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물

영대산-장수군 산서면에는 영대산이 있다. 본문

여행·산행

영대산-장수군 산서면에는 영대산이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2022. 10. 26. 22:29
반응형

영대산은 장수와 임실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 667m의 아담한 산이다.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면서 장안산-밀목재-사두봉-수분재-신무산을 거쳐 1,151m의 팔공산에 이른다. 팔공산에서는 북쪽으로 올라가 무주 주화산에 닿고, 거기에서는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분기한다.
금남호남정맥의 팔공산에서 남서쪽 마령치로 내려온 산줄기는 성수지맥, 영대지맥, 천황지맥으로 분기한다. 성수지맥은 북서방향으로,천황지맥은 남동방향으로, 영대지맥은 가운데 서남방향으로 내려온 지맥으로 영대산,오봉산,칠봉산,아침재,매봉으로 흐르는 산길이고 영대산은 지맥의 맡형이다.
영대산을 오르는코스는 산서면 학선리 구암마을에서 오르는 길과 능곡마을에서 오른는길, 그리고 초장마을과 아침재에서 오르는 길이 있으며 아침재 코스가 가장 길고 험하다.

영대산 지도(한국의 산하 다운로드)


2022년 10월26일, 가을 영대산에 올랐다. 구암마을회관을 지나 학선임도로 올라가는 입구에 주차를 하고 시작했다. 시작점에서 정상까지 거리는 약 2.8키로미터이고 천천히 걸어도 한시간 이내에 닿는다.
지난달 팔공산과 장안산을 다녀온 이후, 모처럼의 산행이다. 구암마을 길은 영대산을 가장 쉽고 빠르게 오르는 길로 임도를 따라 가볍게 1키로미터 정도를 걷다 학선임도와 합류지점에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구암마을(왼쪽)에서 학선임도로 합류하는길
임도 앞으로 30미터를 가면 왼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학선임도는 왼쪽의 초장계곡에서 오른쪽 백운리까지 해발 400미터정도의 고도에 약 4.5키로미터를 연결해 놓았다. 임도에 올라서면 산서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남쪽으로는 남원 보절면과 덕과면을, 서쪽으로는 임실 오수면과 지사면을 조망하며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임도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초반에는 약간의 경사로가 있어 다소 숨이가쁘지만, 200여 미터를 지나면 평탄한곳이 나오고 의자 또한 놓여 있어 쉬어 갈 수 있다. 잠시 쉬면서 숨도 돌리고 물도 한잔 마신다. 산길 주변은 단풍이 절정에 이른 나무도 있고 아직 잎새가 푸릇푸릇한 나무들도 보인다. 생강나무의 넓고 둥근잎이 노랗게 물들어 가는게 많이 보이고 같은 생강나무속의 비목나무도 많이 눈에 띤다.

생강나무의 잎.
노란 단풍이 들고 있는 생강나무
보라보라한 열매가 인상적인 좀작살나무
비목나무 잎
뒷재에서 만난 비목나무
참나무 6형제 중의 하나인 신갈나무의 잎

의자쉼터를 지나 5백미터쯤 산허리길을 가면 할매바위와 함께 샘물을 만난다. 할매바위는 앞에서 보면 남근석으로 보이고, 옆에서 보면 두꺼비처럼 보인다. 옛날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물을 떠놓고 바위에 정성을 다하면 아들이 점지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할매바위 안내표지판. 여기서 뒷재까지가 가장 가파른 길이다.
할매바위와 샘물. 할매바위 전설이 안내되어 있다
할매바위 옆 샘물

할매바위를 조금 지나서 부터 가파른 산길을 지그재그로 올라야 하는데 가장 힘든 길이다. 2백미터쯤 가파른 길을 구불구불 오르면 영대지맥의 산마루길에 이른다. 이정표에는 뒷재로 표시되어 있고 영대산 주봉까지 230미터임을 알려준다.

영대지맥이 흐르는 산마루길. 뒷재에 올랐다. 여기에서 666주봉까지 230미터. 장수군 정상석까지는 500여 미터.
뒷재 산마루주변에는 미끈하게 쭉쭉뻗은 서어나무 군락이 있다
뒷재에 서있는 서어나무
뒷재에서 바라보는 첫번째 나무계단


뒷재에 올라서기전,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서 평소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나무를 보았는데 바로 누리장나무다. 누리장나무는 마편초과로 꽃은 흰색으로 여름에 핀다. 꽃이 지고나면 열매가 열리며 그 열매를 감싼 다섯장의 꽃잎은 꽃이 아닌 꽃받침이다. 받침은 짙은 분홍색으로 다섯개로 갈라지고 가운데 비취빛구슬을 품었는데 꽃받침이 마치 꽃처럼 밝고 아주 화려하다.

누리 장나무. 나무에서 누린내가 나서 누리 장나무라고 한다
산에서 만난 누리장나무의 잎. 주맥이 뚜렷하고 측맥은 넓은 빗살이 몇개 보인다
꽤오래 자란듯 보이는 마편초과의 누리 장나무 수피
밝고 화려한 누리장나무의 꽃받침과 열매. 다섯장의 꽃받침이 비취색 여의주를 품고있는 듯~ 꽃은 여름에 흰색으로 핀다.
누리장나무의 꽃받침과 열매


뒷재에서 주봉방향으로 나무계단이 두번 나타난다. 두번째 나무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해발 666.3m의 주봉 정상이다. 주봉정상에는 묘소가 하나 있고, 묘소 주위로 등산안내표지목과 산악회등에서 붙인 정상표시 띠와 의자가 두개 놓여 있다. 여기는 지도상의 정상으로 장수와 임실의 경계이다.

666m주봉. 가운데 묘소가 있고 안내표지판과 의자가 있다
666m주봉의 때죽나무
영대산 666고지. 굳이 정상이란 표현이 없다
산악회 등에서 매단 666m주봉 띠
지도상 영대산 주봉.임실에서 설치한듯


해발 666.3m의 영대산 주봉에서 왼쪽으로 300미터 더 가면 또 다시 정상석이 놓여있는데 이것은 얼마전 장수군에서 설치했다. 정상석에는 해발 667m를 표기했다.
그런데 영대산은 사실 어디가 정상인지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주봉 666미터와 장수군 정상석 667사이에 눈으로 보기엔 좀더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거기는 어떤 표식도 없다. 산의 경계에 있는 지자체들이 각자 자신들이 관할범위에 정상을 표시한것인데 내가 보기에는 중간봉이 정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장수군이 설치한 정상에는 쉴수있는 의자와 주변산을 전망할수있는 데크가 잘 놓여있다. 데크에서 동북방향을 바라보면 팔공산이 가까이 보이며, 남쪽방향으로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 반야봉과 만복대까지 조망할수있다.

장수군 정상석
장수군이 설치한 정상석 데크
카카오맵의 지도에는 주봉이 666.3m로 장수의 정상석과는 거리가 있다
멀리 지리산 주능선. 왼쪽 봉오리가 지리산 천왕봉이고, 오른쪽 높은 봉오리는 반야봉이다
가운데 봉오리가 팔공산(1151m)
정상석 주위에는 굴참나무가 유난히 많다
깊게 골이 패인 굴참나무의 수피
굴참나무의 도토리

내려올때는 올라갔던 길을 돌아서 내려오는것이 가장 무난하다. 그러나 빨리 내려오고자 한다면 장수군 정상석에서 남쪽방향을 택해서 가파른길을 탄다면 십여분만에 학선임도에 닿는다. 올가을, 힘들이지 않고 낙엽밟는 소리를 만끽하며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장수의 영대산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SMALL
Comments