 피어있는 아까시꽃을보고, 축늘어진 가지를 잡아챈다. 가지를 잡고 옆맥을 한웅큼 따서 쭈욱 훓으면 부드러운 꽃잎만 손안에 가득하니 먹기가 수월하고 그맛도 달콤했다. 요즘은 꽃을 따서 기름에 튀겨먹어도 맛있는 요리인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아까시나무의 잎은 토끼먹이로도 훌륭했다. 어려서 토끼를 키울때 가장 많이 뜯어다준건 아까시나뭇잎과 칡잎이었다. 여름에 아까시나뭇잎을 따서 말렸다 겨울 먹이로 주기도 했다. 나무줄기는 장작으로 좋고, 꽃은 꽃대로, 잎은 잎대로 쓸모가 있었다. 요즘은 예전만큼 흔하지도 않다. 숲의 경쟁에서 밀려나 밭둑이나 산기슭같은 양지바른데서나 보인다. 벌꿀을 키우는 농부들에겐 아까시꽃이 피는 한철이 아주 소중한 채밀시기인데 하필 이때 또 소나무 재선충병 항공방제나 지상방제도 함께해서 꿀벌이 많이 죽는다고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낸건 아니지만, 방제 농약의 독성이 꿀벌에게 작용한다고 한다. 이제 새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핸 아까시꽃잎을 따서 꿀도 담고, 튀김도 해먹고...그러나 윷은 만들지 않을것이고, 장작도 하지 않겠지. 토끼를 위해 잎도 딸 일은 없겠다. 그대신 꽃구경이나 실컷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